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달러에 1150원대로 오른 환율…외환당국 '시장 개입' 나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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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자본시장부 부장
입력 2021-07-16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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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1150원 위로 오른 지난 14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달러 강세 등으로 연중 최고치를 넘어 1150원대까지 올랐다. 그러자 외환시장을 관리하는 국내 외환당국이 가파른 원화 약세(환율 상승)를 방어하기 위해 움직인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약 한 달 사이 1110~1140원 사이의 박스권에서 등락하던 환율은 지난주 9일 거래에서 1150원을 터치했고 이번주 들어서는 1140원대에서 숨을 고르다가 14일 거래에서 1151.90원까지 다시 레벨을 높였다. 환율이 이 레벨에서 거래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환율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는 1080원선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원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는 데에는 대외 요인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연일 신규 확진자수가 급증하는 등 코로나19 사태가 `델타 변이’ 위기로까지 번지면서 국제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회피 및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된 것이 주된 이유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아직까지 신흥국 통화 그리고 위험자산으로 분류되고 있는 원화는 약세 압력을 받고 있다.

여기에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을 더 끌어올리고 있다. 달러화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만큼 이번 장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최근 미국 경제 지표들이 미국 경제 상황 개선 및 물가 상승 압력을 보여주면서 강달러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번주 발표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5.4% 증가하는 `서프라이즈’를 연출하면서 달러 강세에 힘을 보탰다.

이 같은 요인으로 환율은 지난주 1145.20원의 기존 연중 최고치를 넘어섰고 이번주에는 1150원대로 올라섰다. 그러자 외환당국이 개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일선 외환딜러들은 1150원 부근에서 외환당국이 환율 상승세를 억제하기 위해 달러 매도 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이른바 외환당국으로 일컬어지는 주체들은 환율이 급격하게 오르거나 하락할 경우 시장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해 영향을 미치고 시장에서는 이를 `개입’이라고 부른다.

다만 환율이 아직 최근 크게 오른 것은 아닌 데다 대외 여건이 환율 상승에 우호적인 만큼 외환당국도 대규모 물량을 투입하기보다는 환율의 움직임을 완만하게 누그러뜨리는 이른바 `스무싱 오퍼레이션(smoothing operation)’ 차원의 개입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한 외환딜러는 “14일에는 한 국내 은행을 통해 외환당국이 달러 매물을 시장에 공급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기에 수출 업체들의 네고 물량도 더해지면서 일단 1150원선은 막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당국 변수 등에 1150원 위에서 추가 상승이 막힌 환율은 15일 거래에서는 1140원선까지 하락한 채 움직이고 있다. 이날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주열 총재가 국내 금리 인상 전망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한 영향 등을 받고 있다.

다른 외환딜러는 “당국이 움직이는 것 같기는 한데 지금 상황으로는 개입을 강하게 할 필요도 없어 보인다”면서 “시장에 위험회피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위험자산들을 대거 매도하는 패닉 상황은 아니다. 여기에 국내 금리 인상 전망이 가세하면서 환율 상승 분위기가 확실히 한풀 꺾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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