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L의 명과암]①로건리 호텔·방탄 공연 '각인'...적재적소 전략 ‘通’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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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정 문화팀 팀장
입력 2021-04-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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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펜트하우스' 속 등장인물 로건리(박은석 분)가 머무는 여의도 특급호텔 펜트하우스는 실제로 페어몬트 호텔 서울의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에서 촬영했다. [사진=페어몬트 호텔 & 리조트 제공]


최근 우리는 드라마 속 배경이나 명칭, 로고, 물건 등을 이용한 간접광고(Product Placement, PPL)를 심심찮게 마주한다. 아무리 잘 만들어도 광고라는 생각에 비판적 시각을 갖게 되는 직접 광고와 달리, PPL은 별다른 거부감 없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해당 회사나 제품에 대한 인지도와 호감도까지 단숨에 끌어올린다. PPL의 대상이 나날이 확대되는 것도 어쩌면 그 이유일 것이다. 각종 소비재를 넘어 특정 기업의 브랜드, 더 나아가서는 특정 지역까지······. 장르도 확장됐다. PPL은 드라마를 넘어 연극과 뮤지컬, 심지어 웹툰까지 진출하며 영향력을 키웠다. 이 시대 최고의 문화 권력은 PPL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큰 관심은 때론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최근 중국 자본이 투입된 몇몇 드라마에 중국 제품이 PPL로 등장하자, '친(親) 중국' '역사 왜곡' 논란이 야기되며 몸살을 앓았다. PPL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는 2021년, PPL의 긍정적인 부분과 더불어 사회에 끼치는 악영향은 무얼까. PPL의 명과 암에 대해 2회에 걸쳐 조명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로건리 방' '천서진 차'. 인기 드라마 '펜트하우스' PPL 효과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PPL은 과도한 설정으로 논란의 중심이 되기도 하지만, 드라마의 내용을 해치지 않고 자연스럽게 상품을 노출한다면 브랜드 인지도와 호감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K드라마의 위상이 나날이 높아지며 국내 소비자는 물론 글로벌 소비자 대상으로도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도 매력 요인이 된다. 
 
로건리가 묵었던 방이에요···페어몬트 호텔 PPL 등에 업고 인지도 'UP'
인기 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동생을 죽인 범인에게 복수하기 위해 한국으로 온 부동산 재벌 로건 리(박은석 분). 그의 연기와 더불어 큰 관심을 얻은 곳이 있다. 바로 지난달 24일 공식 개관한 아코르 그룹 럭셔리 호텔 '페어몬트 호텔 서울'이다.

그가 머무르는 특급호텔 펜트하우스가 전파를 타자,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폭발했다. 

극 중에서 로건 리가 묵었던 숙소는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의 펜트하우스(프레지덴셜 스위트)다. 이곳의 하루 숙박비는 1500만원을 훌쩍 넘는다. 

'페어몬트' 브랜드는 PPL을 적재적소에 활용하기로 유명하다. 과거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Sex and the City)'와 '소프라노스(The Sopranos)', 고전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Breakfast at Tiffany’s)'에서 만난 뉴욕 더 플라자, 페어몬트 매니지드 호텔은 이미 우리에게 꽤 친숙한 호텔로 자리잡았다. 

특히 지난 2016년 캐나다 퀘벡에 위치한 페어몬트 샤토 프롱트낙(Fairmont Le Château Frontenac)은 드라마 '도깨비'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방송 내내 캐나다 여행과 해당 호텔 검색량이 급증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최근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그래미 어워드 단독 공연 촬영분을 사전에 페어몬트 서울에서 사전녹화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페어몬트 서울의 한국 내 인지도는 또 한 번 '급상승'했다. 
 
펜트하우스 천서진 차로 유명세···배우 맞춤형 PPL, 통했다
강렬한 전개로 안방극장을 사로잡는 '펜트하우스'. 드라마 인기 덕에 PPL에 참여한 기업은 상당한 홍보효과를 누리고 있다. 

과거 드라마 스카이 캐슬을 비롯해 호텔 델루나, 사랑의 불시착 등 상류층이 등장하는 인기 드라마에 지속적으로 PPL을 진행해온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최상류층 간의 갈등을 다루는 드라마 펜트하우스에도 등장했다.

차량 등장 이후 특정 배역의 차종을 묻는 문의가 크게 느는 등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극중 인물에 따라 플래그십 모델부터 신차, 전기차 등 각자 다른 차량을 매칭한 '배역 맞춤형' 전략이 제대로 통한 것이다. 

화장품 PPL은 이미 보편화됐다. 배우 최강희, 이레, 김영광, 음문석 주연 드라마 '안녕? 나야!' 속 화장품 PPL이 대표적이다. 극의 흐름을 깨뜨리지 않는 자연스러운 상품 노출로 광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 

스킨케어 브랜드 디폰데는 적재적소에 제품을 배치해 시청자들이 광고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했다. 과하지 않은 PPL이 전파를 탄 후 제품 문의도 대폭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PPL로 드라마 세계관 완성? AI 솔루션까지 확대 
조승우, 박신혜 주연 드라마 '시지프스'는 이색 PPL로 화제몰이를 했다. 식품이나 의류 등의 소비재를 넘어 B2B 기업의 AI(인공지능) 솔루션이 PPL로 등장해 시선을 끈 것이다. 

이 PPL은 AI 머신비전 솔루션을 개발해 공급하는 기업 라온피플은 천재공학자 한태술(조승우)과 미래에서 넘어온 강서해(박신혜)의 여정을 담은 드라마의 독창적 세계관을 위해선 필수불가결한 요소였기 때문에 자연스레 녹아들 수 있었다. 

드라마에 등장한 차량번호판 AI 인식, 지도기반 AI 교통분석, AI 안면인식 등은 라온피플에서 개발한 '라온 로드 AI' 솔루션의 일종. 또 IT기업의 스마트한 이미지를 한층 더 두드러지게 만든 '스템 오디오'는 화상회의 전문업체 보피어의 솔루션이다.

AI 딥 러닝 기반의 차세대 영상회의 솔루션인 스템 오디오는 드라마 속 회의실과 상황실 등 적재적소에 배치되며 드라마의 몰입감을 높였다는 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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