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릉 가리는 아파트 철거해달라..." 국민청원 10만명 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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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 기자
입력 2021-09-2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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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된 ‘조선 왕릉’ 인근에 건립되고 있는 아파트를 철거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10만명 이상이 동의를 표했다.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지난 17일 ‘김포 장릉 인근에 문화재청 허가 없이 올라간 아파트의 철거를 촉구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사적 202호인 김포 장릉은 조선 원종과 부인 인헌왕후의 무덤으로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 왕릉 40기 중 하나다.

해당 글쓴이는 “세계문화유산 김포 장릉의 경관을 해치고, 문화재청 허가 없이 지어진 아파트의 철거를 촉구한다. 김포 장릉은 파주 장릉과 계양산을 잇는 일직선 위에 위치하여 파주 장릉-김포 장릉-계양산으로 이어지는 조경이 특징인데 해당 아파트는 김포 장릉-계양산의 가운데에 위치하여 위와 같은 조경을 방해한다”고 주장했다.

문화재보호법상 문화재 반경 500m 안에 높이 20m 이상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문화재청 심의를 받아야 한다. 글쓴이는 “해당 아파트들은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했으나 이를 받지 않고 지어진 건축물이다. 김포 정릉의 세계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훼손하는 데다 심의 없이 위법하게 지어졌으니 철거되어야 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릉 쪽으로 200m 더 가까운 곳에 지은 한 아파트는 문화재청 허가를 받아 2002년 준공한 15층 높이의 아파트인데 최대한 왕릉을 가리지 않도록 한쪽으로 치우치도록 지어졌다. 이러한 좋은 선례가 있었음에도 나쁜 선례를 새로 남기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문화재청장은 2017년 1월 김포 장릉 반경 500m 안에 짓는 높이 20m 이상 건축물에 대해 개별 심의한다고 고시했다. 하지만 건설사는 고층 아파트를 지으면서 심의를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재청장은 고발과 함께 3개 건설사가 검단신도시에 짓는 3400여 세대 규모 아파트 44개 동 가운데 보존지역에 포함되는 19개 동의 공사를 중지하라는 명령도 재차 내렸다.

청원 글쓴이는 “이미 분양이 이루어져 수분양자들에게 큰 피해가 갈 것이기에 이 청원을 작성하는 나도 마음이 무겁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2019년에 위 아파트 사업계획 승인에 앞서 이러한 사안을 검토하지 않은 지자체 및 건설사에 책임이 있다. 철거를 최소화하면서 문화유산 경관을 보존할 방법이 가장 좋다”고 전했다.

한편, 해당 청원은 이날 오후 3시 17분 기준 10만5697명으로부터 동의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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