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20년만에 아프간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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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1-08-15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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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도정부 수반에 미국시민 출신 전 내무장관 내정될듯

아프가니스탄 정부군과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 간 교전을 피해 북부 지역에서 탈출한 난민들이 13일(현지시간) 수도 카불의 한 모스크(이슬람 사원) 안뜰에 모여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20년만에 다시 장악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아프간 내무장관은 이날 "과도 정부에 평화적인 권력 이양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프간 사람들은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도시에 대한 공격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P통신은 탈레반의 협상자들이 권력 이양을 준비하기 위해 대통령궁으로 향하고 있다고 한 정부 관료를 인용해 보도하며, 협상의 목표는 정부가 탈레반에 평화적으로 권력을 이양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카불로 진격을 시작한 탈레반은 성명을 내고 수도 카불을 무력으로 점령할 계획이 없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탈레반은 지난 2001년 발생한 9·11테러 후 범행을 주도한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넘기라는 미국 요구를 거부했다가 미국으로부터 침공을 당해 정권을 잃었다. 이후 탈레반은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는 아프간 정부와 오랜 기간 전쟁을 벌여왔다.

지난 5월 미군과 동맹군이 단계적 철수를 시작하자 탈레반은 공세를 펼치며 수도 카불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도시를 장악했다. 

탈레반은 이날 향후 아프간 내 외국인과 각종 시설 운영 등에 관한 원칙을 밝히기도 했다. 수도 카불 내 외국인은 원할 경우 떠나거나 새 탈레반 정부에 등록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공항과 병원은 계속 운영될 것이며, 긴급 물품 공급 역시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아프간 병사들에게 귀향이 허용될 것이라며 군대의 해산을 지시했다.
 
아울러 탈레반 대변인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여성은 혼자서 집밖에 나서는 것이 허용될 것"이라고 설명하는 등 향후 권력을 쥐더라도 여성 권리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탈레반은 과거 집권 당시 이슬람 샤리아법(종교법)을 앞세워 엄격하게 사회를 통제했으며 특히 여성에 대해서는 사회활동, 외출, 교육 등에도 제약을 가했다.

외신들은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이 향후 몇 시간 이내에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전하며 알리 아흐마드 자랄리 전 내무장관이 새 과도정부의 수장으로 내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1940년 카불에서 태어난 알리 아흐마드 자랄리(81)는 정치인이자 아프간 등 중동지역 정치안보 문제에 관한 저작이 많은 학자이다. 1987년 미국 시민권을 획득한 그는 1982년부터 미국 연방정부 산하 '글로벌미디어국'(USAGM)이 운영하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에서 20년간 일한바 있으며, 미국 국립국방대학교 석좌교수를 지내기도 했다. 

이후 자랄리는  미국의 아프간 침공으로 수립된 과도정부 내무장관으로 2003년 1월 임명돼 아프간에 돌아온 뒤, 2004년 12월 하미드 카르자이 정권에서 내무장관에 재임명된 뒤 2005년 9월까지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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