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현금 보유' 콤텍시스템, 초대형 유상증자 절반 자금 상환에…'주주는 뒷전'

박기범 기자입력 : 2021-05-06 00:03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코스피 상장기업인 정보통신 전문업체 콤텍시스템은 창사 이래 곳간 사정이 가장 넉넉한 상황이다. 그런데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조달한 자금 절반을 차입금 상환에 쓸 계획이다. 이미 몇 년 전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도 아직 투자 재원으로 다 소진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소액주주에 대한 배려는 뒷전으로 보인다.
 
지난달 30일 콤텍시스템은 526억6800만원을 유상증자한다고 공시했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주당 990원에 총 5320만주의 신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구주주의 청약기일은 7월 9~12일이고, 일반모집 청약은 7월 19일과 20일 이틀에 걸쳐 이뤄진다. 실권이 생길 경우, 대표주관사인 신한금융투자가 모두 인수하며 인수대금의 15%를 실권 수수료로 수령할 예정이다.

이번 유상증자 규모는 상당하다. 콤텍시스템은 이번 유상증자로 인해 전체 기발행 주식 6785만1466주의 약 78%에 해당하는 5320만주를 추가로 상장한다. 유상증자로 들어온 대금 526억원은 △차입금 상환 100억원 △외상매입금 상환 140억원 △장비 구매자금 204억원 △인건비 82억원 등으로 나눠 쓸 예정이다. 상환 목적으로 유증 대금 절반에 가까운 240억원이 쓰이는 셈이다.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외상매입금 상환을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 콤텍시스템은 최근 10년간 가장 곳간이 풍부한 상태다. 지난해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총 415억원에 이른다. 또한 단기금융상품으로 62억원을 보유했다. 차입금과 외상매입금 상환 여력은 충분하다. 콤텍시스템 측은 "통상적으로 매입처와 외상으로 거래를 함에 따라 매 분기 외상매입금이 발생하고 있다"고 공시를 통해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상증자를 택함에 따라 소액주주들의 주식 희석은 불가피하게 됐다. 우리사주조합 청약분을 제외한 물량은 보호예수(에스크로)되지 않아 오버행(대량 매도 대기 매물) 이슈가 내재돼 있다.

올해 실시된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 가운데 콤텍시스템보다 기발행주식 대비 신주 발행 비율이 높은 기업은 해성옵틱스밖에 없다. 한화시스템도 기발행주식 대비로 70% 이상의 신주를 발행했지만 이를 차입금 상환 재원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신한금융투자는 대규모 신주 물량 일시 출회 및 실권주 발생에 따른 주가 희석 위험을 지적하며 "이번 인수물량이 잠재 매각물량으로 존재해 주가 상승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콤텍시스템은 지난 유상증자 대금을 아직도 소진하지 않았다. 2018년 단행한 유상증자를 통해 유입된 현금을 신규 사옥 건설에 투자하려 했으나 적합한 후보지를 선정하지 못해 한동안 자금을 집행하지 않고 보유했다. 2년이 지난 지금도 '과천펜타시티'라는 명칭으로 과천지식정보타운 내 '지식10획지'를 개발 진행 중에 있다. 2022년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5년의 시간 동안 유상증자 대금을 사업을 키우기 위한 재원으로 전부 사용하지 않은 것이다.

콤텍시스템은 "2018년 유상증자는 납입 완료 이후 신사옥 건설과 관련한 기존 계획에 예기치 못한 차질이 발생해 미사용 잔액이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일련의 흐름에 소액 주주들이 소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의 지분이 23%에 불과해 대부분 유상증자 대금은 일반 주주가 납입해야 한다"면서 "또한 증자로 외상매입금을 상환한다는 것도 기업의 비전을 밝히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액을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려는 것은 주주를 설득할 의지가 적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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