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협상 가능성 열어두고 대치하는 北美...文정부 외교 시험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해원 기자
입력 2021-05-04 03: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美 "대북정책 적대 목표 아냐" 北 달래기 나서

  • 北美 미묘한 기싸움...文정부 '외교적 묘수' 변수

미국 정부가 북한을 향해 협상의 문을 열어두고 유화적 제스처를 제시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외교 능력이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최종 대북정책이 공개되는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 간 간극을 조율하기 위한 정부의 '외교적 묘수'가 협상의 또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워싱턴DC 연방 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북한을 향해 협상의 문을 열어두고 유화적 제스처를 제시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외교 능력이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최종 대북정책이 공개되는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 간 간극을 조율하기 위한 정부의 '외교적 묘수'가 협상의 또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일(현지시간) ABC방송을 통해 앞서 북한이 발표한 미국 비난 담화에 대해 "우리의 대북정책은 적대를 목표로 한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협상 가능성 열어둔 북·미...韓중재자 역할 주목 

설리번 보좌관은 "해결을 목표로 하고 있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궁극적으로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전부냐 전무냐 하는 것보다는 좀 더 조정된 실용적인 신중한 접근법이, 북한 핵 프로그램이 제기한 도전을 줄이는 방향을 향해 나아가도록 하는 최선의 기회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궁극적 목표를 향한 외교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며 "목표를 향한 길에서 진전하는 것을 도울 수 있는 실용적 조처에 노력할 준비가 돼있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미국 정부가 유화 제스처를 내민 것은 북한에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적대 정책'을 취한다고 비판한데 대해 "적대 정책이 아니다"라고 해명해면서 외교의 문을 열어둔 셈이다. 이달 21일 개최되는 한·미정상회의를 앞두고 북한의 추가 도발 등을 막기 위한 조치로도 해석된다.  

미국이 제시한 '외교의 문'은 북한이 발표한 대미담화에도 담겨있다. 전날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은 바이든 정부를 겨냥해 "큰 실수를 했다"며 "감당하기 어려운 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미국의 대북 정책이 북한 적대시 방향으로 결정됐다고 판단한 북한이 불만을 제기하면서 본격적인 기선 제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그러면서도 북한은 바이든 대통령을 '미국 집권자'라고 표현했다. 대통령이라는 표현 보다는 낮은 표현이지만 북한 특유의 거친 수사가 아닌 한 단계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비난담화의 주체도 ‘국장급 실무선’으로 수위를 낮춰 협상 가능성을 열어 두고 전략적으로 행동하겠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으로 쏠리는 눈, 두번째 한·미외교장관 회의서 대북정책 논의

양측 다 협상 여지는 남겨 둔 채 미묘한 기싸움을 벌이면서 우리 정부의 중재자 역할이 주목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달성 여부는 북한이 요구하는 '대북적대시 정책 수정'을 어떻게 끌어내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종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리 정부는 영국에서 또 한번 미국 측과 마주앉는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3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영국에서 두번째 한미외교장관회의를 개최한다. 양 장관은 21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 주요 의제를 조율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협력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북한이 비난담화를 통해 밝힌 '전면 대결' 경고도 화두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밝힌 새 대북정책의 최종 목표는 '완전한 비핵화'다. 이를 제재와 외교를 병행하면서 실용적 접근을 모색하겠다는 게 바이든 행정부의 계획이다. 다만 북한은 "외교와 단호한 억제를 운운한 것은 미국 사람들로부터 늘 듣던 소리이며 이미 예상했던 그대로"라고 반발했다. 협상 테이블로 북한을 끌어내기에는 부족하다는 뜻이다. 

북한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대북정책과 한·미 양국의 대북 공조의 방향이 구체적 방향을 공개하기 전까지 추가적으로 대미·대남 압박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한미장관회의에선 완전한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북정책과 향후 제기될 북한의 반발 등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