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대전환 속 일자리] 탄소중립·디지털 전환 속 사라지는 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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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현 기자
입력 2021-07-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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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산업구조 전환 과정에서 새로운 산업이 탄생하고 신기술을 활용한 일자리가 탄생한다. 반면 고탄소·노동집약 산업은 정체되거나, 심지어는 축소돼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도 있다.

전 세계는 또 한 번의 대전환을 앞두고 있다. 각국은 탄소 감축 목표를 상향하며 기후변화 대응에 나섰다.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산업구조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이 과정에서 떠오르는 유망 산업이 있는 반면 사업 규모가 축소되고 일자리가 사라질 상황에 놓인 산업들도 다수 존재한다. 여기에 디지털화로 인한 자동화, 인공지능(AI) 도입은 일자리 감소를 가속화한다.

이에 따라 일자리를 잃을 위험이 큰 노동자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공정한 노동전환'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부는 산업전환을 앞두고 노동전환 지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저탄소·디지털화가 주요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현재 일자리 감소가 눈앞에 닥친 산업은 석탄화력발전과 내연기관 자동차다. 해당 산업에서는 단기적으로 노동전환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석탄화력발전소 28기를 2034년까지 폐기하고 LNG발전소 24기로 전환할 예정이다. 자동차 또한 수소·전기차의 신차 판매 비중을 2020년 2.8%에서 2025년에는 18.3%, 2030년에는 33.3%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 완성차업계는 7개사에 12만6000여명이 근무하며 이들의 협력사 9000여개사에서 근무하는 인력도 22만명에 달한다. 수소·전기차로의 전환은 전장부품, 배터리, 소프트웨어(SW) 등 전동화 및 자율주행 부품 수요를 증가시킬 전망이다.

하지만 엔진·동력전달장치 등 내연기관 전용부품에서는 협력사 사업 축소로 인한 일자리 감소가 예상된다. 특히 스마트팩토리 등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감소 우려와 중첩됐으며 정비·판매 종사자 약 28만명, 주유·금융 종사자 26만명의 일자리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석탄화력발전사도 퇴직 등 자연감소와 인력 재배치로 대응하고 있지만 일자리가 다소 줄어드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LNG 전환이 불가능한 원료운반·저장 설비 등을 수행하는 지역기반 소규모 협력사는 단기간 내 일자리가 사라질 우려가 크다.

철강, 석유화학 등은 단기적인 일자리 영향은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산업 종사자는 제철·제강사와 압연·압출제품제조사 등을 포함해 약 1800여개사에 8만7000여명이 종사한다.

철강산업의 목표는 에너지 효율화를 지속하는 가운데 수소환원강 전환을 위한 기술 개발에 착수해 2050년까지 공정 혁신을 추진하는 것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은 이를 위해 2050년까지 설비를 단계적으로 교체해 나간다. 때문에 탄소중립에 따른 단기적 고용 영향은 크지 않고 공정혁신과 스마트공장 도입은 AI 인력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석유화학도 탄소 기반의 연·원료를 바이오매스, 수소, CCUS(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로 바꿔 탈탄소 기반으로의 단계적 전환을 추진 중이다. 석유화학기업은 현재 종합화학산업체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며 인적 구조에서의 가시적 변화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2040년 이후 공정 전환이 완료되면 인력 구조가 변화할 가능성은 있다.

정유산업도 탄소중립으로 인한 고용영향은 제한적이다. 정유도 석유화학과 마찬가지로 바이오매스, 수소, CCUS를 통한 탈탄소 기반 공정을 도입하고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고효율 설비를 도입해 단기적으로 수출경쟁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나 2030년 이후 수송유와 난방유가 전기·수소화되면 수요가 부진해질 수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산업은 디지털 전환과 고기능화 진행으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공정 효율화, 고효율 설비 도입으로 대응하고 중장기적으로 저탄소 공정가스 개발 등을 통해 핵심 전자부품·제품의 경쟁력을 유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탄소중립에 의한 신제품 수요 확대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다만 LCD 생산기지 해외 이전 등은 고용 감소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LCD 제조업체 종사자는 2016년 159개사, 7만여명이었으나 2019년에는 133개사, 4만여명으로 감소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디지털화는 자동화‧온라인으로 대체가 용이한 일부 제조업의 저숙련 직종과 오프라인‧대면서비스업 중심으로 일자리를 감소시킬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보면 자동화는 뿌리산업이라 불리는 금속제품 제조, 자동차 제조에, 온라인화는 도소매와 숙박음식, 금융·보험의 일자리를 감소시킬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비대면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대면 서비스업 일자리 감소를 부추긴다.

직종별로는 단순‧반복 직무를 수행하는 기계조작 및 조립종사자, 단순노무 종사자, 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매장판매원의 일자리가 줄어들 전망이다.

예를 들어 상점 판매원은 무인점포·계산대가 증가하고 온라인에서의 구매가 증가한 영향을 받는다. 콜센터 또한 정형화된 문의는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다. 금융사무원도 마찬가지로 오프라인 은행점포가 폐쇄되고 모바일 금융서비스가 확산하면서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의 디지털 기술 활용‧습득 능력이 상대적으로 낮아 자동화‧온라인화 기술 도입에 고용감소로 대응할 우려가 있다. 디지털기술에 대한 접근성은 2019년 기준 중소기업은 50.1%, 대기업은 82.9%로 차이가 컸다.

또한 산업별로 AI 상용화 시기에 따라 일자리 감소 시기에 편차가 발생할 전망이다. 전 산업 AI 적용률은 2019년 30%에서 2030년에는 45%로, 2053년에는 100%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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