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 않은 '모더나 백신' 국내생산 유치...'EU 백신 생산기지' 이탈리아도 결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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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4-1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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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라기 총리 나섰지만, 결국 무산...모더나-伊, 서로 '네탓' 공방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직접 나서 모더나의 mRNA(전령 리보핵산) 기반 코로나19 백신을 자국에서 위탁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끝내 무산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유럽의 백신 생산기지 중 하나인 이탈리아의 총력전에도 양측의 조건이 맞지 않아 협상이 결국 결렬했다는 소식이다.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사진=로이터·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탈리아 정부가 자국에서 mRNA 기반 백신의 위탁생산 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미국 모더나와 스위스의 노바티스와 접촉해 자국 내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 생산 방안을 타진 중이다.

이탈리아는 중부 라치오주의 아나니(Anagni) 지역 등에 위치한 의약품 생산시설을 통해 유럽 지역에 공급할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 생산하는 대표적인 생산 기지다.

그러나, 최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뿐 아니라 존슨앤드존슨 산하 얀센 등 아데노바이러스 벡터(전달체) 기반의 코로나19 백신에서 혈전 부작용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각국이 접종 규모를 제한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이탈리아 정부는 자국의 한정적인 의약품 생산 용량을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기반 백신이 아닌 mRNA 기반 백신에 배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FT에 따르면, 드라기 내각은 모더나와의 협상을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했다. 모더나와 계약을 맺기 위해 드라기 총리가 직접 나서 스테판 반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와 대화했지만, 협의는 끝내 결렬했다.

결렬 이유에 대한 이탈리아와 모더나 양측의 말은 서로 엇갈리는 상황이다. 서로에게 무산 책임을 떠넘기려는 것이다.

이탈리아 측은 "모더나가 이탈리아 제조공장에 백신 기술을 이전하고 생산 과정을 감독할 인력을 배치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라면서 제약·바이오업체 중 비교적 규모가 작은 신생기업인 모더나에 책임을 넘기는 모양새다.

모더나는 이날 FT의 논평 요청을 거부했지만, 앞서 "이탈리아 측이 자국의 의약품 제조용량을 확장하긴 했지만, 백신 제조를 할 만큼 충분한 역량을 갖춘 인력이 모자라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탈리아 정부는 현재 백신 개발 단계에 있는 노바티스와 자국 기업인 레이테라와도 백신 생산 초기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임상 3상 시험을 진행 중인 노바티스는 오는 5~6월 중 유럽연합(EU) 의약 당국으로부터 백신 출시 승인을 받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바티스는 지난 3월 독일 큐어백과 백신의 일부 제조 공정에 대한 초기 계약을 체결했다.

이탈리아 로마 소재 생명공학 기업인 레이테라는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기반 백신을 개발 중이며, 아직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오는 8월 모더나와 코로나19 백신 국내 위탁생산 계약을 맺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지난 15일 백영하 범정부 백신도입 태스크포스(TF) 백신도입총괄팀장은 "국내 제약사가 해외에서 승인된 백신을 생산하는 것에 대해 구체적인 계약 체결을 진행 중"이라며 "8월부터는 승인된 백신이 국내에서 대량으로 생산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업계와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와 모더나 백신을 유력한 후보로 꼽았는데 다음 날인 16일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발표가 스푸트니크V와 관련한 사안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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