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막한 어둠 속에서 순회배 밝힌 서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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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1-08-1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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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PGA 선수권대회 마지막 날

  • 서요섭 버디6·보기3 3언더파

  • 합계 18언더파 262타로 우승

  • 2019년에 이어 투어 통산 2승

순회배를 들어 올린 서요섭.[사진=KPGA 제공]


서요섭(25)이 박준원(35)과 정선일(캐나다)을 누르고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를 상징하는 순회배를 품에 안았다.

그는 가족을 책임지는 가장이었다. '우승 상금을 어디에 쓸 것인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투어를 뛰는 데 쓰고, 가족이 필요한 것을 살 생각이다. 나는 사고 싶은 것이 없다. 가족에게 모두 쓰겠다"라고 말했다.

2021 KPGA 코리안 투어 제64회 KPGA 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원) 최종 4라운드가 15일 경남 양산시에 위치한 에이원 골프장(파70·6971야드)에서 열렸다.

오전 10시 50분. 서요섭, 박준원, 정선일이 1번 홀(파4) 티잉 그라운드에 올랐다. 맑은 날씨가 예보돼 있었지만,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결국, 후반으로 갈수록 비가 쏟아졌다.

최종 4라운드 결과 서요섭이 버디 6개, 보기 3개를 엮어 3언더파 67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18언더파 262타로 순회배를 들어 올렸다. 우승 상금 2억원과 투어 카드 5년을 받았다. 부상으로는 이 대회 평생 출전권과 오는 10월 미국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 출전권을 받았다.

마지막 조로 출전한 서요섭, 정선일, 박준원은 4번 홀(파3)까지 파 행진을 이어갔다.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진 것은 박준원이다. 5번 홀(파4) 버디를 기록하며 순위표 맨 윗줄을 선점했다.

6번 홀(파3)부터는 서요섭이 경기를 이끌어 갔다. 6번 홀과 7번 홀(파4) 두 홀 연속 버디를 기록했다. 8번 홀(파4) 보기를 범했지만, 9번 홀(파5) 버디로 만회했다. 박준원과 정선일은 6번 홀 보기를 범했다. 정선일이 서요섭을 추격했다. 7번 홀부터 9번 홀까지 3홀 연속 버디를 적었다.

세 선수는 10번 홀(파4) 티잉 그라운드에 올랐다. 서요섭이 버디를 기록했다. 13번 홀(파5) 보기를 범했지만, 16번 홀(파4)과 17번 홀(파3) 두 홀 연속 버디로 점수 차(5타)를 벌렸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는 서요섭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날린 공이 벙커에 튕기며 해저드에 빠졌다. 그는 드롭하지 않고, 물에 잠긴 공을 쳤다. 레이업에 이어 그린 위에 공을 올렸다. 긴 파 퍼트를 놓쳤다. 짧은 거리가 남았다. 보기를 기록하며 소리를 질렀다. "으아, 으아." 우승이다.
 

괴성을 지르는 서요섭(왼쪽)과 캐디. [사진=KPGA 제공]

주위 선수들이 괴성을 지르는 서요섭과 포옹하고, 등을 두들겨줬다. 잘했다는 토닥임이다.

이로써 서요섭은 2년 2개월 만에 투어 통산 2승을 쌓았다. 첫승이자, 마지막 우승은 2019년 6월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이다.

누적 상금은 2억2717만599원이다. 상금 순위는 71위에서 7위로 진입했다. 제네시스 포인트는 1520.58포인트로 16위에 올랐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방문한 서요섭은 전날 밤과 마찬가지로 차분했다. 그는 "가족이 가장 먼저 생각났다. 부모님과 함께 투어 생활을 하는 중이다. 올해가 마지막 시드였다. 막막했다. 꼭 잘해야 할 이유가 있었다. 해외투어도 도전하고 싶었고, 군대도 가야 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차분한 이유가 설명됐다. 생계형 골퍼이기 때문이다.

이어서 서요섭은 적게나마 후련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제는 그러한 걱정을 덜게 됐다. 여러 가지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 '참가만 했으면 좋겠다' 했던 대회에서 우승했다. 더 CJ컵에 가기 위해서는 백신도 맞아야 하고, 콘 페리 투어(PGA 투어 2부) 도전도 해야 한다. 여유와 자신감이 생겼다. 대상과 3승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인터뷰 말미에 서요섭은 "내년 KPGA 선수권대회에 꼭 나올 생각이다.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말이다. 위급한 상황이 아니면, 꼭 함께하겠다"라고 말했다.

2위는 정선일의 몫이 됐다. 그는 이날 버디 4개, 보기 2개를 엮어 2언더파 68타, 최종 합계 14언더파 266타를 기록했다.

3위는 박준원이다. 버디 2개, 보기 4개를 묶어 2오버파 72타, 최종 합계 13언더파 267타를 쌓았다.

박준원은 2014년 5월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 이후 7년 3개월 만의 통산 2승 기회를 놓쳤다. KPGA 선수권대회 10전 11기 도전도 실패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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