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규제 때문에… 벤처 투자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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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1-08-3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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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월 투자액 8억 달러 불과... 7월 47억 달러에서 급감

  • 중국 VC도 투자 규모 줄어... 90억 달러→ 66억 달러

  • 전망도 불투명... "투자 방향 바뀔 가능성 높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첨단 기술기업에 대한 중국 당국의 규제 강화 영향으로 중국 기업에 대한 해외 벤처캐피털(VC)의 투자 규모가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닛케이아시안리뷰(NAR)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 통계를 인용해 25일 기준 이달 들어 해외 VC의 중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건수가 67건으로, 총 투자액은 8억 달러(약 9336억원)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7월 투자액인 47억 달러에 비해 약 5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피치북은 “물론 8월이 며칠 남아있긴 하지만, 8억 달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발 후 가장 낮은 금액”이라며 “종전 최저치는 코로나19 사태로 다수 기업이 봉쇄됐던 지난해 1월 9억 달러”라고 설명했다.

중국 스타트업에 대한 해외 VC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은 지난 7월 이후 더욱 거세진 중국 당국의 기업 규제 탓이다. 당국이 기술 기업은 물론 사교육 분야 등에 대한 단속 범위를 넓히고, 해외 상장 규제까지 강화하면서 VC의 우려가 커진 것이다.

특히 중국 대규모 기술 기업들의 해외 상장 길이 막힐 수도 있다는 게 글로벌 VC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브래드 개스워스 웨드부시증권 최고투자전략가는 “해외 투자자들은 중국 본토 투자자에 비해 중국 정부의 규제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런 위험 요소를 생각하지 않고 중국 기업에 자금을 투입하긴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규모 투자 기관들은 특히나 이런 위험을 더 꺼리기 때문에 중국 기업에 투자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도 “정부의 규제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강도 역시 매우 세다”며 “게다가 예측 가능한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달 초 100조원대 비전펀드를 통해 중국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해온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도 중국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를 보류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다만 이달 중국 본토 VC의 투자는 크게 줄지 않았다. 피치북에 따르면 8월 중국 본토 VC의 투자 규모는 66억 달러로, 지난 6·7월 투자 규모가 각각 90억 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다소 줄긴 했지만, 해외 VC만큼 큰 감소폭은 아니었다.

문제는 중국의 전체 VC 거래 중 외국인 투자 규모가 최근 3년 내내 약 4분의1에 달했을 만큼 비중이 크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의 급격한 규제 강화가 향후 국내외 투자 업체들의 투자 방향을 바꿀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의 한 벤처 투자자에 따르면 최근 몇 년 간 소비 업종과 교육 분야 등 규제 단속 영향이 큰 업종에 대한 투자는 줄어든 반면 하드웨어 부문에 대한 투자는 늘었다.  

그럼에도 최근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가 부진으로 해외 VC의 우려가 사그라지긴 힘들 것이란 지적이다. NAR는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가가 최근 소폭 반등했지만 대부분 2016년 9월 이후 가장 저렴한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집권 당시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인 때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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