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자산매입축소 준비 나선다"…아직은 잠잠한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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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6-0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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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NBC "연준, 내주 FOMC서 자산매입축소 논의 시작"

  • 자산매입 속도 조절, 이르면 올 연말부터 시작될 수도

  • 월가 "'맷집' 생긴 시장, 테이퍼링 대응할 준비돼 있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시곗바늘이 오는 15~16일(이하 현지시간) 열릴 예정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연준이 내주 FOMC에서 자산매입축소(테이퍼링) 논의를 시작하고, 이르면 올 연말 달러 공급을 축소한다는 분석이다.

7일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최근 이어진 연준 주요 인사들의 발언에는 "6월 FOMC 회의에서 자산매입 축소 문제를 논의한다는 의미가 내포됐다"면서 몇 달 안에 연준이 자산매입 속도 조절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로이터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을 보면 이달 FOMC에서 채권 매입에 대한 내부 논의를 개시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연준의 방향성은 자산매입 규모 축소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 구체적 시기와 방법 등에 대한 공식적 검토는 준비되지 않은 듯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 FOMC 회의록에서 자산매입규모 축소가 언급됐다는 것이 알려진 이후부터 테이퍼링은 꾸준히 언급됐다. FOMC 회의록 발표 이후 연준 고위 인사들이 약속이나 한 듯 잇따라 '자산매입 축소 논의' 관련 발언을 내놨다. 

CNBC는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로버트 카플란 연은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랜들 퀄스 연준 부의장 등 최소 5명의 연준 고위 인사들이 자산매입 축소 논의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특히 지난 4일 발표된 5월 비농업 고용보고서에 대한 메스터 총재의 평가에 주목하며 이번 FOMC에서 테이퍼링 논의가 반드시 이뤄질 것으로 봤다.

미국 고용지표는 지난 4월과 5월 두 달 연속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하지만 메스터 총재는 "고용에서 더 많은 진전이 있었다. 연준이 말하는 상당한 추가 진전에 완전한 일자리 회복이 필요한 건 아니다"며 "자산 매입 프로그램과 금리 등을 포함해 전반적인 정책 기조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그동안 완전 고용과 연평균 2%를 웃도는 물가상승률을 확인할 때까지 현재의 통화 완화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메스터 총재의 발언은 완전한 일자리 회복, '완전 고용'을 확인하지 않아도 통화 긴축 정책 도입을 고려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자산매입 속도 조절에 좀더 무게가 실린 셈이다. 

CNBC는 연준이 올해 늦여름 또는 초가을쯤에 자산매입 축소 계획을 발표하고, 이르면 올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 이를 시행할 것으로 봤다. 이와 관련, 시장은 오는 8월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 경제학자 등이 한자리에 모이는 '잭슨홀 미팅'이 연준 통화정책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CNBC는 연준의 정책변화는 미국의 경제회복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시장의 우려처럼 예상보다 빠른 긴축 전환은 없을 것으로 봤다. 아울러 연준이 2013년 자산매입 축소 도입 이후 시장금리가 급등하는 등의 '긴축 발작(Taper Tantrum)'을 경험한 만큼 정책 변화에 신중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도 이를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날 미국 채권, 주식 등 금융시장은 연준의 자산매입 축소 논의 가능성에 크게 요동치지 않았다. 지난달 FOMC 회의록에 '자산 매입 프로그램 논의' 표현이 담겼다는 이유만으로 흔들리는 모습은 없었다.

연준의 긴축 우려에 흔들렸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오히려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 주식 급등세에 나홀로 상승을 기록했다.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시장금리)도 하락세를 기록, 1.56%대에서 움직였다. 

미국 유명 헤지펀드 운용사인 스카이브리지캐피털의 트로이 가예스키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앞서 블룸버그와의 회담에서 "현재 테이퍼링 논의에 대한 큰 우려는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시장이 올해 초부터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압력에 끊임없이 시달리면서 긴축 우려에 대한 '맷집'이 생겼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리더 CIO도 CNBC에 "시장은 연준이 자산 매입 규모를 축소해 시장 위험이 된 '과도한 비상상황(excessive emergency conditions)'을 제거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과거와 달리 연준의 자산매입 축소를 무서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기업 CEO, 투자자들이 주로 우려하는 것은 경기과열, 임금상승 압력 그리고 비용 증가다. 테이퍼링이 다가온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며 시장이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에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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