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삼국지①] ‘파운드리’ 굳히려는 TSMC, 따라붙는 삼성...흔들려는 인텔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석유선 기자
입력 2021-09-13 05:2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인텔, 4위 업체 인수 타진…3위권 단숨에 도약 노려

  • 삼성, 미국 제2 공장 등 3년간 50조원…1위 맹추격

  • TSMC, 美 공장 6곳 신설 추가…日에도 건설 계획

최근 반도체 시장에서 격변하고 있는 곳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다. 대만 TSMC의 세계 1위 입지가 공고하지만, 반도체 슈퍼 사이클(장기호황) 진입이 본격화 하면서 점유율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TSMC의 점유율은 올해 1분기 54.5%에서 2분기 52.9%로 다소 줄었지만,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위인 삼성전자도 1분기 17.4%에서 2분기 17.3%로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파운드리 시장에서 독보적인 3위는 없는 상황이다. 대만 UMC가 7.2% 점유율로 3위지만, 4위 미국 글로벌파운드리(6.1%)와 1.1%로 근소한 차이다. 5위는 중국 SMIC가 5.3%를 기록하고 있다.

 

대만 TSMC, 삼성전자, 미국 인텔이 파운드리 3강 체제를 예고하고 있다. [사진=각 사 제공]


◆인텔, 파운드리 재진출...글로벌파운드리 인수 최대 변수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 종합 반도체 업체(IDM)인 미국 인텔의 등장으로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현재 파운드리 시장에서 10위권 밖인 인텔은 300억 달러(약 34조원)를 투자해 업계 4위인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시장에서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보지만, 인텔의 바람대로 글로벌파운드리 인수가 성사되면 TSMC와 삼성전자 중심의 양강 체체가 흔들리면서 3강 체제로 재편된다.

이와 별개로 인텔의 파운드리 야욕은 생각보다 강하다. 지난 3월 인텔은 ‘IDM 2.0 비전’을 발표하면서 약 22조6000억원(200억 달러)을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2곳의 반도체 공장을 신설하겠다고 공언했다. 업계는 이들 공장이 인텔의 파운드리 새 전진기지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인텔은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파운드리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팻 겔싱어 CEO는 지난 4월 유럽 각국을 방문해 200억 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는 방안을 논의했고, 80억 유로(약 10조7500억원)에 달하는 보조금도 요청했다. 그는 또한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겨냥해 최대 800억 유로(약 110조3000억원)를 투자해 유럽에 반도체 공장 2곳을 세울 것이라고 최근 독일 IAA 2021에서 공언하기도 했다.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팀]


◆2위 넘어 1위 꿈꾸는 삼성전자, 대규모 투자...M&A 시급

인텔과 동일한 IDM인 삼성전자는 ‘초격차’ 정신을 발휘해 파운드리 부문에서도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지난 8월 24일, 이재용 부회장이 복귀한 지 11일 만에 삼성전자는 향후 3년간 240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 이런 의지를 분명히 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9년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위로 올라서겠다며 총 133조원의 투자를 예고했다. 또한 올해 5월에는 시스템반도체 리더십 조기 확보와 종합반도체 강국 도약을 위해 38조원을 추가, 총 171조원 투자 프로젝트로 확대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 당시 170억 달러(약 20조원) 투자를 확언한 미국 제2 파운드리 공장을 비롯해 파운드리 부문에 3년간 최소 50조원 이상을 쏟아부으며 시장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업계는 이 부회장의 복귀 이후 그가 지난 2019년 4월 직접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의 추진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브랜드만으로 이길 수 없다는 절박함과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자력으로 생존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간절함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8월 240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반도체는 한국 경제의 ‘안전판’이자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반 산업으로, 한번 경쟁력을 잃으면 재기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삼성의 공격적 투자는 사실상 ‘생존 전략’이다”라고 강조했다.

1위 수성을 위해 TSMC도 손을 놓고 있지 않다. 지난 4월 향후 3년간 1000억 달러(약 114조원)를 투자해 미국 공장 6곳을 건설하는 계획을 밝혔다. TSMC는 미국뿐 아니라 일본에도 공장을 추가 건설해 외연을 확장할 계획이다. TSMC는 이미 3나노미터(㎚) 미세 공정 양산 준비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애플, 인텔과 함께 3㎚ 제품 테스트를 시작, 내년 하반기 양산이 유력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이 부회장 복귀 후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는데, 업계의 시선은 파운드리 M&A로 쏠려 있다”라며 “TSMC의 독보적 입지를 단숨에 잡으려면 삼성전자도 인텔처럼 과감한 M&A에 나서는 것이 시급한 때”라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