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GDP 대비 가계부채 100% 육박… 2009년 대비 27.6%p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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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현 기자
입력 2021-04-05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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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채의 질도 악화… 단기부채 비중 22.8% 차지

  • 조세연 "금리 상승기에 경제 전체 충격 우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의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00%에 육박하는 등 전 세계 주요국 대비 증가 속도가 유난히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조세재정연구원의 '국가별 총부채 및 부문별 부채의 변화추이 비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기준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는 98.6%를 기록했다.

이는 전 세계 평균인 63.7%, 선진국 평균인 75.3%보다 높은 수준이다.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 2008년 이후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7.6%포인트 증가했다. 전 세계 평균 3.7%포인트, 선진국 평균 -0.9%포인트와 비교해 격차가 컸다.

부채의 질도 나빠지고 있다. 한국의 가계부채는 단기(1년) 비중이 22.8%를 차지한다. 이는 프랑스(2.3%), 독일(3.2%), 스페인(4.5%), 이탈리아(6.5%), 영국(11.9%) 등 유럽 주요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단기 비중이 높다는 것은 유동성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한국보다 단기 비중이 높은 주요국은 미국(31.6%)이 유일하다.

한국 가계의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47.2%(2019년 기준)로 독일(28.3%), 미국(17.3%) 등보다 높다.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는 당장 유동화할 수 있는 자산 대비 부채를 보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부채 위험도가 크다고 본다.

GDP 대비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43.9%(2019년 기준)로 미국(49.5%), 프랑스(45.4%) 등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다만 조세연은 최근 한국의 주택대출 증가 추세는 조사 대상 국가 중 높은 수준으로, 증가 속도에 대한 모니터링 및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한국은 다른 나라와 달리 전세금 제도가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주택담보대출에 전세금 규모를 합산해 주택대출을 재계산하면 GDP 대비 비중이 61.2%로 해외 주요국과 비교할 때 높은 수준이 된다.

또한 조세연은 가계부채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기타대출(대부분 신용대출)의 규모가 주요국 대비 매우 높다는 점도 주목했다. 한국의 경우 GDP에서 기타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 급격히 늘었지만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일본 등은 감소했다.

기타대줄 증가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경영환경 악화에 따른 대출, 생활자금 마련을 위한 대출, 기준금리 인하 및 유동성 공급 확대 등에 따른 주식 투자 등 다양한 요인이 섞여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기타대출 중 상당 부분을 주택 구매나 전세자금 용도로 활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세연은 "부채규모가 크게 늘어난 현 시점에서 금리가 급격하게 인상되는 경우 부채 부담에 따른 이자 비용이 크게 증가하는 등 경제 전체에 충격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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