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무주택자만 불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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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1-09-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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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불편해진다.'

이번 정부가 출범한 2017년만 해도 다주택자에 대한 경고가 줄을 이었다.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언한 정부는 '다주택자 타도'를 연일 외쳤다. 그야말로 다주택자들이 사면초가에 몰린 모습이었다. 

그러나 2021년 지금, 사면초가에 몰린 것은 무주택자다. 더 이상 투기는 문제가 아니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내 집 한 채 마련하는 게 꿈만 같은 일이 돼 버렸다. '지금 아니면 영영 서울 아파트 살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2030 젊은층들이 영혼까지 끌어모아, 빚내서 집에 투자하고 있다. 청약 당첨도, 대출 받기도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다. 집값이 떨어질 기미 역시 보이지 않는다. 

실제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 4억4156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1월 당시 수도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4억467만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3년 전에는 지금 전셋값으로 아파트를 살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집값 역시 올랐다.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7억4063만원이다. 서울은 11억7734만원으로, 2018년 1월만 해도 6억7613만원이었다.  

경기도 의왕역이나 인덕원역 일대 중개업소 대표들은 말한다. "이 일대에서 내 집 마련은 둘째 치고 전세살이조차 젊은층에는 점점 버거운 일이 되고 있다"고 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임 전 상태로 집값을 원상복귀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9월 현재 미친 집값은 더욱 날뛰고 있다. 올해 안에 집값 원상복귀는 물 건너갔다는 게 중론이다. 내년도, 내후년도 집값 하락을 장담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무주택자만 불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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