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굿바이’ 어려운 LG폰…철수 선언 後 해외서 특허소송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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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1-09-09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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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허 괴물’ 뒤늦은 공세...인력 재배치 후 대응력 우려, LG전자 “문제 없다”

스마트폰 사업을 접은 LG전자가 철수 선언 이후에도 해외에서 다수의 특허소송에 휘말려 진통을 겪고 있다. LG전자가 이미 대규모 인력 재배치를 마무리한 터라, 향후 대응 방안을 두고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선언한 올해 4월 5일 이후에도 미국 텍사스 등지에서 LG전자로부터 특허권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는 소장이 다량 접수됐다.

◆'스마트폰 철수' 기다렸다는 듯···글로벌 기업들, 잇달아 특허소송 제기

특허정보넷 키프리스 등을 보면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종료일을 하루 앞둔 7월 30일에도 전자기기 간 멀티미디어를 포함하는 데이터의 라우팅(패킷의 전송 경로를 지정하는 과정) 관련 특허를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는 한 개인이 미국 텍사스 서부 지방법원에 LG전자를 상대로 소를 제기했다.

또한 다수의 글로벌 기업과 특허관리전문기업(NPE) 등이 스마트폰 사업 철수 선언을 한 LG전자를 상대로 특허권 침해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텍사스에 본사를 둔 이머전트 모바일(Emergent Mobile LLC)의 경우 지난 6월 텍사스 서부 지방법원에 제기한 소송을 통해 LG전자 스마트폰이 내비게이션 장치의 연속성, 알람 전송 등과 관련된 자사의 특허 3개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가 문제를 삼은 LG전자의 스마트폰은 G·V시리즈 등 플래그십부터 K·X시리즈 등 보급형 제품까지 다양하다. 

LG전자를 상대로 소를 제기한 이머전트 모바일은 지난 5월 설립된 이후 약 한 달 뒤에 소장을 제출했다. 반면 이들이 LG전자로부터 침해당했다고 주장한 특허가 출원된 시기는 모두 2012년 무렵이다. 특허 출원인도 모두 달랐다. 소위 ‘특허 괴물’로 불리는 NPE가 특허권을 구입해 LG전자에 대한 공세를 시작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NPE가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하면서 국내 기업이 글로벌 특허분쟁에 휘말리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NPE들이 특허를 구매하는 등의 방식으로 소송을 걸고 있다”며 “3~4년 정도 전부터 이런 방식의 소송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철수 후 인력 재배치...대응력 우려에 "문제 없어"

문제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한 뒤 인력 재배치까지 마무리했다는 점이다. LG전자는 관련 인력 개인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해 사내 다른 사업본부, 계열사 등으로 자리를 옮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특허소송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LG전자가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이나 향후 진행될 새로운 소송에 대응할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LG전자는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에 특허센터 조직을 두고 특허 관련 이슈에 대응하고 있어, 이와 같은 피소가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를 선언한 이후 특허 관련 소송이 급증한 게 아닌, NPE들의 일반적인 공격이라는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향후 소송 대응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에 대해 “이런 사안은 실무적인 지식보다는 법리적인 해석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사후 지원을 위해 스마트폰 담당 인력이 일부 남아있어 충분히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한편 LG전자의 사업 철수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11억 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공백이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는 이날 공개한 올해 2분기 기준 '한국 스마트폰 시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안정적이던 지난 2019년 기준 연간 매출액 추정치로 산출한 지표다. LG전자는 한때 국내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한 저력도 있다.
 

LG전자가 지난해 상반기 출시했던 전략 스마트폰 ‘LG 벨벳’ [사진=LG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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