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 가고 4세대 아파트 온다...이제 4S 전성시대

스크린·수영장·스카이커뮤니티·스마트팜 등장

주거 가치 '쉼'에서 '문화'로...오감 자극하고 생산 돕는다

디에이치 자이 개포 전경(위)과 래미안 원베일리 조경(아래). [사진=GS건설, 삼성물산 제공]

대한민국 부촌의 상징인 서울 강남 아파트가 3세대를 넘어 4세대로 진화하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이 최근 공급하고 있는 4세대 아파트 키워드를 종합하면 '4S'로 요약된다. 4S란 스크린(Screen), 수영장·사우나(Swiming pool·Sauna), 스카이 커뮤니티(Sky community), 스마트팜(Smart farm)을 일컫는다.

주거가 '소유'에서 문화를 '향유'하는 수단으로 바뀌면서 영화관이나 수영장, 사우나 등 취미시설이 도입되고, 초고층 아파트가 등장하면서 기존 호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스카이라운지, 인피니티풀 등의 고급 시설이 탑재되고 있다. 건축물에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해 스마트팜을 도입, 주민들의 생산활동을 돕는 아파트도 늘고 있다.

서초그랑자이 조경 [사진=GS건설 제공]

◆4세대 아파트의 등장...실제 가보니

4세대 아파트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초그랑자이'가 대표적이다. 옛 무지개아파트를 재건축한 이 아파트는 공동 커뮤니티에 4S 시설을 모두 도입했다. 초대형 스크린이 장착된 수영장과 스카이라운지, 체험 농장인 '자이팜 가든', 입주민 전용 영화관인 CGV 살롱  등의 시설이다. 특히 CGV 영화관에서는 입주민들이 아파트 안에서 편리하게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최신 영화 외에도 뮤지컬, 오페라, 클래식, 스포츠 등 각종 문화 콘텐츠를 상영한다. 

최근 분양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역시 4세대 아파트 키워드로 요약되는 스카이브리지, 한강의 특성을 살린 특화 조경, 수영장, 사우나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도입됐다. 특히 단지 내에는 사계절 자연을 담은 테마가든과 공공 건강센터와 실내 운동시설을 갖춘 지역건강센터, 지역 문화센터, 독서실, 시니어스클럽, 아이돌봄센터, 지역창업센터, 게스트하우스 등도 조성된다.

실제 최근 방문한 서초그랑자이는 도심 속 거대한 리조트를 방불케했다. 가구수가 1446가구에 달하지만 넓은 동간 간격, 중앙공원, 단지 곳곳에 마련된 산책로와 폭포 등 화려한 조경으로 답답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커뮤니티센터는 호텔급 수영장, 사우나, 농장, 야외정원, 골프장, 피트니스센터 등을 갖췄다. 102동 35층에 마련된 스카이라운지 '스카이큐브'에서는 강남의 야경을 즐기며 사교활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GS건설 관계자는 "단지 정중앙에 축구장 2.5배 크기의 공원형 광장을 배치해 동간 간격이 답답해 보이지 않으면서도 풍부한 조망을 확보했다"면서 "곳곳에 바닥분수, 미스트 로드, 티하우스, 스카이워크, 수경정원 등을 조성해 단지 전체를 숲속 갤러리처럼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지 외곽에서는 자이팜가든, 테라피가든 등을 통해 텃밭에서 재배한 농작물을 즉석에서 섭취하며 가든파티를 즐길 수 있어 오감 체험형 아파트를 만든 것도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구대환 서초그랑자이 조합장 역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입주민들이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다"면서 "집이 단순한 휴식부터 문화까지 모든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기존에 없던 아파트를 최초로 만들었다고 봐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세대부터 3세대까지...환갑 지난 아파트의 역사

1세대 아파트는 1960년 등장한 서울 마포구 도화동 '마포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산업화 시기와 맞물린 이 시대 아파트는 빌라가 여러 채 묶인 5~6층의 공동주택 형태다. 대규모 주택용지에 아파트 여러 동을 짓는 '단지'의 개념과 엘리베이터, 중앙난방시스템이 처음 도입됐다. 현재 재건축 사업이 집중적으로 추진 중인 반포, 잠실, 둔촌주공,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등이 1세대 아파트다.

2세대 아파트는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에 탄생하기 시작한 25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다. 현대아파트, 삼성아파트, 한양아파트 등처럼 아파트 이름에 민간 건설사 이름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수요자 중심인 남향·판상형 아파트 개념이 도입됐다. 지상·지하 주차장 개념과 커뮤니티 시설이 부분적으로 도입됐다.

3세대 아파트는 아파트에 본격적인 브랜드 경쟁이 시작되면서 탄생했다. 지역과 건설사 이름을 합쳐 짓던 기존 아파트 작명법에서 브랜드가 처음 등장했다. 래미안, 자이, 이편한세상, 힐스테이트 등이 대표적이다. 전면적인 지하주차장 도입, 공원형 단지 조성, 수영장, 카페, 사우나 같은 커뮤니티시설이 강조되기 시작한 것도 3세대 아파트부터다.

최근 분양을 시작한 4세대 아파트는 강남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말 입주를 시작한 서초구 반포동 '디에이치라클라스'를 비롯해 '서초그랑자이', '방배그랑자이', '디에이치자이개포' 등이다. 이들 아파트는 뛰어난 입지와 명품 커뮤니티, 호텔식 서비스 도입 등으로 주거의 가치를 높이며 시장의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1~2세대 아파트가 입주한 지 20~30년이 지나면서 노후화되자 3~4세대로 갈아타는 수요자 늘면서 가격대도 고공행진 중이다.

현재 반포 디에이치라클라스 전용 84㎡의 매매가격은 30억~31억원, 서초그랑자이 84㎡의 매매가격은 30억~33억원 선으로 인근 단지보다 1억~2억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강남 A공인 대표는 "최근에 분양하는 강남 프리미엄급 아파트는 조경과 커뮤니티의 완성도가 높아 인근 아파트보다 프리미엄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