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에 진심인 투자자들 강세장에 베팅…"인플레 '일시적'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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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6-2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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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비확대·중국 사재기·공급부족 등 상승 호재 여전"

  • "원자재 상승세 이제 시작…연준 '일시적' 판단 틀려"

미국 금융가(월가) 투자자들이 '현재의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주장에도 구리, 옥수수 등 원자재 가격 강세장 투자를 선호하고 있다고 2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세계 경제가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충격에서 완벽하게 벗어나지 못했고, 공급망 병목현상이 여전히 심각해 원자재 가격의 오름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 셈이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사회기반시설(인프라) 지출안 추진 행보가 속도는 더디지만, 진전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도 원자재 가격 추가 상승 배경으로 봤다.

WSJ은 "최근 원자재 가격이 연준의 조기 긴축 가능성에 팬데믹 후 최고치에서 떨어지며 인플레이션 급등에 대한 가장 심각한 우려를 덜어주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원자재 가격이 '싸다'고 주장하며 강세장에 베팅(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 완화 조짐 이후 나타난 원자재 가격 상승세는 최근 전 세계 금융시장을 압박하는 물가상승 우려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제품 가격 상승으로 직결돼 소비자 물가지수를 높인다. 

지난 17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발표 이후 원자재 가격의 오름세를 주춤했다. FOMC 위원들의 금리전망이 담긴 점도표(dot chart)에서 금리인상 시기를 2023년으로 제시, 기존 전망보다 1년 앞당겼기 때문이다.

리차드 던바(Richard Dunbar) 에버딘 스탠다드 인베스트먼트 멀티에셋리서치 대표는 "몇 달 전만 하더라도 '원자재 가격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시장의 컨센서스(의견일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원자재) 가격이 일직선으로 올라가지 않을 거란 몇 가지 신호가 있었다"고 WSJ에 말했다.

WSJ에 따르면 구리 가격은 지난 3월 고점 대비 10%가 빠졌고, 옥수수와 대두 선물 가격은 5월 고점에서 각각 13%, 19%가 추락했다. 돼지 가격도 이달에만 17%가 떨어졌다. 올해 초 평균가 대비 4배 이상 급등했던 목재 가격은 54% 급락했다.
 

[사진=파이낸셜타임스(FT) 누리집 갈무리.]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가 이제 막 시작했다고 보며 앞으로 시장 내 매수 움직임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의 주장과 달리 현재의 물가 오름세가 당분간 이어져 원자재 시장에 투자자의 시선이 주목될 거란 이유에서다. 투자자들은 원자재 투자로 물가상승 위험을 회피한다.

에드 이질린스키(Ed Egilinsky) 디렉시온(Direxion) 대체 투자 책임자는 "우리는 아직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초입에 있다고 본다"며 "연준이 말하는 것처럼 (원자재 가격 급등 등 물가상승이) 일시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 넘치는 유동성, 대유행 이후 나타난 중국의 재고 확보(사재기), 바이든 행정부의 사회기반시설 투자 계획, 수년간 이어진 공급망 투자 부족 등이 원자재 시장의 강세 전망을 뒷받침한다.

독일 도이체방크는 물가상승 시기에 원자재가 다른 금융 자산보다 높은 수익을 기록하는 등 선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역사적으로 주식보다 가격이 저렴했다는 점을 들며 원자재 가격의 추가 상승을 점쳤다.

짐 리드(Jim Reid) 도이체방크 조사연구(리서치) 전략가는 "자산으로서 원자재는 지난 10년간 유행(vogue)에서 벗어나 있었다. 작은 우호적인 움직임에도 가격은 크게 움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자재 시장이 지난 10년 동안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작은 긍정적인 움직임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시세 급변을 촉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증권은 토론토 주가지수 투자를 제안했다. 토론토 지수의 원자재 사업 비중이 25% 이상에 달하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내 원자재 사업 비중은 6% 미만에 불과하다.

한편 WSJ은 전 세계 원자재 구매 60%를 차지하는 중국이 원자재 강세론의 변수라고 지적했다. 대규모 수요로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린 중국은 정부의 비축분을 시장에 공급해 급등하는 원자재 가격을 잡겠다고 선포했고, 이후 주요 원자재 가격은 폭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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