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세 전망] ②미·중 갈등 속 높아지는 北 가치...통미봉남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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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1-06-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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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학술회의

  • "바이든 대통령, 한·미 조율 강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AFP(왼쪽)·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미·중 갈등이 격화할수록 북한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미·중 협력이라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9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에 따르면 박종철 통일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전날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정책과 한반도 정세 전망'이라는 주제로 열린 국제학술회의에서 "미·중 대결이 결국 북한에 활동 공간을 더 넓혀줄 수 있지 않다는 관측과 결국 북한이 원하는 것이라는 논의가 있었다"며 입을 열었다.

박 위원은 "북한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미·중 대립이) 아닐 것"이라며 "북한이 당장에 중국으로부터 지원을 받을 가능성은 있지만 그것이 북한이 원하는 모습은 아니다"라고 거듭 밝혔다.

그는 "북한이 원하는 것은 미·중 협력 구도에 의해 북핵 문제가 단계적 비핵화 단계를 밟고 이에 대한 보상으로 단계적 제재 해제가 주어지는, 패키지 형식의 공통된 인식 틀이 미·중 사이에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박 위원은 "(이 같은 북한의 의중을) 한국이 중국에도 얘기할 필요가 있고 또 북한에도 얘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중국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설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외교가에서는 미·중 갈등 심화 속 한·미 동맹이 강화할수록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북·중 밀착이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실제로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된 직후 북·중 고위급 인사가 전격 회동하는 사례가 있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한 직후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같은 달 27일 중국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리룡남 주중 북한대사를 접견했다.

왕 위원과 리 대사 간 만남은 한·미 정상 간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문제 언급 이후 전격 이뤄져 더욱 눈길을 끌었다.
 

왕이(王毅·오른쪽) 중국 외교부장이 27일 오후 중국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리룡남 주중 북한 대사를 만나 팔짱을 끼면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지난 2월 주중 북한 대사로 임명된 리 대사가 왕 부장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연합뉴스]
 

박 위원은 "올해 조·중(북·중) 최고 지도자 간 서신 교환도 있었고 7월에는 중국 공산당 100주년 행사도 있다"며 "이 같은 계기로 북·중 관계가 강화되고 북·중 무역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완화되면 재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위원은 또 "중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보다 빠르게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임명했다"며 "북·미 대화가 재개될 상황을 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중국은 미국이 성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을 대북특별대표에 임명하기도 전인 지난 4월 그간 공석이었던 한반도사무특별대표에 주영 중국대사를 지낸 류샤오밍(劉曉明)을 임명했다.

박 위원은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과 관련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때는 한국이 협상장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북·미가 일방적으로 협상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 간 조율을 굉장히 강조한다"고 주목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동맹 중시 기조를 고려할 때 북핵 협상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위원은 또 "(바이든 정부가) 한·미·일 합의를 (북핵 협상의) 한 축으로 넣어놨다는 것은 한반도 문제와 동아시아 질서 재편에서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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