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비'] ①"올해는 텃밭에 물 안줘도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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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21-06-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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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 5월 강수일수 15.3일

  • 아열대 기후 우려…'늦은 장마'

비 내리는 부산 송상현 광장. [사진=연합뉴스]


지난 5월부터 체감상 하루 걸러 비가 내린 탓에 햇빛을 쬐는 게 쉽지 않다. 혹 비가 안 내리는 날이면 대개 금세 흐려지거나 미세먼지로 뿌옇거나 둘 중 하나다. 하늘이 파랗고 청명한 날은 손에 꼽을 정도다.

기온 또한 초여름 날씨였다가 어느새 서늘해지기를 반복해 변덕이 심하다. 이에 고온다습한 아열대 기후로 바뀌는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5월 한 달 수도권 강수일수는 15.3일로 집계됐다. 이틀에 한 번 꼴로 비가 온 셈이다. 평년 강수일수(8.2일)와 비교하면 2배 수준이다.

실제 서울에는 지난 5월 25일부터 6월 1일까지 8일 연속 비가 내리기도 했다. 앞서 3~4월에도 서울 강수량은 235㎜로 전년 동기(33.2㎜) 대비 7배를 기록했다.

서울에 살면서 작게 텃밭을 가꾸는 주부 A씨는 "올해는 비가 많이 내려 따로 물을 줄 필요가 없다"며 "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날씨가 이래도 되나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장마 전부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오히려 작물이 망가질까 우려된다는 것.

기상청은 비가 많이 내리는 이유를 불안정한 대기에서 찾는다. 한반도 대기 상층에 차고 건조한 공기가 위치한 가운데 수증기를 머금은 비구름이 몰려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 결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국지성 호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이른 봄 더위까지 겹쳐 아열대 기후를 방불케 한다. 연중 월평균 기온이 10도가 넘는 달이 8개월 이상이면 아열대 기후라고 말한다. 현재 제주와 남해안 일부에서 나타나고 있는 아열대 기후는 오는 2080년 국토 62.3%를 삼킬 전망이다.

당장 걱정은 장마다. 지난해 6월 24일 중부지방에서 시작된 장마는 광복절 다음날인 8월 16일까지 이어지면서 침수·홍수, 산사태와 같은 극심한 피해를 안겨줬다. 무려 54일간 지속된 역대 최장 장마로 기록됐다.

기상청은 올해 6월 장마 시작시기를 △중부지방 24~25일 △남부지방 23~25일 △제주 19~20일로 예측했지만, 기류 변화로 다소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0년 이후 7월에 장마가 찾아온 건 2014년과 2017년 두 차례뿐이다.

다만 시기와 별개로 일단 장마가 시작되면 지역에 따라 강한 비가 집중될 가능성이 커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특히 오는 9월까지 9~12개 태풍이 발생하고, 이 중 2~3개에서 최대 5개가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돼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차고 건조한 공기가 북서쪽에서 내려오면서 정체전선이 북상하지 못하고 한반도 남쪽에 머물기 때문에 장마가 늦어지고 있다"며 "아침과 저녁에 선선해 일교차가 큰 만큼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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