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의원들, 윤석열 위기 고조되자 애먼 이준석 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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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21-07-23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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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당이 보호해야” vs “중진들이 견인 역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중식당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오찬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국민의힘 내 ‘친윤(친윤석열)’ 의원들이 23일 일제히 이준석 대표를 공격했다. 이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며 입당을 압박한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윤 전 총장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경기지사는 물론 이낙연 전 대표에게도 패배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위기 의식이 고조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총선 당시부터 ‘고향 친구 윤석열을 지키겠다’고 자처한 정진석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은 우리와 함께 가장 오랫동안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맞서 싸워온 당밖 전우”라며 “윤 전 총장을 우리 당이 보호하지 않는다면, 어느 누가 우리를 위해 싸워줄 것인가”라고 적었다.

정 의원은 “(이 대표가) 당내 주자에 대해서만 지지운동을 할 수 있다는 등 쓸데없는 압박을 윤 전 총장에게 행사해선 곤란하다”며 “이 대표는 정권심판의 희망을 살려내기 위해서, ‘정권 교체’의 교두보를 강화하기 위해서, 무슨 일을 했나”라고 물었다.

권성동 의원도 “요즘 당 대표의 발언을 보면 우려스럽다”며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을 위험하다고 평하는 것은 정치평론가나 여당의 인사가 할 말이지, 정권교체의 운명을 짊어질 제1야당의 대표가 공개적으로 할 말은 아니다”라고 했다.

권 의원은 “부디 영민한 당 대표가 감정적으로 나서지 않고, 보다 냉정하게 정권교체를 위한 국민의 열망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를 부탁하고 또 희망한다”고 했다.

장제원 의원은 전날 “야권 후보를 보호해야 할 제1야당 대표가 ‘위험하다’라는 자극적인 발언을 하는 것은 윤 전 총장의 지지율 하락을 유도하는 듯한 발언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위험하면 다른 후보들은 출마 자체도 하지 못할 지지율이란 말이냐”고 했다.

장 의원은 “이것이야말로 자해정치”라며 “야권 대선 1위 후보를 보호하진 못할 망정 이런 식으로 비판해서 도대체 자신이 얻는 것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점점 ‘이준석 리스크’가 현실화되는 것 같아 무척 우려스럽다. 더 이상 야권주자의 가치를 떨어뜨려 자신의 가치만 높이려는 자기정치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준석 대표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서울시장 선거에서 모두가 배웠어야 하는 교훈은 당이 중심을 잃고 흔들리지 않으면 어떤 선거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이라며 “‘4번으로 나가면 이기고 2번으로 나가면 진다’와 같은 허무맹랑한 얘기에 당내 의원 다수는 부화뇌동했지만, 중심을 잡고 낚이지 않았던 당원들과 국민들이 주역이었던 승리다”라고 했다.

앞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당내 후보가 아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지원했던 반(反) 김종인 의원들을 직격한 셈이다. 공교롭게 이 대표 비판에 앞장선 세 사람은 지난 대선 당시 원외에 있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인사들이다.

이 대표는 “저 이준석, 당외주자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아야 한다느니 모셔와야 된다느니 꽃가마를 태워야 된다느니 하는 주장에 선명하게 반대하고 공정한 경선만을 이야기하면서 전당대회에서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았다”며 “흔들림 없이 가겠다”고 했다.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은 “이 대표를 공격할 일이 아니라 윤 전 총장을 당으로 견인하는 일을 더 열심히 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면서 “윤 전 총장의 정치행보에 대한 이 대표의 우려를 중진의원들이 직격, 비판하는 것은 오히려 적절하지 못한 모습”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서울시장 단일화 과정에서 경험했듯이 우리 당이 중심을 잡고 공정하고 치열하게 경선을 치러 낸다면 정권교체의 민심을 안고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진 의원들이 정치력을 발휘해 당 밖의 유력주자들이 국민의힘에 들어와서 공정하고 치열하게 경선할 수 있도록 판을 펼쳐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 측과 윤 전 총장 측은 두 사람의 회동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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