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보다 안정'…장ㆍ차관 인사, 임기말 국정운영 안정에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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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서대웅 기자
입력 2021-08-0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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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수장에 '금융안정론자'...가계부채 관리 의지

  • 송두환, 인권보호 앞장…인권 선진국 위상 제고

고승범 신임 금융위원장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파격보다 안정…' 문재인 대통령이 5일 단행한 인사 콘셉트는 '국정안정을 통한 정책의 연속성'으로 요약된다. 금융당국 새 투톱에 '정통 관료 출신'을 임명한 것이나, 여당에서 요구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유임한 것도 임기 말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고승범 '금융안정', 정은보 '기관 신뢰 회복' 과제
문재인 대통령이 신임 금융위원장에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지명한 것은 잡히지 않는 가계부채에 대한 관리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인 고 후보자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중도파로 분류됐지만, 가계부채 문제에서만큼은 매파에 가까운 '금융안정론자'로 꼽혔다. 가계부채 누증에 따른 금융 불균형 문제를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면서다. 지난달 15일 금통위에서도 고 후보자는 유일하게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고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가계부채 관리를 강조했다. 그는 "가계부채, 자산가격 변동 등 경제·금융 위험요인을 철저히 관리하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가계부채는 정부의 잇단 대출 규제 속에서도 올해 1분기 말 1760조원으로 늘어났다. 가계부채 폭증에 따른 자산시장 버블이 금융시스템 위기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계부채 외에 코로나19 위기 극복, 민생 경제 회복 등도 고 후보자에게 놓인 중요한 과제다.

신임 금감원장에는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대표가 내정되면서, 금감원은 지난 5월 7일 윤석헌 전 원장 퇴임 후 유지한 대행체제를 석달 만에 끝내게 됐다. 금융권은 문재인 정부 들어 첫 관료 출신 금감원장이 탄생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 금융정책 수장과 감독 수장이 협심해 금융 안정에 기여하라는 의미가 담긴 것 아니냐는 분석에서다. 앞선 3명의 금감원장(최흥식·김기식·윤석헌)은 모두 비관료 출신이었다.

정 내정자가 풀어야 할 숙제 역시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사모펀드 사태로 떨어진 기관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지난달 감사원이 발표한 감사 결과 금감원이 감독 업무만 충실히 했어도 사모펀드 사태를 예방할 수 있었다는 점이 드러났다. 금융사와의 분쟁도 마무리 지어야 한다. 오는 20일에는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로 금감원에서 받은 제재를 금융사가 제재를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 1심 판결이 예정돼 있다. 금감원이 패소하면 금융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제재 근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이밖에 금융위와의 갈등, 노사 간 갈등도 봉합해야 한다. 노조는 이번 인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금감원 노조 관계자는 "금융위와의 갈등을 해소하는 데 방점을 찍은 내각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文정부 임기말 구인難...안정적 마무리에 초점
장관급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로 송두환 전 헌법재판관이 지명됐다. 송 후보자는 지난 2003년 대북송금 의혹사건 특별검사를 맡은 인물로, 문재인 정부에서는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정치적 자유 등 기본권 확대, 약자 인권보호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는 인사"라며 "인권 선진국으로서의 위상을 제고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관급 2명 이외에 차관급 6명에 대한 인사 결과도 발표됐다. 행정안전부 차관은 고규창 기획조정실장,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에는 이승우 재난협력실장이 내정됐다. 최근 신설된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 차관(제2차관)은 박기영 기획조정실장,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여한구 청와대 신남방·신북방비서관이 선임됐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은 박무익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 국립외교원장에는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 수석연구위원 등이 발탁됐다.

대부분 관계부처 관료이거나 유사한 업무를 하고 있는 인사들로 임기말 안정적인 국정운영에 초점을 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번 인사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후임 인사는 누락됐다. 해양수산부 장관의 경우도 새 후보자를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문성혁 장관의 유임이 유력하다. 문 대통령의 임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적임자를 찾지 못한 데다 인사청문회 이슈가 임기 말 국정 운영의 동력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감사원장 후속 인사와 관련 "헌법기관으로서 감사원의 역할과 기능에 부합하는 업무 역량과 도덕성을 갖춘 적임자 임명을 위해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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