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윤봉길 의거 90주년, '매헌시민의 숲' 원년 되길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윤주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부회장
입력 2021-08-05 07:5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윤주 매헌 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부회장[유대길 기자]

서울 서초구에 ‘시민의 숲’이란 공원이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현재의 공원 명칭은 특정 공원의 이름으로 부적합하다. 그 이유는 시민의 휴식 공간을 위해 조성된 모든 공원이 시민의 숲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름 자체에 상징성이 없어 시민들은 공원 이름을 잘 모르고 양재시민의 숲, 매헌공원, 윤봉길공원 등 제멋대로 부른다. 30여년 전 양재동에 ‘시민의 숲’ 공원이 조성된 이래 그 지역은 크게 변모해 지금은 매헌 브랜드 타운이 형성돼 있다.

그 예를 살펴보면 공원 안에 매헌 윤봉길기념관, 매헌 동상, 매헌 숭모비, 매헌교(다리)가 있으며, 또한 인근에는 매헌 초등학교, 신분당선 매헌역, 매헌 지하차도 등이 있다.

그리고 공원 입구 도로명 주소는 매헌로다. 이처럼 ‘매헌’이 지역을 상징한다. 참고로 ‘매헌’은 우리나라 대표적 독립운동가 윤봉길 의사의 호다. 부적합한 기존 공원 명칭을 도로명 주소, 지역 상징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윤봉길 의사의 호를 딴 ‘매헌시민의 숲’으로 개정하여 공원을 나라 사랑의 장(場)으로 활용하길 서울시에 제안한다.

세계적인 추세도 자국민에게 존경받는 인물의 이름을 공원에 붙여 공공시설을 나라 사랑의 장으로 활용한다. 1932년 4월 29일 윤봉길 의사가 거사한 중국 상하이 훙커우 공원은 1988년 루쉰 공원으로 개명됐다.

아시다시피 루쉰은 중국의 문학가 겸 사상가다. 이 밖에도 링컨 공원, 루스벨트 공원, 간디 공원 등 이러한 사례는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할 수도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동네 이름으로 지었던 공원 이름을 순국선열 이름으로 변경한 적이 있다. 2006년 재중 사업가가 중국 하얼빈시에 안중근 의사 동상을 세웠다가 중국 정부의 요청으로 동상이 철거된 뒤 국내로 반입됐다. 부천시는 시민들의 애국심을 고취시킬 목적으로 그 동상을 유치해 원미구 중동공원에 건립하고 공원 이름을 안중근 공원으로 바꾸었다.

다행스럽게 서울시도 공원 이름 개정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지난달 기존 명칭과 매헌시민의 숲으로의 개정에 대한 시민 선호도 조사를 진행했다. 더 많은 시민이 매헌시민의 숲에 찬성한 것으로 안다. 공론조사에서 나온 시민 의견대로 개정해 윤봉길 의사의 위대한 위업을 기리며 기억했으면 한다.

광복절을 맞아 윤봉길 의거를 주목해 볼 만한 이유가 있다. 사실 광복의 바탕에는 윤봉길 의사가 있다. 일제의 한국 강제병합 이래 윤봉길 의거만큼 세계를 진동시킨 사건은 없으며, 그 의거는 한국 독립운동 사상 최대의 위업을 이뤘다.

우리나라 독립운동에 관심이 없었던 중국 장개석 총통은 윤봉길 의거 이후 임정을 물심양면으로 적극 지원하며 사실상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승인했다. 특히 윤봉길 의거에 크게 감명받은 장개석은 제2차 세계대전 전후 처리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열린 카이로회담(1943년 11월)에서 한국의 독립을 주창해 연합국의 확약을 이끌어냈고, 이에 따라 종전 즉시 우리나라는 독립했다.

평생을 항일 독립 투쟁에 헌신한 이승만 대통령도 “한국 해방의 단서가 된 카이로회담에서 장 총통이 솔선해서 한국의 자주독립을 주창한 원인은 윤봉길 의거에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기록을 남겼다. 이처럼 윤봉길 의거는 나라를 다시 찾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

내년은 윤봉길 의거 90주년이다. ‘시민의 숲’ 공원 이름을 지역 상징성과 역사성이 담긴 ‘매헌시민의 숲’으로 개정해 공원을 찾는 시민들에게 윤봉길 의사의 위업과 희생정신을 일깨워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의거 90주년이 광복의 의미를 담아 명명된 ‘매헌시민의 숲’ 원년이 되도록 서울시의 결단을 촉구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