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양난 CEO] 악재 늪…조윤성 GS리테일 사장, 후퇴냐 정면 돌파냐

서민지 기자입력 : 2021-05-14 06:00
남혐 논란·공정위 조사 등 각종 악재 수두룩 실적 악화에 ESG 등급 하락 우려까지 나와 오는 7월 합병 앞두고 불똥튈까 노심초사

조윤성 GS리테일 사장. [연합뉴스]

조윤성 GS리테일 사장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올 7월 합병을 앞두고 있는 GS리테일이 각종 악재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혐' 논란이 일파만파로 퍼지며 GS그룹 전체에 타격을 줬고, 세대교체 적임자로 꼽히는 오너 일가 허연수 부회장도 치명상을 입었다. 내부 구성원의 반발도 심한 데다가 합병 무산 논란이 번지면서 13일 업계에서는 조 사장이 이번 사태 진화를 위해 책임지고 물러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남혐 논란' 실적 악화 직결··· 랄라블라도 회복 미지수
GS리테일은 지난 1일 진행한 '캠핑가자' 홍보 포스터가 남혐 논란에 휩싸이며 몸살을 앓고 있다. 조 사장이 가맹점주들에게 "5월 캠핑행사 포스터로 논란이 된 부분에 대해 사업을 맡고 있는 최고 책임자로서 1만5000명 가맹점주와 고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직접 나서 사과문을 배포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남성 소비자들은 'NO GS' 운동을 벌이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점주들이 온라인커뮤니티에 "메갈 사건이 터진 이후 매출이 전주 대비 반토막 났으며, 당월 누계로는 20% 떨어졌다"고 호소하는 글을 올릴 정도로 매출에 영향을 주는 상황이다. 

GS리테일은 이미 올 1분기 악화한 실적 성적표를 받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리테일의 영업이익은 1분기(연결기준) 작년 동기 대비 57.6% 급감한 37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작년 대비 30.6% 줄어든 343억원이다. 매출액은 2조1001억원으로 1.9% 감소했다. 

GS25를 제외한 이커머스·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 실적 악화 탓으로 분석된다. 조 사장은 허 부회장이 2019년 말 랄라블라를 살리려고 보낸 구원투수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갑질로 또 공정위 경고장 받아··· ESG 등급 하락 위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GS리테일 본사는 공정위 현장 조사를 받았다. 하청업체에 도시락 제품을 납품 받으면서 '갑질'을 했는지가 주된 조사 사안이다.

공정위가 GS리테일에 칼날을 겨눈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불과 1년 새 세번이나 갑질로 공정위 사정권 안에 들어갔다.

공정위는 지난달에도 GS리테일에 시정 명령과 과징금 54억여원을 부과했다. 기업형슈퍼마켓(SSM) 'GS 더 프레시'가 한우 납품업체에 장려금을 요구하고, 각종 상품을 부당하게 반품해 대규모유통업법을 어긴 데 따른 제재다. 지난해 11월에는 랄라블라가 비슷한 행위로 10억5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은 바 있다. 

연속적인 공정위 제재를 받은 만큼 GS리테일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등급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배구조원(KCGS)에서 유통업계 최하위 등급(B)을 받은 GS리테일은 ESG평가 A등급을 목표로 지난 3월 허연수 대표이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조 사장 역시 ESG추진위원이다. 

그러나, 협력사와의 관계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이득을 취한 것이 드러난 만큼 올해 오히려 등급 지수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KCGS 관계자는 "경영활동과 직·간접적 이해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근로자, 협력사, 소비자 관계를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사회적 책임의 세계 표준에 근거해 평가하므로 공정위 제재를 받을 경우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앞서 근로자들과도 문제를 일으켜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코로나19 당시 "재택근무나 따지고 나약하기 그지없는 리더와 구성원은 GS25를 파멸시킬 것"이라는 조 사장의 카카오톡 메시지가 공개됐고, 당시 GS리테일의 비대면 근무환경 선제적 대응 방침과는 역행하는 것이어서 내부 구성원들의 공분을 샀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련의 사건들로 봤을 때, 조 사장이 이번 합병을 기점으로 자연스럽게 타 계열사로 후퇴할 것이란 예상을 내놓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조 사장이 오너 일가의 최측근인 만큼 쉽게 물러서진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조 사장은 GS리테일 비오너 전문경영인 가운데 핵심인물이다. GS리테일을 이끌고 있는 오너일가 3세 경영진인 허연수 대표이사 부회장과 함께 LG유통 때부터 동고동락하며 조력자 역할을 한 인물이기도 하다. 조 사장과 허 부회장은 고려대 동문으로 각각 78학번, 80학번 선후배 사이다.

조 사장은 편의점 사업부 대표를 맡았다가 2019년 GS리테일이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한 플랫폼BU장으로 올라섰다. 플랫폼BU는 GS25와 GS더프레시(슈퍼), 랄라블라 등 오프라인 점포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통합 조직이다. 플랫폼BU는 사실상 GS리테일의 컨트롤타워나 다름없다. GS리테일 측은 조 사장의 거취와 관련해 "금시초문"이라면서 "(사퇴 등) 절대 그런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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