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열풍] 美 로블록스 사던 개미 국내 메타버스로 유턴…맥스트 '따상상상'

문지훈 기자입력 : 2021-07-30 06:30

메타버스 관련 대표 종목으로 꼽히는 미국 게임 유통 플랫폼 로블록스 [사진=로블록스 제공]


개인 투자자들의 '메타버스'(Metaverse) 투자 열기가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국내로 이동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메타버스 대표 종목인 로블록스를 가장 많이 사들였던 개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서는 기존 기술주로 다시 눈길을 돌린 반면 국내 시장에서는 메타버스 관련주를 순매수하며 관련 종목 주가 상승을 견인하는 모습이다.
 
◇ '차세대 인터넷' 시대 이끌 메타버스…'로블록스' 투자 열기로 이어져

메타버스는 '가공'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과 3차원 가상세계가 융합된 공간'을 말한다. 기존에는 가상의 세계에서 개인이 서로 소통하는 수준에 그쳤으나 최근에는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를 연동하는 개념으로 확장됐다.

메타버스가 '차세대 인터넷' 시대를 주도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오르면서 관련 투자도 주목받기 시작했고 투자자들의 이목을 이끈 기업이 2004년 설립된 미국의 게임 유통 플랫폼 '로블록스'다. 로블록스는 개발 툴을 통해 사용자가 직접 게임 등의 콘텐츠를 제작·소비할 수 있고 이용자 간 친목도 다질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 플랫폼 역할도 하고 있다.

로블록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일일 활성 이용자(DAU) 수는 4210만명으로 이들이 플랫폼 내에서 머무른 시간이 약 97억 시간에 달한다. 특히 미국 9~12세 어린이의 약 70%가 로블록스를 이용해 현실 친구보다 로블록스 내의 관계에 더 많은 시간을 쏟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로블록스가 메타버스를 대표하는 종목이 된 배경으로 현실 세계에 가장 가깝게 구현됐다는 점을 꼽는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로블록스 내에서 게임을 직접 만들고, 친구들과 소통하고, 가상의 아바타로 활동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상 세계에서 실제 경제활동도 일어나고 있다"며 "사용자는 자신의 아이디어로 콘텐츠 등 가상자산을 만들어 수익을 창출하기도 하고 다른 사용자들과 다양한 사회, 경제, 문화적인 측면에서 교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지난 3월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로블록스의 주가도 급등했다. 상장 첫날 69.50달러로 거래를 마친 로블록스의 주가는 이달 28일 기준 79.13달러로 13.86% 올랐다. 지난달 4일에는 주가가 103.87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서학개미' 지난달 로블록스 집중 매수…이달 들어서는 '주춤'

메타버스 열풍에 '서학개미'들도 동참하며 로블록스는 테슬라와 아마존을 제치고 지난 6월 해외 주식 순매수 1위 종목을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로블록스 순매수 규모는 8153만 달러(약 935만원)로 에어비앤비(7785만 달러), 알파벳(4988만 달러)보다 컸다.

그러나 이달 들어서는 로블록스에 대한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이 이달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주식은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이다. 이 기간 국내 투자자들의 알파벳 순매수 규모는 9973만 달러다.

지난달 순매수 1위를 차지했던 로블록스에 대한 순매수 규모는 6497만 달러로 순매수 상위 종목에서 5위로 밀렸다. 알파벳과 로블록스 사이에는 아마존(9261만 달러)과 마이크로소프트(8302만 달러), 페이스북(7114만 달러) 등 기존 국내 투자자들 순매수 상위 종목에 자주 이름을 올렸던 기술주들이 자리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 같은 배경으로 로블록스 이용자 지표 하락에 따른 주가 조정을 배경으로 꼽고 있다. 로블록스의 5월 일일 활성 이용자는 전월 대비 1% 감소했고 이들의 평균 결제액(ABPDAU)도 10% 줄었다.

정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외부 활동 증가로 6월 ABPDAU도 전월 대비 12% 수준으로 하락하며 2분기부터 성장세가 다소 약화했다"며 "그동안 로블록스의 폭발적인 매출 성장은 일일 활성 이용자 수와 이들의 평균 결제액의 동반성장에 기인했는데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상승으로 이용 지표 둔화에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저효과까지 더해져 올해 성장률 약화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로블록스 주가가 다시 상승하기 위해서는 구매력을 갖춘 성인 이용자 유입과 중국 시장 점유율 확대, 인수·합병(M&A) 또는 콘텐츠 다양화를 통한 수익 모델 다각화 여부 등을 꼽았다.
 
◇국내 메타버스 투자 열기 '활활'…맥스트 '따상상상'·자이언트스텝 이달 56% 급등
 


메타버스 글로벌 대표 종목인 로블록스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은 다소 줄었지만 국내 증시에서의 관심은 갈수록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메타버스 관련 종목 중 가장 높은 관심을 받는 종목은 증강현실(AR) 플랫폼 기업인 맥스트다. 지난 2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맥스트는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의 2배로 시초가가 형성된 이후 상한가)을 기록한 데 이어 29일까지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따상상상'을 달성했다.

AR 분야에 원천 기술을 확보한 AR 플랫폼 전문기업인 맥스트는 지난해 글로벌 AR 플랫폼 시장 점유율 약 5%를 차지하며 글로벌 4~5위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이로 인해 메타버스 플랫폼 관련주로 부각되며 상장 이후 주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메타버스 대표 종목 중 하나로 꼽히는 자이언트스텝도 이달 주가가 급등했다. 자이언트스텝의 지난 29일 종가는 8만6200원으로 지난달 30일 5만5400원보다 55.60% 급등했다. 지난 3월 코스닥 시장 당시 공모가 1만1000원과 비교하면 8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금융투자업계도 메타버스 열풍에 발 빠르게 움직였다. KB자산운용은 지난달 14일 업계 최초로 'KB 글로벌 메타버스 경제 펀드'를 출시했다. 전 세계 주식시장에 상장된 메타버스 대표 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페이스북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가상현실(VR) 및 AR 기기 등을 제조하는 하드웨어 기업과 엔비디아, 오토데스크 등 가상공간을 구현하는 소프트웨어 기업 등에 투자한다. 또 로블록스를 비롯해 네이버(NAVER), 하이브 등 플랫폼 및 콘텐츠 기업과 아마존, 퀄컴 등 가상세계 인프라 관련 기업에도 투자한다.

삼성자산운용도 지난달 28일 2개의 집중투자 그룹과 6개의 테마 로테이션 그룹 등 총 8개 테마로 분류·운용하는 '삼성 글로벌 메타버스 펀드'를 내놨다.
 
◇"2022년 메타버스 시장 성장 원년 될 것"

국내 투자자들의 메타버스 관련 투자가 국내외 시장에서 다소 엇갈린 모습이지만 전문가들은 메타버스 시장이 성장세를 지속해 현재보다 15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메타버스의 핵심인 VR·AR 시장이 지난해 960억 달러에서 오는 2030년 1조5430억 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기술 기업들의 메타버스 관련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5년 내에 페이스북을 소셜미디어 기업에서 메타버스 기업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이 지난 2014년 2조3000억 달러 규모로 인수한 VR 기기 제조사 '오큐러스'는 올해 1분기 기준 전 세계 VR 기기 출하량의 75%를 점유하기도 했다.

정 연구원은 "페이스북의 오큐러스는 올해 하반기 중 정식 출시가 예정된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호라이즌'과의 시너지가 기대되고 시장에서 내년 하반기 출시할 것으로 전망하는 애플의 AR 글래스는 스마트폰을 대체할 기기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메타버스 성장 수혜는 플랫폼과 소프트웨어·콘텐츠, 하드웨어, 인프라 모두 누릴 것"이라며 "투자 관점에서 수혜 정도와 시기는 언제가 될지 짚어봐야 하지만 내년에는 페이스북과 애플의 VR·AR 디바이스가 대중화 첫발을 내딛는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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