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저 퇴직연령에..." 중국 女직장인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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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1-06-2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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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女퇴직연령 50세... 男보다 10년 일러

  • 은퇴 불만 소송 급증…최근 2년반 1000여건

중국 국기[사진=로이터]

# 중국 장쑤성에 거주하는 여성 왕윤 씨는 최근 직장 고용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한 매장의 점장으로 일했던 그가 50세라는 이유로 강제 은퇴를 당했기 때문이다. 왕씨는 “직원을 관리하고 매장을 운영하는데 10년을 보냈고, 아직 직업을 유지할 힘과 의지를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해직됐다”고 토로했다.

# 상하이에 거주하는 기업 마케팅 담당자 49세 여성 류후이 씨는 “나의 딸은 은퇴시기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겠지만, 나는 그런 행운을 얻지 못할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두 여성의 고민은 모두 중국의 퇴직연령 정책에서 비롯됐다. 중국의 현행 정년은 남성 60세, 여성 50세(간부 급 55세)로 규정돼 있다. 남녀간 퇴직연령이 무려 10년이나 차이 나는 것이다. 게다가 중국 여성의 퇴직연령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다.  중국 전문직 여성들이 퇴직연령을 늘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유다.

2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2019년 현재까지 50세에 강제로 직장을 잃은 중국 여성들이 고용주를 상대로 낸 소송은 1000건에 달한다. 이는 2019년 이전 10년동안 같은 내용의 소송이 800건 미만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중국의 현행 퇴직연령은 1950년대 초 수립됐다. 당시 평균적으로 6명의 자녀를 뒀던 사회 분위기에 맞춘 정책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위안신 난카이대 인구발전연구소 교수는 “당시 여성들이 가족을 돌볼 수 있도록 더 일찍 은퇴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 중국 여성의 기대수명이 80세 가까이 늘었고 가족계획 정책 완화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은 급감하고 있다. 교육수준도 높아졌고, 수입도 증가해 더 많은 여성들이 직장 생활을 희망하게 됐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도 14차5개년 계획(2021~2025년)과 2035년 장기 계획을 통해 중국의 퇴직연령을 점진적으로 연장해 나갈 방침을 알렸다. 점진적인 연장이란 현행 퇴직 연령이 한번에 늘어나는 것이 아닌, 매해 몇 개월 단위로 정년 시기를 늦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최근 중국에서 대두된 젊은층의 일자리 부족 문제를 고려한 것이기도 하다.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의 한 관계자는 “중국 경제가 청년과 노인을 모두 고용하긴 어렵기 때문에 두 그룹 사이에서 우선 순위를 매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당국의 정책이 여성 직장인의 고민을 덜어주기는 역부족이라고 설명한다. 고용주 상대 소송에서 패소한 왕윤 씨는 “법원이 얘기를 들어주지 않아 유감”이라며 억울한 심경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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