'한국의 파스퇴르' 이호왕 교수, 한국 최초 노밸의학상 수상자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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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 기자
입력 2021-09-24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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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왕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사진=연합뉴스]

‘한국의 파스퇴르’ 이호왕 명예교수가 노밸생리의학상 수상 유력 후보로 꼽혔다.

24일 정보분석 기업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는 이 명예교수가 노밸생리의학상 수상 예측 후보라고 밝혔다. 이 명예교수가 노벨상을 받는다면 한국인 최초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가 된다.

1928년생인 이 명예교수는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미네소타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대한바이러스학회 초대회장, 세계보건기구(WHO) 유행성출혈열연구협력센터소장, WHO 바이러스전문위원, 대한민국학술원 회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02년에는 국가과학기술인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이 명예교수는 전 세계에서 환자가 속출하고 있는 한타 바이러스 연구 분야 내 선구자로 지난 20년 동안 노벨상 수상 후보로 꾸준히 거론됐다.

‘한타 바이러스’ 이름도 이 명예교수가 지은 것이다. 이 명예교수는 1976년 3월 경기도 동두천 한탄강 유역에서 채집한 등줄쥐의 폐 조직에서 세계 최초로 병원체와 면역체를 발견하고 발견 장소 이름을 따 바이러스 이름을 ‘한탄(한타) 바이러스’로 명명했다.

당시 유행성출혈열은 정체불명 괴질로 분류돼 연구에 큰 성과가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 명예교수가 한타 바이러스를 발견한 뒤에는 핀란드 ‘푸말라 바이러스’, 이 명예교수가 발견한 ‘서울 바이러스’ 등 유사한 바이러스가 보고되기 시작했다. WHO는 이 바이러스들을 현재 한타 바이러스과로 묶어 분류 중이다.

한타 바이러스 감염 경로는 설치류의 배설물이다. 바이러스는 폐를 거쳐 신장을 망가뜨리고 두통, 근육통, 발열 등을 일으킨다.

이 교수가 낸 자서전에 따르면 1, 2차 세계대전 때 유행성출혈열로 인해 군인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 한국 전쟁 당시에는 유엔군 3200명도 이 병을 앓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서는 한타 바이러스 환자가 매년 1만~2만명씩 보고되고 있다. 북‧남미에서는 한타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폐 증후군 치사율이 35~50%에 이른다.

이 명예교수는 1989년 세계 최초로 유행성 출혈열 진단키트를 개발했으며 1990년에는 유행성 출혈열 예방 백신인 ‘한타박스’를 개발했다.

송진원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교수는 연합뉴스를 통해 “전혀 모르고 있던 병의 원인을 밝혀낸 것이다. 이로써 병을 진단할 방법을 확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송 교수는 “바이러스의 발견부터 진단법 확립, 예방 백신 개발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낸 성과와 업적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노벨상 수상자는 다음 달 4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5일 물리학, 6일 화학 분야 순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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