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 만의 기준금리 1%…일본은행, 물가 위험에 무게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교도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전날부터 이틀간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정책금리인 무담보 콜금리 익일물 유도 목표를 기존 0.75% 정도에서 1.0% 정도로 올리기로 했다.
일본 기준금리가 1%대에 오른 것은 1995년 9월 이후 약 31년 만이다. 이번 결정은 7대 1 찬성으로 이뤄졌다.
일본은행은 2024년 3월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 뒤 단계적으로 금리를 올려 왔다. 이번 인상은 지난해 12월 이후 4차례 회의 만이다.
젊은층은 대출 부담, 고령층은 이자 수익
타니구치 무츠오 일본 아이치현 카리야시의회 의원이 미즈호종합연구소 분석 등을 인용해 정리한 내용에 따르면, ‘금리가 있는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가계와 기업 모두 혜택과 부담을 함께 떠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가계의 이자 부담은 늘어나지만, 예금 금리도 함께 상승해 가계 전체적으로는 약 1조엔 규모의 순플러스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젊은 세대의 부담은 상대적으로 크다. 30대 가구는 가구당 연간 약 3만8000엔, 29세 이하 가구는 연간 약 4만1000엔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등 부채가 없고 금융자산을 많이 보유한 60대 이상 고령층은 예금 금리 상승 효과로 가구당 약 4만엔 안팎의 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됐다.
결국 일본의 금리 인상은 단순히 ‘가계에 좋다, 나쁘다’로 나뉘기보다 자산을 보유한 고령층과 대출을 안은 젊은층 사이의 희비를 가르는 변수가 되고 있다.
추가 인상도 열어둔 일본은행…연말 1.25% 전망도
일본은행은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 경제·물가·금융 상황에 따라 정책금리를 계속 인상하고 금융완화 정도를 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로이터통신이 지난 10일 발표한 경제학자 설문조사에서도 이 같은 전망이 확인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6월 2일부터 8일까지 진행된 조사에서 경제학자의 94%, 70명 중 66명은 일본은행이 6월 말까지 정책금리를 1.0%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응답자 69명 가운데 68명은 9월 말까지 정책금리가 최소 1.0%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이 4분기에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려 연말 정책금리가 1.25%에 이를 가능성도 제기했다.
아츠시 다케다 이토추종합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기조적 물가상승률이 일본은행의 목표치인 2%에 근접하고 있으며, 수급 격차도 공급 부족을 가리키고 있다”며 “현재와 같은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축소하지 않으면 물가 상승세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기업들도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 미즈호종합연구소는 추가 금리 인상으로 차입금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서 전 산업·전 규모 기업을 합쳐 약 1조1000억엔 규모의 수익 감소 압력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이 30년 넘게 익숙했던 초저금리 시대에서 벗어나면서, 금리 인상은 물가 대응 카드인 동시에 세대 간 부담을 가르는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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