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금리인상 신호탄] 물가상승 두고 "당분간 지속" vs "일시적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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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21-06-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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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이를 두고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 24일 오전 이 총재는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물가안정 목표 운영상황 설명회에서 "연내 늦지 않은 시점에 통화정책을 질서 있게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가 금리 인상 시점을 '연내'로 못 박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1일 이 총재는 한은 창립 71주년 기념사 당시에는 금리 인상과 관련해 "하반기 이후 역점 사항"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특히 이 총재는 금융 불균형에 대한 우려를 강조했다. 최근 자산시장으로 자금 쏠림이 뚜렷해지면서 가계부채가 가파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금융 불균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며 "금융 불균형에 대한 대응을 소홀히 하게 되면 중기적으로 경기와 물가에 대단히 큰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은의 정책 결정기구인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하는 기간을 표현하기 위해 '당분간'이라는 단어를 추가했지만, 소수 반대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 개최된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7명 위원 가운데 6명은 국회에 제출할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의결하면서 결론에 해당하는 '향후 정책운영 방향'에 "당분간 현재의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밝히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은 내부에서 '당분간'은 '상당 기간'(for a considerable time)보다 짧은 시간으로 평가된다. 이 총재가 연내 금리 인상을 이미 시사한 만큼, 시장에 더 뚜렷한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당분간'이라는 문구를 추가하는 것에 대한 반대 입장도 있었다. 주상영 위원은 "비록 우리 경제가 다각적 정책대응 등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현재 상태는 여전히 회복의 초기 단계에 불과하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의 경우 하방압력에서 벗어났다고 하더라도 한은이 중기적 시계에서 달성하려는 목표에 크게 미달한다"며 "통화정책의 정상화를 논의하기에 이른 시점"이라고 밝혔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도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으로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지난 29일 한국경제연구원이 개최한 '인플레이션 전망과 과제' 세미나에서 "최근 우리 경제가 수출이 개선되며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고는 있으나 여전히 위기 이전의 성장경로를 하회하고 있다"며 "산업별·업종별 경기 격차, 민간소비의 위기 이전 수준 미회복 등을 볼 때 단기간에 경기가 과열될 가능성이 낮고 인플레이션도 일시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므로 통화정책 기조 전환은 신중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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