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그룹 新바람] ‘1등 DNA·개척정신’ 앞세워 세계 무대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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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1-07-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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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홀딩스에 속한 자회사는 시장을 선도하는 1등 DNA와 세계를 무대로 한 개척정신을 가진 기업입니다.”

구본준 ㈜LX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 제시한 LX그룹의 미래 비전은 ‘1등 DNA’와 ‘개척 정신’으로 압축된다. 지난 5월 3일 LX홀딩스가 창립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공식 출범한 자리에서 구 회장은 온라인 출범사를 통해 이 두 가지 키워드를 거듭 강조했다.
 

[아주경제 그래픽팀]


◆LX 항해, 1등 DNA로··· ‘싸움닭 투지’ 한번 더

구 회장은 “우리는 LX의 이름으로 첫 항해를 시작한다. 평생을 비즈니스 현장에서 변화를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살았지만 새로운 도전은 늘 쉽지 않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우리 안에는 1등 DNA가 있다. 국내 반도체 설계(팹리스), 인테리어 자재, 물류 포워딩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가슴속엔 세계를 무대로 한 개척정신이 자리 잡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가진 1등 DNA를 LX 전체에 뿌리내리자”고 당부했다. 또한 구 회장은 “국내를 뛰어넘어 세계로 나아가자”며 LX의 진출 무대를 드넓게 제시했다.

실제로 재계에선 구 회장이 LG그룹에 몸담은 32년 동안 LG그룹에 1등 DNA를 심어주며 회사의 성장을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한다.

특히 그는 부임하는 곳마다 '1등 DNA'를 외치며 LG그룹에 1등주의를 심었다. 1999년 LG디스플레이 최고경영자(CEO)를 맡으면서 회사의 공식 인사말을 '일등 합시다'로 바꾸고 전 임직원의 명함에 'No.1 Members, No.1 Company(1등 직원, 1등 회사)'라는 슬로건을 새긴 것은 유명한 일화다. 2010년 LG전자 CEO로 부임했을 때에도 회의 시작 전 사용하는 공식 인사말을 "반드시 일등 합시다"로 정했을 정도다.

구 회장은 ‘싸움닭 투지론’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LG그룹 재직 당시 “싸움닭 같은 투지만 있다면 어떤 승부도 이길 수 있다”며 독한 승부욕을 강조해 왔다. ‘인화’(人和)를 앞세워온 LG그룹의 경영철학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지만, 그런 승부 근성으로 그룹 야구팀인 ‘LG 트윈스’가 연패의 늪에서 탈출해 1위까지 오른 저력이 있다.

그가 LG 트윈스 구단주였던 2011년 당시, 2003년 이후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하던 팀은 시즌 초반 1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이후에도 계속 4위권 이내를 유지하며 선전하자, 구 회장은 선수 개개인들에게 한약을 챙겨주며 격려했을 정도다. 경남중 시절 야구 선수로 활약한 경험도 있는 구 회장으로선 ‘야구팬’으로서 작은 보답이었겠지만, 야구 모자와 점퍼를 입고 관중석에 종종 출몰했던 그를 본 LG 트윈스 선수들로선 자연스럽게 싸움닭 투지를 불태웠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이런 끈기와 지칠 줄 모르는 열정, 리더십 덕분에 구 회장이 거쳐온 LG 계열사들은 모두 대대적인 성장궤도에 오를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구 회장은 LG전자 CEO로 재임한 기간 동안 '연구개발(R&D)'과 '제조' 역량을 사업의 근간으로 여기고 집중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LG 시그니처, 트윈워시 세탁기, 그램 노트북 등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혁신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미래 성장 기반을 확대했다.
 

LX그룹 CI [사진=LX홀딩스 제공]



◆연결-미래-사람 핵심 가치로 신사업 주도

구 회장이 출범과 동시에 강조한 LX의 핵심 가치는 △연결 △미래 △사람이다. LX 계열사들의 주요 사업은 기술(LX세미콘-반도체), 공간(LX하우시스-인테리어), 세계(LX판토스-물류)와 삶을 연결하고 있다는 것. 그러면서 구 회장은 “지속가능한 미래로의 연결을 이루자”고 강조했다.

LX그룹 지주사인 LX홀딩스에는 LX인터내셔널(옛 LG상사), LX하우시스(옛 LG하우시스), LX세미콘(옛 실리콘웍스), LX MMA(옛 MMA)가 자회사로 편입됐다. LX인터내셔널의 자회사 LX판토스(옛 판토스)는 손자회사로 들어왔다. 5개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합계 매출은 16조248억원, 영업이익은 4025억원이다. LX홀딩스를 포함한 계열사들의 자산총액(공정자산)은 8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는 재계 50위권에 해당한다.

재계 순위는 자연스럽게 하락했지만, 구 회장이 LG그룹의 전성기를 이끈 핵심인물이었다는 점에서 시장이 바라보는 LX그룹에 대한 기대는 상당하다. 지난해 11월 분할 발표 이후 LG상사,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등 당시 상장회사 3개사의 시총은 2조3000억원에서 3조원대로 33% 이상 증가했다. 이들 기업의 잠재력을 시장이 상당히 긍정적으로 본 것이다. 실제 국내외 네트워크와 자회사들이 지닌 잠재력이 상당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재계에서는 구 회장이 LX그룹을 ‘강한 LX’로 이끌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종합상사와 물류, 반도체 설계, 인테리어 등 주력 사업 간 연관성이 키우는 게 과제다. 이를 의식한 듯 구 회장 역시 취임 일성으로 계열사 간 ‘연결’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재계 4위 LG그룹에서 계열 분리, 50위권으로 새 출발하게 됐지만 구 회장은 충분히 계열사별로 업계 1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이미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LX인터내셔널은 세계를 주 무대로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 주요 제약사 피리담 파마의 지분 5.5%를 수십억원에 인수하며 글로벌 헬스케어 신사업 행보를 본격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숱한 험지에서 유에서 무를 창조했던 상사 기업의 패기를 앞세워, 핵심 계열사인 LX인터내셔널이 그룹에서 가장 먼저 1등 DNA에 불을 붙였다”며 “구 회장은 LX 출범 이후에도 특유의 공격적인 경영을 앞세워 성과를 이끌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한편 LX홀딩스는 LG상사 대표를 지낸 송치호 사장을 각자 대표로 선임했다. 또 최고인사책임자(CHO)에 LG화학 CHO를 맡았던 노인호 부사장, 최고전략책임자(CSO)에 LG전자 전략부문을 담당했던 노진서 부사장, 최고재무책임자(CFO)엔 ㈜LG 출신의 박장수 전무를 각각 선임했다.

사옥은 광화문 시대를 열었다.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에서 종로구 LG광화문빌딩으로 본사 소재지를 변경한 것. LG광화문빌딩은 LX인터내셔널, LX판토스가 입주해 있는 데다 LX하우시스와 LX MMA가 자리잡고 있는 LG서울역빌딩과도 접근성이 좋아 계열사 간 커뮤니케이션이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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