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하반기 공채시즌 개막했지만…시중은행 채용 ‘미궁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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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1-09-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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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본격적인 하반기 공채시즌이 시작됐다. 금융권 역시 국책은행 등을 중심으로 채용이 본격화되고 있고 당국 차원에서도 채용박람회를 통해 취업준비생들의 금융권 취업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예정이지만 주요 시중은행들의 채용은 여전히 미궁 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 국민, 하나, 우리, NH농협 등 5개 시중은행 가운데 올해 하반기 구체적인 공채 계획을 확정한 곳은 전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그동안 매년 하반기 공채를 통해 신입직원을 뽑아왔다”면서도 “아직까지 하반기 공채 계획이나 규모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본격적인 채용 움직임에 나선 국책은행과는 사뭇 대조되는 모습이다. IBK기업은행은 100명 규모의 신입직원을 채용하기로 하고 24일까지 지원서 접수를 받고 있다. 또 다른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 역시 40명 규모의 채용계획을 발표했고 중앙은행인 한국은행(50명)도 현재 채용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 산업은행은 올 하반기 예년(60명)보다 더 많은 규모의 채용인원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달 금융권을 만나 청년고용 확대 요청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5대 금융지주 수장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청년층이 일하고 싶어하는 ‘질 좋은 일자리’ 제공을 통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면서 "금융권이 청년층과 소통하며 일자리 발굴에 힘쓰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언급했다. 이에 금융권 수장들 역시 은 위원장 발언에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과거와 같은 대규모 공채를 진행하기는 여의치 않다는 것이 금융권의 공통된 시각이다.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디지털 및 비대면금융이 강화되면서 전통적인 은행원들의 필요성이 과거 대비 사라진 점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실제 시중은행들은 업무 효율화 등 측면에서 현장점포를 없애고 기존 인력에 대한 희망퇴직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기조 속 작년 말부터 지난 6월까지 5대 은행을 떠난 직원은 25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채 대신 필요인력에 대한 수시채용이 일상화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등 상당수 은행들은 현재 IT와 빅데이터 전문인력 등에 대한 채용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많은 지원자들을 한자리로 모아야 하는 채용절차 특성상 코로나19 시국 속 대규모 공개채용이 여의치 않게 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하반기 채용 분위기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오는 8~9일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나 시중은행들이 박람회 한 주 전까지 채용계획을 확정짓지 못하면서 박람회 열기 역시 예전 대비 힘을 잃게 됐다. 은행들이 박람회 동안 비대면 면접을 진행해 우수 면접자에 대해서는 향후 공채 시 1차 서류전형 면제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지만 당장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공채가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편 은행들이 올 하반기 공채를 진행하더라도 그 규모는 예년 수준이거나 그에 못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의 점포 폐쇄가 가속화되고 비대면 채널 이용 고객이 많아지는 상황”이라며 “IT인력 채용은 확대 추세에 있지만 전통적인 은행원 역할을 담당할 직원에 대한 채용규모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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