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덧에 빠진 주류] 전통주만 허용?…끊이지 않는 온라인 주류 판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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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1-06-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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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편의점 무인 주류 자판기 도입 추진

  • 주류업계 “온라인에서 술 판매하게 해달라”

  • 미국·일본 등 해외선 온라인 주류 판매 허용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팀]


편의점에 무인 주류 자판기 도입이 추진되면서 온라인 주류 판매 허용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정부는 최근 편의점에 주류 자판기를 도입하는 내용이 담긴 규제 샌드박스를 승인했다. 주류업계는 온라인 주류 판매는 안 되고 주류 자판기는 허용되는 것은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23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산업융합 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열고 주류 자동판매기 등 혁신사업 15건의 규제 샌드박스를 승인했다. 현재 국내 주류 판매는 판매 면허가 있는 장소에서 대면으로 만 19세 이상 성인임을 확인한 후 이뤄지고 있다.

주류 자동판매기는 소비자가 안면인식으로 성인 인증을 완료하면 냉장고 문이 열리고, 자판기 내에서 물건을 집어 가져갈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전통주·소주·맥주·와인 등 주류는 물론 안주류, 음료류 등을 취급한다.

주류 자판기 도입이 확정되자, 주류업계는 온라인 주류 판매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온라인 채널에서도 휴대폰 인증, 결제 카드 및 계좌 인증으로 성인 인증을 할 수 있다는 논리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주류 자판기나 온라인 주류 판매나 모두 성인 인증을 통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며 “유통 채널마다 차이를 두는 것은 형평성 차원에서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무늬’만 전통주··· 온라인 판매 자격 논란도

현재 온라인 판매가 가능한 주류는 전통주로 한정된다. 정부는 2017년 전통주 보호·육성 차원에서 국가에서 지정한 일부 전통주에 대해 온라인 판매를 허용했다.

주세법은 △무형문화재 보유자 및 식품명인이 제조한 술 △농업인이 직접 생산했거나 제조장 소재지 인접 시·군·구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주원료로 제조한 지역특산주 등을 전통주로 규정한다.

일부 전통주는 자격 논란이 일고 있다. 전통주의 일종으로 인정받는 ‘지역특산주’가 논란의 중심이다. 일반 소주나 외국 술처럼 보이는 술도 현행법상 전통주로 취급돼 온라인에서 유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가 봐도 전통주이지만 생산자가 누구냐에 따라 온라인에서 판매할 수 없는 역차별 논란도 나온다.

영국 술 ‘진(Jin)'이나, 사과로 만든 와인인 ‘애플사이더’ 등은 국내법상 전통주로 분류돼 온라인에서 판매되고 있다. 반면 광주요그룹의 증류주 ‘화요’나 서울장수막걸리의 ‘장수막걸리’ 등은 전통주처럼 보이지만 온라인 판매가 불가능하다. 이는 관련법에서 전통주를 제조법이 아닌 생산 주체를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배상면주가는 주류업계 최초로 자사 주류 판매 플랫폼 ‘홈술닷컴’을 통해 전통주 당일 배송 서비스 ‘오늘홈술’을 정식 론칭했다. 오후 3시까지 주문하면 저녁 8시 전에 집으로 술과 안주 등 주문 음식을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배상면주가는 ‘느린마을막걸리’, ‘산사춘’, ‘느린마을증류주’ 등 막걸리, 소주 같은 주류를 판매하고 있다.

기존 주류업체들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국순당 등 국내 주류업체들은 ‘우리술 복원 사업’ 등을 전개하거나 전통주의 계승과 보존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전통주로 분류되지 못하고 있다.
 
◆수제맥주협회 “소규모 업체 한해 온라인 판매 허용해달라”

수제맥주업계는 온라인 주류 판매 허용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소규모 맥주 업체를 비롯해 다양한 주종에 대한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는 것이 국내 주류 산업 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게 이들의 목소리다.

박정진 한국수제맥주협회장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소규모 업체에 한해 온라인 판매를 허용해달라”고 호소했다.

박 회장은 “전통주는 온라인으로 주문이 가능하고, 해외의 맥주와 와인 등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것도 허용되는 상황에서 수제맥주의 온라인 판매를 막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미국, 일본 등에서는 주류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다. 일본의 경우 3000㎘ 미만 규모의 양조장 제조 주류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고 있다. 미국 등 일부 국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규모 맥주 제조업체들을 위해 긴급 온라인 판매를 허용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주류 판매가 가능한 주류 자판기가 도입된 상황에서 온라인 주류 판매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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