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 선 회장님들] ④'인보사 사태' 코오롱 이웅렬·'타다 논란' 이재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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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 기자
입력 2021-07-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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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웅렬, 토종신약 허위성분 의혹 2년째 재판

  • 이재웅 '불법 콜택시' 혐의 기소…1심은 무죄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2017년 4월 5일 코오롱생명과학 충북 충주공장에서 인보사 생일인 '981103'을 칠판에 적은 뒤 개발 과정을 전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DB]


창업 3세인 이웅렬 전 코오롱그룹 회장은 '인보사 케이주' 허위 성분 사건으로 2년 넘게 법원을 오가는 중이다. 인보사는 이 전 회장이 스스로 "내 자식"이라고 부를 만큼 아낀 제품이지만 지금은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벤처 1세대인 이재웅 전 쏘카 대표는 승합차와 운전자를 함께 빌려주는 '타다' 서비스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1심에선 무죄가 나왔지만 검찰은 2심에서도 실형을 구형했다.
 
창업 3세 이웅렬 '인보사 사태' 책임자로···"나는 몰랐다"

"그룹 도약을 이끌 변화를 위해 회사를 떠납니다. 앞으로 코오롱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을 겁니다."

2018년 11월 28일, 이웅열 전 회장은 회사 행사에서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이듬해인 2019년 1월 1일부터 그룹 회장은 물론 지주사 코오롱과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계열사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변화를 위한 그의 선언에 찬사가 쏟아졌다. 코오롱그룹 창업주 고(故) 이원만 회장 손자이자 고 이동찬 명예회장 아들인 그는 1996년 그룹 회장에 오른 지 23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았다. 2019년 3월 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인보사 케이주' 유통·판매를 중지시켰다. 인보사 주성분 2개 중 1개에서 허가 당시 회사가 보고했던 세포와 다른 성분이 검출돼서다.

인보사는 2017년 7월 국내 1호이자 세계 첫 골관절염 유전자신약으로 허가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이 전 회장이 19년간 1100억원을 쏟아부어 개발해 '이웅열 19년 뚝심'의 결과물로도 화제를 모았다. 이 전 회장도 "인생 3분의1을 인보사 개발에 투자했다"며 "인보사는 내 네 번째 자식이다"라고 할 정도로 제품에 자신감을 보였다.

식약처는 2019년 5월 이 전 회장을 고발했다. 인보사가 세상에 나온 지 2년, 이 전 회장이 은퇴한 지 5개월 만이다. 같은 해 7월 9일엔 판매에 필요한 품목 허가까지 취소됐다. 

인보사는 일반 사람 연골세포(1액)와 유전자 조작된 사람 연골세포(2액)를 섞어 무릎에 주사하는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다. 판매사인 코오롱생명과학은 식약처 허가 당시 2액 성분이 '연골유래세포'라고 보고했지만 실제론 '신장유래세포'를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인보사는 코오롱 계열사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한 제품이다.

이 전 회장은 2020년 7월 재판에 넘겨진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당시 이창수 부장검사)는 당시 이웅열 전 회장을 약사법 위반과 사기, 배임증재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소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특경가법)상 배임과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시세조종, 업무방해, 금융실명법 위반 등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서류 허위 표기에 관여했다고 의심한다. 성분을 속인 인보사를 2017년 11월~2019년 3월 판매해 160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린 혐의도 적용했다.

2015년 미국 임상이 중단된 사실을 숨기고 문제가 없는 것처럼 홍보·허위 공시해 지주사와 코오롱생명과학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혐의도 받는다. 2016년 6월 코오롱티슈진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임상 중단 명령을 받은 걸 숨겨 한국수출입은행에서 1000만 달러(약 115억원)를 투자받은 혐의도 있다.

인보사 국내 임상시험이 이뤄지던 2011년 임상책임의사 2명에게 40억원이 넘는 코오롱티슈진 스톡옵션 1만주를 주고, 2017년 4월엔 주식을 무상 교부한 혐의도 있다. 2015년 11월~2017년 11월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 주식을 차명으로 사고판 다음 77억원 상당 미술품을 구입해 양도소득세를 피하려 했다는 의심도 받는다.

이 전 회장 재판은 2020년 8월 13일 시작됐다. 그는 첫 재판부터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이 회장 측은 "검찰이 주장하는 범죄를 저지를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또한 "중요 사항을 보고받았을 뿐 구체적인 업무를 지시하거나 의사 결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맞서고 있다.

코오롱그룹 경영에서 손을 뗀 이 전 회장은 차량 호출 스타트업인 '파파모빌리티' 2대 주주로 활동 중이다.
 

이재웅 전 쏘카 대표가 지난해 1월 1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1회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혁신 vs 꼼수···벤처 1세대 이재웅 2심 판결 앞둬 

이재웅 전 쏘카 대표는 벤처 1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1995년 포털사이트 다음을 만들었다. 2007년 대표 자리에서 떠난 그는 차량공유 스타트업 '쏘카'에 투자했다. 2018년 4월 쏘카 최고경영자(CEO)로 경영인으로 복귀했다.

이후 브이씨앤씨(VCNC)를 인수해 2018년 10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차량을 호출하는 '타다'를 출시했다. 택시기사들은 타다가 '불법 콜택시'라고 지적하며 반발했다. 2019년 2월 서울개인택시조합 전·현직 간부들은 당시 쏘카를 이끌던 이 전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검찰은 같은 해 10월 28일 두 사람을 재판에 넘겼다. 

이 전 대표 등에게 적용한 혐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이다. 2018년 10월 8일부터 2019년 10월 17일까지 타다 앱을 통해 면허 없이 11인승 승합차와 운전기사를 이용한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하고, 자동차대여사업자로서 허용되지 않는 유상 여객운송을 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1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박상구 부장판사는 2020년 2월 19일 "타다 이용자는 쏘카와 임대차 계약에 따라 초단기 대여(렌트)한 차량 인도를 요구하는 지위에 있을 뿐 자동차 운송계약을 맺었다고 볼 수 없다"며 이 전 대표 등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이 전 대표는 같은 해 3월 13일 쏘카 대표직을 내려놨다. 검찰은 무죄 판결에 불복해 타다 재판은 해를 넘겨 이어지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1부는 올해 6월 8일 항소심 결심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이 전 대표와 박 대표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년을 각각 구형했다.

이 전 대표는 검찰 판단이 잘못됐다고 맞섰다. 그는 이날 "검찰은 타다가 유상운송 택시와 같다고 하는데, 이는 기술·사회 발전을 따라가지 못해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다른 창업자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도와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2심 선고공판은 오는 8월 19일 오후 2시 10분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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