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공정위 조사방해로 검찰고발...네트워크 차단부터 육탄전 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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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21-03-3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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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정위, 애플코리아 및 소속 임원 조사방해 행위 고발 및 3억 과태료

[사진=AFP 연합뉴스]

애플코리아가 두 차례에 걸쳐 공정거래위원회 현장 조사를 방해해 검찰 고발을 당했다. 방식도 다양했다. 네트워크를 차단해 자료에 접근하는 것을 막았고, 그다음에는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애플코리아 및 소속 임원의 조사방해 행위에 대해 총 3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애플 법인과 소속 임원 1명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31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애플의 현장 조사 방해는 2016~2017년에 걸쳐 두 차례 이뤄졌다. 

공정위는 2016년 6월 16일 1차 현장 조사를 위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애플코리아를 찾았다. 이동통신 3사에 대한 경영간섭 등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 개시' 공문과 '전산 자료 및 비전산 자료 보존 요청서'를 제시하고, 이통사 영업 담당 부서의 PC·이메일 등 전산 자료를 삭제·변경·훼손·은닉하면 안 된다는 점을 고지했다.

애플의 이통사별 영업담당자를 조사하던 중 공정위는 오후 3~4시쯤 애플 사무실 내의 인트라넷과 인터넷이 단절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공정위 조사 공무원이 네트워크 단절 원인을 파악해 신속히 복구해 달라고 요청했는데도 애플은 어떠한 사실도 확인해 주지 않았다.

이로 인해 애플의 경영 간섭 혐의를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에 접속이 불가능했고, 전산 자료에 대한 자료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공정위가 확인하려던 사이트는 국내 이통사와 체결한 계약 현황과 광고기금의 집행내역·기금의 현황 자료를 관리하는 AMFT(Apple Marketing Funds Tracker)와 국내 이통사의 광고안에 대해 허가·취소·거부 등의 의사를 표시한 자료를 관리하는 '미팅룸(meeting room)'이었다.

공정위는 애플에 해당 자료를 제출할 것을 두 번이나 요청했지만, 애플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애플의 조사 방해는 다음 해에도 지속됐다. 2017년 11월 공정위는 애플의 1차 현장 조사 방해 혐의와 경영 간섭 등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2차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애플코리아 조사 방해 관련 사진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이번에는 육탄전이 벌어졌다. 당시 현장 조사에 응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책임자였던 애플 소속 임원 류모 상무는 공정위 조사공무원의 현장 진입을 30여분 동안 저지·지연했다. 보안요원, 대외협력팀 직원과 공정위 조사공무원들의 팔을 잡아당기고 막아서는 방법으로 현장 진입을 방해했다.  

김성근 공정위 서비스업감시과장은 "애플 측이 변호사가 올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요청해서 기다렸지만 변호인이 온 후에도 계속 현장 진입을 방해했다"며 "이 부분을 조사 방해 행위로 봤다"고 말했다. 

이에 공정위는 애플의 네트워크 차단 및 미복구 행위에 2억원, 자료 미제출 행위에 1억원의 과태료를 각각 부과했다. 이는 전산화된 업무 환경을 가진 피조사업체가 서버에 저장된 자료의 접근을 방해한 행위에 대한 첫 번째 제재 사례다.

현장 진입을 막은 행위에 대해서는 애플과 소속 임원 1명을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고의적인 현장 진입 저지·지연 행위에 대한 고발은 2012년 6월 과태료 규정에서 형사처벌 규정으로 개정된 이후 최초로 적용됐다. 이 사실인 인정되면 공정거래법상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김성근 과장은 "애플은 소속 임직원의 조사방해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다 하지 않았다"며 "공정거래법 제70조 양벌규정에 따른 법인의 책임을 묻기 위해 고발대상에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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