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뒤집힌 위안부 판결…일본 정부, 언급 자제하면서도 '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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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4-2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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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방장관 "현시점서 정부 논평 삼가고 싶다"

  • "판결, 정밀 분석 필요해…입장 바뀐거 없다"

  • 일본언론 편집위원 "1월 판결, 예외적이었다"

한국 법원이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두 번째 판결에서 ‘주권면제(국가면제)’를 인정하며 각하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일본 정부는 직접적인 언급은 거부했다. 그러나 한국 법원이 첫 번째 판결과 다른 결정을 내린 것을 내심 환영하는 분위기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일본 관방장관[사진=교도·연합뉴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일본 NHK 공영방송 등은 일본 정부의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의 발언과 함께 한국 법원의 판결 소식을 신속하게 보도했다.

가토 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한국 법원의 손배소 각하 결정에 대해 “1월 8일에 있던 재판과 판결을 다르지만, 내용 면에서 정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현시점에서 정부 차원의 논평은 삼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판결이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판결 내용을 확실히 분석하지 않은 상황에서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한국 법원이 1차 때와 다른 판결을 낸 것이 한국 측의 태도 변화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해당 건에 관한 일본의 입장은 기본적으로 바뀐 것이 아무것도 없다”면서 “한국이 국제법 위반을 바로잡을 적절한 조치를 마련할 것을 정부 차원에서 강력히 촉구한다”고 답했다.

이는 일본이 지난 2015년 한일 외교부 장관 간 합의 등으로 위안부 피해자 배상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는 태도를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가토 장관은 한국 법원의 지난 1월 판결이 국제법 및 한일 양국 간 합의에 어긋나는 것이었음을 분명히 했다. 일본 외무성은 지난 1월 8일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한국 법원의 판결이 나오자 당시 남관표 일본 주재 한국대사를 초치하는 등 강력히 반발했다.

가토 장관은 이번 판결에 대한 정부의 공식 입장 발표를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현지 언론 등은 한국 법원의 이번 판결을 매우 반기는 듯하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의 미네기시 히로시(峯岸博) 편집위원은 “원래 국가를 상대로 한 이런 종류의 재판은 ‘주권면제’가 적용되는 것이 보통”이라며 “일본 정부에 배상을 명령한 지난 1월의 판결이 예외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1970~80년대 민주화·민주 운동의 강한 영향을 받은 판사가 많은 한국의 사법 사정을 고려할 때 현 정권에서 이런 판결이 나온 것은 획기적”이라며 “‘헌법보다 국민정서법이 위에 있다’고 여기는 나라에서 한일 외교는 한국 사법부에 의해 끊임없이 농락당해왔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주권 국가가 다른 나라 법정에 서지 않는다는 국제관습법상의 ‘주권면제’ 원칙을 내세우며, 지난 1월에 이어 이번 소송 재판에도 불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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