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문 “한·미 동맹, 전 세계서 가장 모범”…펠로시 ”위안부 정의 실현 보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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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공동취재단·서울=김봉철 기자
입력 2021-05-2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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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하원 지도부와 간담회…비핵화·코로나·기후변화 논의

  • 백신·대북정책·미중 관계 등 언급 안 나와…“원론적 얘기”

  • 한국계 의원 참석 눈길…앤디 킴 “부모님, 50년 전 이민”

문재인 대통령(왼쪽 사진)이 20일(현지시각) 오후 미국 워싱턴에서 환영 인사를 나온 교민들(오른쪽 사진)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에게 “한·미 동맹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동맹이고, 앞으로도 함께 같은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하원 지도부와 간담회를 열고 한·미 동맹의 발전과 한반도 평화와 호혜적 협력을 위한 미 의회 지속적 지원을 당부했다고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서면 브리핑에서 밝혔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미국 의회는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인류 모두의 의회”라며 “오늘날 대한민국이 경제와 문화에서, 그리고 방역에서도 발전된 나라가 된 것 역시 민주주의의 힘”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민주주의의 바탕에는 굳건한 한·미 동맹이 있었고, 한국이 어려울 때 언제나 함께해 준 미 의회의 신뢰와 지지가 큰 힘이 됐다”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코로나 극복, 글로벌 공급망 재편, 기후변화 대응에서도 양국 간 협력이 강화될 수 있도록 미 의회의 적극적인 지지를 요청했다.

펠로시 의장은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환영을 표하며 “한·미 간 뿐 아니라 남북 간에도 국민 간 교류가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어 “2007년 미국 하원에 위안부 결의를 낸 바 있고, 아베 신조 일본 전 총리를 만났을 때 수차례 관련 언급을 했다”면서 “정의가 실현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간담회에서 양국의 논의가 예상됐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협력이나, 미·중 관계 관련 언급은 없었다.

스탠리 호이어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양국은 기후변화, 팬데믹 등 범지구적 공동 위기에 대응하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파트너이자 세계 평화와 번영의 중요한 동반자”라고 했다.

그레고리 믹스 하원 외무위원장은 “바이든 행정부 초기에 문 대통령을 초청한 것은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며 “한·미 동맹이 아태지역 평화와 안정의 핵심 축”이라고 평가했다.

한국계인 앤디 킴 하원의원은 “부모님께서 50년 전 이민을 왔는데 하원의원이 돼 대통령을 의사당에서 만나니 감격스럽다”면서 “한·미 관계는 북한이나 중국에 대한 관계 차원이 아니라 한국 자체만으로도 미국의 매우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라고 역설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최근 미국의 대북 정책 검토가 완료되고, 그 과정에서 양국은 긴밀하게 공조해왔다”면서 “이러한 중요한 시기에 바이든 대통령의 두 번째 대면 정상회담을 한·미 간에 갖게 됐다”고 이번 정상회담의 의미를 부여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미 하원 측에서 문제를 삼아 온 ‘대북전단법’과 관련해 “대북정책과 관련해서는 한국계 의원들이 교류 확대에 대한 기대들을 많이 말했다”면서 “평이한, 원론적인 이야기”라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이 언급한 ‘위안부 결의안’에 대해서도 “하원의장이 (문 대통령과) 대화를 주고 받는 중에 나온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과 미 하원 지도부의 간담회는 환담 장소인 ‘레이번 룸’에서 오후 3시 10분부터 1시간 15분여간 진행됐다.

펠로시 의장이 앞선 백악관 일정이 지연되며, 시작 시간이 당초 3시에서 10분 정도 늦춰졌다.

문 대통령은 의장실 밖 복도에 마중을 나온 펠로시 의장과 웃으며 팔꿈치 인사를 나눴다.

간담회에 앞서 간단한 인사말을 위해 연단에 오른 펠로시 의장은 “2017년도로 기억된다. 그때 대한민국 대통령에 취임되시고 나서 얼마 안 됐을 때 모셨던 그때의 저의 큰 영광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면서 “같은 자리에 모시게 돼서 매우 큰 영광”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한·미 관계는 사실 안보의 관계지만 그것 외에도 굉장히 깊은 돈독한 관계를 갖고 있다”면서 “개인적으로 그런 관계에 대해서 많은 감사를 느끼고 있는 것이, 제가 출신인 캘리포니아 지역 쪽에서 특별히 많은 한국 교포분들이 기여를 하고 계시고, 그래서 제 스태프들도 주미 한국인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했다.

펠로시 의장은 “한반도의 비핵화뿐만 아니라 우리가 기후 문제에 대해서 대통령께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면서 “양국 간에 어떤 노력을 함께할 수 있을까, 뿐만 아니라 팬데믹을 퇴치하는 것 등의 다양한 이슈에 대해서 함께 머리를 맞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이후 나의 첫 외국 방문 일정을 의장님과 하원 지도부님들과의 만남으로 갖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감사 인사를 건넸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국내외 현안 해결을 위한 미 의회와 정부의 역할이 강화되면서 언론인들도 무척 바빠졌을 줄 안다”면서 “나의 방문으로 더 많은 일을 안겨드리게 됐는데 그 수고가 보람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바이러스를 이기는 길이 인류의 연대와 협력에 있듯 더 나은 미래도 국경을 넘어 대화하고 소통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70년간 다져온 한·미 동맹이 모범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앤디 킴, 메를린 스트릭랜드, 영 킴, 미셸 박 스틸 등 한국계 하원 의원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월 미 의회 취임식에서 한복을 입어 화제가 된 메릴린 스트릭랜드 하원 의원은 울먹이는 표정을 보이기도 했다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펠로시 의장은 올해 문 대통령이 보낸 신년 인사카드를 꺼내 보이며 “아주 예뻐서 간직하고 있다”면서 “인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쉬지 않고 노력한다는 글도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에 앞서 미 상·하원에서는 문 대통령의 방미 환영 결의안이 발표되기도 했다.

청와대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첫 한미 정상 외교가 우호적 분위기서 시작됐다”면서 “하원 지도부 간담회는 우리 정부 정책에 대한 미 의회 내 폭넓은 이해를 제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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