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 같은 3번 홀…탈출한 서요섭·박준원, 발목 잡힌 김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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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1-08-1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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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PGA 선수권대회 셋째 날

  • 쉬운 홀서 늪으로 변한 3번 홀

  • 출전 선수 69명, 버디0·파25 등

  • 김주형 3번 홀서 더블 보기 기록

  • 서요섭은 파, 박준원은 보기 적어

공동 선두 오른 서요섭과 박준원(왼쪽부터). [사진=KPGA 제공]


파 25개, 보기 34개, 더블 보기 8개, 트리플 보기 2개.

3번 홀(파4)에서 3라운드 출전자 69명이 기록한 점수다. 버디는 단 한 개도 없었다. 파를 하면 '잘 쳤다'는 반응이다.

이 홀은 15번 홀(파4)과 함께 2017년 파5에서 파4로 변경됐다. 당시에는 '너무 쉽다'는 반응이었다.

쉬웠던 홀이 이번에는 선수들의 발목을 잡으며 늪으로 변신했다. 비와 바람이 늪의 힘을 키웠다. 깃대는 그린 앞에서 23야드(21m), 왼쪽에서 7야드(6m) 위치에 꽂혔다.

그린에는 3개의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다. 남서쪽, 남동쪽, 북쪽이다. 김주형(19)의 공은 남동쪽 벙커에서 출발해 깃대를 넘겨 북쪽 벙커에 빠졌다.

결국, 김주형은 더블 보기를 범하며 순위권 밖으로 이탈했다. 늪에 발목이 단단히 묶인 셈이다.

서요섭(25)은 파로 늪에서 탈출했다. 박준원(35)은 보기로 늪에서 간신히 빠져나왔다.

2021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제64회 KPGA 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원, 우승상금 2억원) 셋째 날 3라운드가 14일 경남 양산시에 위치한 에이원 골프장(파70·6971야드)에서 열렸다.

3라운드 결과 서요섭은 버디 5개, 보기 1개를 엮어 4언더파 66타, 박준원은 버디 4개,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를 적어냈다. 두 선수는 사흘 합계 15언더파 195타로 공동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서요섭과 박준원은 김주형과 한 조로 출발했다. 쉽지 않은 조 편성. 좋은 출발을 보인 것은 김주형이다. 2번 홀(파4) 3명 중 유일하게 버디를 기록했다.

이대로 선두에 오르나 싶었으나, 3번 홀에서 판세가 바뀌었다. 김주형은 더블 보기를, 박준원은 보기를, 서요섭은 파를 기록했다.

서요섭은 이후 기세를 이었다. 4번 홀(파3) 버디에 이어 6번 홀(파3)과 7번 홀(파4) 두 홀 연속 버디를 기록했다.

순식간에 점수 차가 벌어졌다. 김주형은 5번 홀(파4) 또다시 더블 보기를 범하며 추락했다. 답답한 표정과 함께 흘러내리는 모자를 벗었다.

서요섭의 독주가 시작되나 싶었다. 그러나, 박준원이 서요섭을 그냥 보내지 않았다. 7번 홀부터 9번 홀(파5)까지 3홀 연속 버디를 기록했다. 서요섭과 박준원이 14언더파 공동 선두로 전반 9홀을 마쳤다.

10번 홀(파4), 이번엔 서요섭이 흔들렸다. 보기를 범하며 박준원에게 선두를 내줬다. 그러나, 이어진 11번 홀(파4) 버디로 만회하며 박준원의 덜미를 잡았다.

서요섭이 순위표 맨 윗줄을 독점한 것은 14번 홀(파4)에서다. 파 행진을 거듭하던 박준원을 뒤로한 채 버디를 기록했다. 15언더파 선두로 올라서는 순간이었다.

15번 홀(파4)부터 17번 홀(파3)까지 3홀 연속 파를 기록했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는 박준원이 버디를, 서요섭이 파를 기록하며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서요섭의 첫승이자, 마지막 우승은 2019년 6월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이다. 그가 만약 최종 4라운드에서 순회배를 들어 올린다면 2년 2개월 만이다.

'스코어 카드(기록표)' 제출 후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비춘 그는 "선두로 3라운드를 마친 것인 2년 만이다. 기자회견장이 익숙하지 않다. 7번 홀, 칩 인 버디가 기억에 남는다. 위기의 순간에서 잡은 버디라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리듬'과 '템포'를 지켰더니 샷이 좋아졌다. 가장 어려운 홀은 3번 홀이다. 실수가 나오면 점수를 잃는다"며 "모든 선수가 이 대회 우승을 원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메이저급 대회고, 혜택도 많다. 하던대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준원의 첫승이자, 마지막 우승은 2014년 5월 제33회 GS칼텍스 매경오픈이다. 그에게 순회배가 들려진다면 7년 3개월 만이다.

야외 취재구역에서 만난 박준원은 "큰 위기는 없었다. 마지막 홀 버디를 기록해 기분이 좋다. 오늘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할 것이다.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평소처럼 하겠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최종 4라운드, 정선일(캐나다·사흘 합계 12언더파 198타)과 함께 마지막 조로 출발한다. 선두와 3타 차인 정선일이 우승한다면 생애 첫 우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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