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1만원되면 일자리 56만개 사라진다”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진행된 '최저임금 중소기업 일자리 영향 토론회'의 모습. [사진=중소기업중앙회]

“내년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인상될 경우 56만명이 일자리를 잃고 72조원 이상의 실질 GDP(국내총생산)가 감소할 것이다. 무리한 임금 인상보단 경기회복에 발맞춘 정책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김재현 파이터치연구원 연구실장은 2일 중소기업중앙회 주최로 열린 '최저임금의 중소기업 일자리 영향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김 실장은 “최저임금이 급격히 올랐던 2018년과 2019년 당시 영세업종 고용분석 지표만 봐도 지난해 코로나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며 “중소기업계가 이제 겨우 경기 회복기에 들고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인상한다면 현재 상황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이날 김 실장이 발표한 ‘최저임금 관련 주요 경제 및 고용지표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2년 최저임금이 9000원으로 오르면 상시 일자리 13만4000개가 사라지고, 실질GDP가 16조 9000억원 감소할 전망이다. 1만원으로 인상할 경우 일자리 56만3000개, 실질GDP 72조 3000억원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토론자로 참석한 송헌재 서울시립대 교수는 “기업이 속한 산업과 지역적 특성에 따라 기업입장에서 근로자에게 기대하는 생산성에 차이가 있다면 이를 최대한 반영하여 최저임금을 탄력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고용 유지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현장 관계자들의 불만도 터져나왔다.

재활용선별업체인 송삼연 월드EP무역 부장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갓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와 10년 이상 된 내국인 근로자의 임금이 비슷해지면서 인건비 부담으로 거의 사채를 쓰다시피 해서 직원들의 월급을 분할로 주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까지 인상된다면 저는 물론 동종업계 관계자 모두 폐업까지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애로를 호소했다.

구홍림 반원패션칼라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도심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과 지방 산업단지에 출근해서 불편한 제조업 하는 것이 임금이 같아지니, 인력난이 더 심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홍성길 한국편의점주협의회 정책국장은 “점포 수는 빠르게 늘고 있는 반면 소득은 감소하다보니 2명이 12시간씩 맞교대 근무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미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시급이 1만원이 넘어 올해는 생산성 등을 고려해 업종별·규모별 최저임금 구분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관련 김문식 중기중앙회 최저임금 특위 위원장은 “최저임금이 더 이상 인상률 싸움이 아니라, 실제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산업현장을 고려해 결정돼야 한다”며 “이미 코로나로 일자리 밖으로 밀려난 이들이 많고, 코로나 타격을 회복하는 속도도 양극화가 나타나는 만큼, 최저임금 인상은 매우 심도 깊은 고민이 필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지난 4월 구성된 '최저임금 특별위원회'가 주최했으며, 중기중앙회 의뢰로 김재현 파이터치연구원 연구실장이 연구한 '최저임금 관련 주요 경제 및 고용지표 분석' 결과를 중심으로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