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R 규제 완화 종료… 국채금리 상승에 코스피 더 휘청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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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21-03-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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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사진=CNBC 홈페이지 캡처]


코스피지수가 하락세다. 3000포인트가 위협받는 모습이다. 이날 증시는 중국이 미국과 유럽과 갈등을 이어가면서 시장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하지만 더 큰 배경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은행권의 보완적 레버리지 비율(SLR) 면제 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점이 우려감 확대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변동성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금리인상 이슈에도 실제 미국 국채금리의 급등이 안정세를 되찾고 있어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말한다.

2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0.72포인트(-1.01%) 하락한 3004.74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한 데 따른 뉴욕증시가 상승 마감하면서 상승세로 출발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물량이 확대되면서 지수는 하락혹을 키웠고 3000포인트도 위협받는 상황이 됐다.

SLR은 총자산이 2500억달러 이상인 대형은행이 국채를 포함한 위험 자산을 추가로 매입할 경우 자기 자본을 일정 수준 이상 보유하도록 하는 제도다. 연준은 지난해 4월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금융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한시적으로 SLR을 면제한 바 있다. 이는 은행들의 국채 추가 매입을 유도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대책이었다.

SLR 면제 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하면서 증시 불안정은 당분간 이어질 거란 전망이 많다. 강재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SLR 완화 조치가 연장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연준이 1월 FOMC에서 봤듯이 금융취약성을 신경쓰기 시작했고 FDIC(연방예금보험공사) 의장도 연장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발언을 했다는 점도 이렇게 보는 이유 중 하나”라면서 “무엇보다도 경기와 통화정책, 그리고 은행의 자본비율(건전성) 간의 관계를 보면 이제는 굳이 이러한 규제 완화가 지속될 필요가 없다는 사실에 주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영재 KB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때 국채에 대한 수요를 높이고 금리의 하향 안정화를 유도하기 위해 시중은행의 SLR 완화를 결정한 바 있다”면서 “3월 말로 예정된규제 완화 종료 시점이 다가오자 완화 조치가 연장되지 않을 경우 장기물 채권 매도세가 강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고 했다.

증시에 대한 영향도 크다. 강 연구원은 “SLR 조치가 연장이 안될경우 금리는 재차 상승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미국 국채 금리의 추가상승을 유도해 더욱 큰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거란 얘기다.

서 연구원은 “주식 자금은 1월 말부터 나타난 금리 상승으로 인해 증시가 조정 받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는 양상을 보였다”면서 “경기 회복에 기반한 금리 상승은 단기적으로는 증시변동성 확대 요인”이라고 말했다.

다만 너무 비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것은 지나친 우려라고 말한다. 서 연구원은 “단기적으론 악재이지만 중기적으로는 증시에 긍정적”이라며 “향후 경기 회복에 기반한 점진적인 금리 상승이 나타나면 주식으로의 자금 유입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금리 급등세가 완화될거란 기대가 시장에 형성되고 있다”며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지난 주말 SLR 종료에도 불구하고 미국 10년물 금리는 1.7%부근에 머물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했다.

이어 “금리는 2분기 중 추가적인 금리 상승이 있을 것이나, 그렇다고 시장이 상반기에 반년 내내 금리상승만 걱정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금리가 쉬어 가면서, 증시도 부양책과 백신, 실적발표 등의 긍정적 측면을 반영하는 시기로 진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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