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법령] 법제처의 법령해석 제도와 최신 사례는?

홍승완 기자입력 : 2021-06-04 10:00

[그래픽=아주경제]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아주경제 이주엽 부국장입니다. 아주경제 오디오클립에서는 매주 금요일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유용한 법령정보들을 법제처와 함께 알아보고 있는데요. 바로 <누구나 법령> 입니다. 오늘은 그 여섯 번째 시간으로 법제처가 담당하고 있는 법령해석 제도와 최신 법령해석 사례에 대해 조금 더 살펴보겠습니다.
 
도움 말씀을 주실 분이죠. 법제처 법령해석국 이기재 사무관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사무관님 안녕하십니까?
 
이기재 사무관 ▶ 네, 안녕하세요!
 
이주엽 부국장 ▷ 지난 두 번째 시간에도 법제처의 유권해석 제도에 대한 설명을 들었는데요, 오늘도 한차례 더 알아보겠습니다. 오늘 소개해 주실 내용은 어떤 것입니까?
 
이기재 사무관 ▶ 지난 두 번째 시간에 법령의 의미를 밝히는 법령해석 제도에 대한 설명을 드렸습니다. 소송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에 법제처가 담당하는 법령해석 제도가 있다고 소개를 드렸는데요.
 
법제처 법령해석 제도는 법령 소관인 중앙행정기관, 즉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국민 여러분 간에 의견이 대립되는 경우 공정하게 판단하기 때문에 국민의 권리구제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만, 일정한 절차를 거치실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번에 말씀드린 것처럼, 건축법이라면 국토교통부와 같이 법령을 소관하고 있는 부처에 먼저 의견을 들으시고 난 뒤 그 서면 답변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으신 경우 법제처에 법령해석을 요청하시면 됩니다.
 
이주엽 부국장 ▷ 법제처에 해석을 요청하기 전에 먼저 국토부나 보건복지부 같은 부처의 의견을 먼저 들어봐야 한다는 말씀이네요, 또 어떤 유의사항이 있습니까?
 
이기재 사무관 ▶ 저도 법령해석을 요청하시는 분들과 매일 통화를 하고 있는데요, 가장 안타까운 것이 구체적인 사실판단을 요청하시는 경우 법제처 법령해석 제도로는 도움을 드리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설명 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이 지방에 농지를 가지고 계시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런데 이 농지에 대해 농지전용허가가 가능한가요? 라고 물어보시면, 이러한 구체적인 사실판단은 법원의 재판으로는 가능하지만, 법령해석 제도로는 답변해 드리기가 어렵습니다.
 
법령해석 제도는 법적으로 평가가 이미 된 경우, 예를 들어 ‘A법에 따라 어떠한 경우에 해당할 때 B법에 따른 어떠한 요건에도 해당하나요?’ 와 같은 질문처럼 법령의 의미나 법령 간의 관계에 대해 물어보시는 경우 법령해석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법령해석 결과가 자기에게 적용이 가능한 경우, 여러분들께서 도움을 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주엽 부국장 ▷ 이 말씀은 법제처는 법원처럼 재판을 통해 결정을 내려주는 곳이 아니라 법리적 해석을 통해 국민들에게 도움을 주는 곳이다라고 이해를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최신 법령해석 사례를 통해 조금 더 알아보죠.
 
이기재 사무관 ▶ 결격사유와 면허 취소ㆍ정지 사유에 대해 판단한 최신 법령해석 사례 두 가지를 준비했습니다.
 
5월15일은 스승의 날이 있었죠. 그런데 존경받는 스승이 되기 위해서는 그러한 자격을 갖출 필요가 있을 겁니다. 그래서 「교육공무원법」에서는 일정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교육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도록, 즉 선생님 등이 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주엽 부국장 ▷ 교육공무원법과 관련된 법령해석을 요구한 경우가 있었나보죠?
 
이기재 사무관 ▶ 그렇습니다. 교육공무원법의 결격사유 중 하나로 성인에 대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성폭력처벌법이라고 하겠습니다,에 따른 성폭력범죄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 교육공무원이 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이름이 길어서 헷갈리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지금은 없어진 법률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있었습니다. 구 성폭력처벌법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즉, 앞서 말씀드린 성폭력처벌법이 아니라, 구 성폭력처벌법을 위반해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도 선생님이 될 수 없는지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주엽 부국장 ▷ 성폭력처벌법이나 구 성폭력처벌법 모두 어떤 성범죄에 대한 처벌법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 경우에도 당연히 선생님이 될 수 없는 결격사유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은데요, 무엇이 문제가 됐습니까?
 
이기재 사무관 ▶ 네 일반 국민의 법 감정으로는 성폭력처벌 및 피해자보호법을 위반해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도 선생님이 될 수 없도록 하는 게 맞겠죠.
 
그런데, 자격을 제한하는 결격사유는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명시적으로 어떤 법에 따른 어떠한 경우라고 규정된 것이 아니라면 비슷한 경우라고 해서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주엽 부국장 ▷ 역사적으로도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법률에 근거가 있어야 한다, 법치주의 이런 관점에서 그렇다는 말씀이신데? 그런데 교육공무원의 결격사유로 성폭력처벌법 위반은 규정하고 있지만, 성폭력 처벌 및 피해자보호법은 규정하고 있지 않으니 문제가 된다는 의미인가요?
 
이기재 서기관 ▶ 맞습니다. 이 사례의 경우 개인정보 차원에서 자세히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이미 예전부터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가 나중에 구 성폭력처벌법에 따른 전과가 있는 것이 밝혀져 법령해석이 진행된 사안입니다. 교사로 근무를 시작할 당시에는 해당 규정에 따른 결격사유가 없었던 것이죠.
 
이주엽 부국장 ▷ 이해가 갑니다. 그렇다면, 나중에 생긴 규정에 따라 과거의 전과가 문제가 된 사례라는 말씀이네요?
 
이기재 사무관 ▶ 그렇습니다. 그런데, 성폭력처벌법과 구 성폭력처벌법이 법률명은 다르지만 사실상 동일한 법률인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정 당시 부칙 제6조에서는 성폭력처벌법 시행 당시 다른 법령에서 구 성폭력처벌법을 인용한 경우 성폭력처벌법을 인용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즉 사실상 두 법률이 동일하고 연속적이라는 것이지요.
 
이주엽 부국장 ▷ 결국 새롭게 개정된 성폭력처벌법으로 문제가 된다는 말씀인데요, 어떻게 결론이 났습니까?
 
이기재 사무관 ▶ 결격사유 규정은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규정인 만큼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지만, 이 경우에는 이렇게 해석하는 것이 무리한 해석이라거나 잘못된 해석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이주엽 부국장 ▷ 성폭력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교육자의 자격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대겠다는 의도로 이해하면 되겠네요. 이외에도 결격사유와 관련된 또 다른 해석 사례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이기재 사무관 ▶ 두 번째로 소개해 드릴 사례는 제가 직접 검토를 담당했던 사례입니다. 겨울철에는 멧돼지가 먹이가 부족해 거주구역까지 내려와 물건을 부수거나 사람이 해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멧돼지 등을 야생생물법에서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하고 있는데요,
 
이주엽 부국장 ▷ 그래서 이같은 유해야생동물을 퇴치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에서 여러 노력들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만,
 
이기재 사무관 ▶ 각 지방자치단체는 이런 멧돼지 등을 퇴치하기 위해 포획단, 즉 ‘수확기 피해방지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피해방지단 단원은 수렵면허, 사냥 면허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를 가진 사람으로 구성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잘못을 하는 등 사유가 있으면 수렵면허를 취소하거나 정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요. 그 중 하나가 “수렵 중 고의 또는 과실로 다른 사람의 생명ㆍ신체 또는 재산에 피해를 준 경우”입니다.
 
이주엽 부국장 ▷ 사냥하다가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타인의 재산에 피해를 주면 수렵면허에 대해 불이익을 주는 것은 당연해 보이는데요, 무엇이 문제가 된 건가요?
 
이기재 사무관 ▶ 문제된 사례는 수렵장에서 하는 일반적인 수렵이 아니라, 조금전 말씀드린 것처럼 지방자치단체의 피해방지단, 즉 유해야생동물 포획행위를 하던 중에 다른 사람의 재산에 피해를 준 사례입니다.
 
이런 경우, 즉 피해방지단의 유해야생동물 포획행위를 방금 말씀드린 ‘수렵 중’ 고의 또는 과실로 다른 사람의 생명ㆍ신체 또는 재산에 피해를 준 경우라고 봐서 수렵면허의 취소 또는 정지를 할 수 있느냐가 문제되었습니다.
 
이주엽 부국장 ▷ 아무리 야생동물의 피해를 막기 위해 수렵을 했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면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는 건 당연할 것 같은데, 이게 왜 문제가 됐나요?
 
이기재 사무관 ▶ 수렵 행위가 범죄라면 별도로 처벌을 받거나, 과실이 있는 경우 배상을 해야 한다는 점은 당연하겠죠. 그런데, 이 사안은 그러한 책임 전체에 대한 것이 아니라 유해야생동물을 포획하는 과정 중에 피해를 입한 경우 수렵면허에 대한 불이익 처분을 할 수 있느냐에 관한 문제입니다. 즉, 수렵면허에 대한 논의로 한정된다는 이야기죠.
 
이주엽 부국장 ▷ 자동차와 관련된 범죄행위를 한 경우, 자동차 운전면허를 취소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헌법재판소에서 판단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비슷한 경우인 것 같은데요?
 
이기재 사무관 ▶ 비슷한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 사안도 수렵이 아닌 행위에 대해서 어느 범위까지 수렵면허의 취소나 정지사유로 볼 수 있느냐에 관한 것이지요. 유해야생동물 포획행위도 수렵과 매우 비슷한 행위이고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수확기 피해방지단의 자격요건으로 수렵 면허가 필요하고, 사실 그 둘을 하시는 분들은 많이 겹친다고 봐도 될 겁니다.
 
그렇지만, 면허의 취소ㆍ정지사유는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고, 우리가 스포츠로 즐기는 수렵과, 지방자치단체의 피해방지단 활동, 즉 유해야생동물 포획행위는 다른 행위입니다. 따라서, 유해야생동물 포획행위 중에 어떠한 잘못을 해서 별도의 책임을 지는 건 별론으로 하더라도 수렵면허 취소사유를 확대해석할 수는 없다는 것이 법제처 해석사례의 취지였습니다.
 
이주엽 부국장 ▷ 그렇군요. 어떤 결격사유나 면허의 취소ㆍ정지사유는 엄격하게 해석해 개인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한다는 것이 법제처의 원칙이라는 말씀이네요?
 
이기재 사무관 ▶ 그렇습니다. 저는 그러한 관점에서 확대해석하면 안 된다고 본 사례와 종합적인 고려를 할 때 그렇게 해석해도 되겠다고 본 사례를 각각 소개해 드린 것입니다.
 
이주엽 부국장 ▷ 네, 이 사무관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아주경제 오디오 클립 보내드린 <누구나 법령>. 오늘은 그 여섯 번째 시간으로 법령해석 제도에 대해 더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 법제처 법령해석총괄과 이기재 사무관이었습니다.
 
<누구나 법령>에서 방송된 내용은 아주경제 홈페이지에서도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저는 이주엽 부국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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