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靑,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에 ‘로키’ 대응…8·15 경축사에 쏠리는 눈

김봉철 기자입력 : 2021-07-28 16:03
전향적 메시지 담길 듯…미국 입장 변화 변수 ‘사실 아니다’·‘논의 한 바 없다’ 등으로 일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영상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단절된 남북 연락통신선을 재개한 가운데 다음 달 15일 광복절 경축사 메시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광복절 경축사에 매년 남북 관계의 중요 메시지들이 담겨 있어서다. 이에 따라 8·15 광복절 경축사가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청와대는 28일 현재까지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끼는 차원을 넘어 남북 논의 자체를 부정할 정도로 ‘로키(low-key)’로 대응하고 있다. 자칫 성사 분위기가 섣불리 조성됐다가, 각종 변수로 무산되는 최악의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청와대는 이날 남북이 정상회담을 추진 중이라는 일부 외신 등 언론 보도에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오후 출입기자단에 공지 메시지를 통해 “남북 정상회담 개최 논의 중이라는 외신 보도는 이미 밝혔듯이 사실이 아니다”라며 “논의한 바 없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같은 날 우리 정부 소식통을 인용, “남북이 관계 회복을 위해 정상회담을 개최를 두고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아직 시기 등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재 대화가 계속 진행으로 코로나19 중요한 변수인 가운데 원격 정상회담 가능성도 언급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27일에도 ‘남북 간 통신선 복원을 계기로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양 정상 간 대면 접촉에 대한 협의나, 화상 정상회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게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임기 내 정상회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건널 수 있는 징검다리를 놓아가며 개선할 것”이라며 “남북 정상회담 역시 그 징검다리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그렇게 되면 좋겠지만, 가장 낮은 단계인 통신선복원 단계”라며 “앞으로 냇물을 건너가다 보면 징검다리도 필요해서 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은 “징검다리 놓아가며 양국 간 생길 수 있는 암초를 극복해가야 한다”면서 “남북 정상회담도 그렇고, 최종 목표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도달과 비핵화”라고 강조했다. 최종 목표가 한반도 평화라는 점은 분명하다면서도 ‘암초’가 있을 수 있다는 취지였다.

청와대의 부인에도 남북이 처한 상황 자체는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최적이라는 데 이견은 없어 보인다.

문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성과가 절실하고, 김 위원장은 대북 제재로 인한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한은 거의 동시간대 남북 간 통신연락선 복원 합의 사실을 발표했다.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 보도이기는 하나, 양측이 발표 시점과 문구를 합의를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읽히는 대목이다.

관건은 미국의 입장이다. 조 바이든 정부는 ‘전향적인’ 북한의 변화 없이는 대북 제재를 유지해야 기조이기 때문이다. 당장 8월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규모와 방식이 향후 미국의 대북 기조 변화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 23일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한·미 외교차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북한과 신뢰할 수 있고 예측 가능하며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셔먼 부장관은 “팬데믹과 식량 안보 문제로 가장 어려운 상황에 처한 북한 주민들이 안쓰럽다”면서도 “북한 주민들을 위한 더 나은 결과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우리 정부와 미국이 북한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백신·식량 등 인도적 지원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 낼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대확산 국면에서 북한에 대한 백신 지원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많다. 당장 국내에서도 맞을 백신이 부족하다는 점에서다.

지나친 ‘로키’ 기조도 비판을 받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해 6월에 북한이 일방적으로 남북 연락통신선을 끊었을 때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지 않는 등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었다.

일단 청와대는 다음 달로 예정된 더불어민주당의 방미 결과를 지켜보면서 논의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코로나19 확산세 때문에 일정이 불확실하다”면서 “한·미 정상회담 후속 조치와 북·미 관계 개선을 의회와 정당 차원에서도 뒷받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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