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인어] 사랑이라는 '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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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1-03-1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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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다'는 뜻의 영어 단어 프리(free)의 어원은 꽤 흥미롭다. 사랑하다는 의미를 가진 고대 인도유럽어 'pri'에서 나왔다. 사랑과 자유가 무슨 상관일까 싶지만, 어원사전에 실린 설명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고대에 사랑을 하고 자신의 의지대로 가족을 만들 수 있는 이들은 '자유로운' 시민들뿐이었다. 속박된 노예들에게는 사랑, 가족, 우정 등은 허용되지 않은 탓이다. 때문에 사랑을 하고 가족을 만드는 것 자체가  '자유롭다'는 것을 뜻하게 됐다. 2021년. 노예제는 사라졌다. 사랑을 할 자유는 누구에게나 있는 것만 같다. 그러나 슬프게도 이는 사실이 아니다. 지난 15일 교황청은 동성 간 결합을 축복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동성결혼은 죄악이며, 하느님의 계획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이유다. 모호하고도 불분명하다. 분명하게 남은 것은 수백만명에 달하는 가톨릭 동성애 신도들이 자신의 사랑을 죄악으로 껴안으며 울부짖게 됐다는 것뿐이다. 만약 성경이 정말 하느님의 계획과 뜻이라면, 고린도전 13장 13절은 왜 이성애자들에게만 허용되는지, 정말 신의 계획은 무엇인지 자못 궁금해진다.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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