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아프간 전역에 사면령... 학살·여성 탄압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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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1-08-17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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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 사회로부터 일반 정부로 인정받기 위한 초석... 학살·탄압 행위는 여전

아프간 대통령의 책상을 차지한 탈레반 지도자. [사진=AP·연합뉴스 제공]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전국에 사면령을 내리는 등 새 정권 출범을 위한 사전 작업에 들어갔다.

17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이날 에나물라 사망가니 문화위원장 명의로 된 성명을 통해 대대적인 사면령을 발표했다.

사면령에는 그동안 탈레반과 교전한 아프가니스탄 정부 잔존 세력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탈레반은 사면령을 통해 "모두에 대한 사면령을 선포한 만큼 확실한 신뢰를 갖고 일상을 시작하라. 정부 구조가 완전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슬람 리더십이 있는 만큼 여성과 공무원 등 모든 이들이 탈레반 정부에 합류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여성들이 희생자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인권존중을 약속했다.

하지만 여러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최근 카불 입성을 위한 총공세를 진행하며 공무원이나 정부에서 근무한 민간인을 찾아내 살해하는 등 과거의 잔혹한 모습을 버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탈레반이 완전히 장악한 지역을 중심으로 여성의 노동과 외부 활동을 모두 금지하는 등 이슬람 극단주의를 부활시키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외신들은 입을 모았다.

카불 지역 주민도 학살과 탄압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외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탈레반은 사면령과 별도로 대원들에게 군기를 유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탈레반은 대원들에게 "해외 공관에 진입하지 말고 공관 차량에도 손대지 말라"며 "전 세계 다른 국가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명령을 내렸다.

이는 과거 집권기 시절 이슬람 극단주의로 인해 국제사회로부터 외면을 받은 점을 고려해 이번에는 정상 국가로 인정받기 위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카불 내 주요국 공관은 대부분 빈 상태다.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하면서 외교관과 가족들이 본국으로 철수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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