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를 찾아서] LS그룹① 구자열 회장, 무협 수장까지...광폭 행보 원동력은 ‘사업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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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1-04-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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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업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의 차이는 그 기업에 소속돼 있는 사람들의 재능과 열정을 얼마나 잘 끌어내느냐 하는 능력에 의해 좌우된다.” 토마스 제이 왓슨 전 IBM 회장이 남긴 말이다. 기업 구성원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것은 최고경영자(CEO·Chief executive officer)의 역할이다. 이는 곧, 기업(Company)은 리더(Chief)의 역량에 따라 흥할 수도, 망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기업에서 리더의 역할은 중요하다. 아주경제는 기업(Company)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다양한 C(Chief : CEO or CFO or CTO)에 대해 조명해보려 한다. <편집자 주>

올해 주요 경제인단체 수장이 잇달아 바뀐 가운데 재계 안팎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가 바로 구자열 LS그룹 회장이다. 

구 회장은 지난 2월 24일 제31대 한국무역협회(이하 무협) 회장에 공식 취임했다. 그의 취임은 15년 만에 정부 관료 출신이 아닌 민간 기업인이 협회를 이끌게 됐다는 점에서 큰 화제였다.

그런데 더욱 이목을 끈 것은 아버지에 이어 부자((父子)가 2대에 걸쳐 무협 회장직에 오른 진기록이었다. 구 회장의 선친인 구평회 회장은 22∼23대 무역협회장(1994∼1999년 재임)을 역임한 바 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지난 2월 24일 한국무역협회 정기총회에서 제31대 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사진=무협 제공]


◆사업보국의 또 다른 이름 ‘무역보국’...2대 걸쳐 무협 수장 맡아

구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무협 회장을 맡게 돼 영광”이라며 “평생을 기업 현장에서 보낸 경험을 바탕으로 7만여 회원사가 당면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현장의 목소리에 낮은 자세로 귀 기울여 업계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대변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취임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대를 이어 중책을 맡게 돼) 저희 집안의 영광”이라며 “우리나라 무역보국(貿易報國)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우리나라 무역 활성화를 책임지는 무협의 수장으로서 ‘무역보국’이란 말을 썼지만, 그의 의욕적인 행보의 기본 정신은 ‘사업보국(事業報國)’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사업보국은 ‘기업 활동으로 국가와 인류사회에 공헌하고 봉사한다’는 뜻으로, 우리나라 기업인이라면 이를 바탕으로 경영을 하지 않는 이는 없다.

무협 회장이라는 미션을 하나 더 받아든 구 회장은 사업보국을 한층 더 구체화한 무역보국을 통해 기업인의 책무를 다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전 세계 무역 현장 누빈 천생 사업가

구 회장은 서울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런던비즈니스스쿨을 수료했다. 1978년 평사원으로 럭키금성상사(현 LG상사)에 입사, 15년간 미국·싱가포르·일본 등 전 세계 무역 현장을 두루 누빈 그야말로 천생 기업인이다.

신입사원 시절 미국에서 피혁 의류 무역부터 시작했고, 일본 지역본부장(1992∼1994년) 시절에는 중국·러시아에서 직접 상품을 떼어다 일본에 팔 정도로 무역 거래에 대한 정통한 상사맨으로 거듭 났다.

1995년 LG증권(현 NH투자증권) 국제부문 총괄 임원으로 일하는 등 국제금융 분야에서도 경력을 쌓았다. 2001년 LS전선 재경 부문 부사장에서 2008년 12월 LS전선 회장으로 승진했고, 2013년부터는 LS 회장으로 그룹을 이끌어왔다. LS그룹을 이끌면서 전 세계 25개국 100여 곳에 현지 생산·판매법인을 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구 회장은 공공분야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국가지식재산위원회 공동위원장, 발명진흥회장 등을 역임하며 정부 정책 수립과 산업 활성화에도 이바지했다.
 

지난 3월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다함께 가는 수출 7000억불 시대 희망콘서트'에서 무역협회 구자열 회장(오른쪽)이 정세균 국무총리(왼쪽)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무협 제공]


◆LS그룹 내실 경영, 올해는 ‘해현경장’의 자세로

이는 내실 있는 LS그룹 경영이 기반이 됐기에 가능했다. 실제로 구 회장은 재계 순위 17위(자산총액 기준)의 LS그룹 수장으로서 구체적인 실행 아젠다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구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비해 '현금 창출'을 최우선 순위로 놓고 경영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고수익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재고와 채권의 운용효율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금 창출 경영을 가장 선두에 두는 동시에 신재생에너지·친환경 등 LS의 미래성장사업의 성과 도출, 해외법인의 독자적인 사업역량 확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가속화 등 4가지 핵심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그는 특히 ‘느슨해진 거문고 줄을 다시 매어 본연의 소리를 되찾는다’라는 의미의 사자성어 해현경장(解弦更張)을 제시하며 “어려움 속에서도 원하는 결과를 반드시 만들 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서로를 격려하자”고 구성원을 격려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은 그의 이력이 말해주듯 기업인으로서 나라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라면 마다하지 않는다”라며 “열정적인 그의 광폭 행보는 올해 무역 현장뿐만 아니라 재계 곳곳으로 향할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2월 무역협회장에 취임한 구자열 LS그룹 회장 [사진=LS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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