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금태섭 “안철수 퀴어 발언은 혐오·차별·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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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21-02-25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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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태섭 무소속 서울시장 예비후보 인터뷰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의 얘기는 퀴어 축제를 광화문 광장에서 못하게 하겠다는 거다. 그건 위헌이다. 안 볼 권리나 거부할 권리를 얘기하면서 집회를 금지한다는 건 정면으로 헌법에 반하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얘길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금태섭 무소속 서울시장 후보는 23일 용산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가진 본지 인터뷰에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이슈로 떠오른 퀴어 축제 문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금 후보는 20대 국회의원 시절 퀴어 축제에 나가는 유일한 국회의원이었다. 그는 성 소수자 담론을 서울시장 선거의 의제로 던진 이유에 대해 “이 이슈를 통해 구태의연하지 않은 야권의 모습을 보이면 야권에 대한 이미지가 바뀔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던진 것”이라고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등 소신 발언을 통해 주목받았던 금 후보는 이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당론을 어겼다는 이유로 민주당의 징계를 받았다. 재심을 신청했지만 민주당은 결정은 미뤘다. 결국 탈당했다. 이후 ‘다른 의견은 용납하지 않는’ 민주당의 편협함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존재로 자리 매김했다.

금 후보는 “민주당 후보와 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며 “저는 다원주의적 가치와 소통을 상징할 수 있는 후보”라고 했다. 이어 “많은 분들의 예상을 뒤엎고 안 후보를 역전해서 꺾는다면 선거 과정 자체가 하나의 드라마가 될 것이다. 기세의 후보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Q. 지난 토론회 때 던진 '서울시장의 퀴어 퍼레이드 참석'이 이슈가 됐다. 안 후보가 말한 '거부할 권리'라는 표현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제가 안 후보에게 얘기한 건 퀴어 축제에 같이 참여하자는 거다. 지금 얘기되는 건 퀴어 축제를 도시 외곽으로 보내겠다는 거다. 광화문 광장에서 퀴어 축제를 못하게 하겠다는 거다. 그건 위헌이다. 서울시장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안 볼 권리나 거부권을 얘기하면서 집회를 금지한다는 건 아주 정면으로 헌법에 반하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얘기를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서울부산시장 후보자도 마찬가진데, 나오는 분들이 헌법에 대한 이해가 이렇게 없을 수 있나. 이렇게 시대착오적, 위헌적인 발언을 정치 지도자들이 한다는 게 정말 충격적이다.”

Q. 서울시 광장사용심의위에서 결정할 권리가 있는 거 아닌가.

“그 위원회라는 건 여러 절차적 문제, 동시에 같은 날 양쪽에서 신청하는 그런 문제를 조정하는 거다. 서울시장이 보지 않을 권리, 거부권을 얘기하면서 광화문 퀴어 퍼레이드를 거부하고 시 외곽으로 가라는 건 정면으로 헌법 위반이다. 그렇게 따지면 정부가 ‘정부 비판적 집회를 광화문 광장에서는 안 된다. 외곽의 한적한 데서 해라. 안 볼 권리도 있다’고 할 수도 있지 않나. 그건 말이 안 되는 거다. 그건 위헌이다. 애초에 제가 말한 건 소수자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서 시장이 되면 퍼레이드에 참여하자는 것이다. 영국의 지금 수상인 보리스 존슨이 대표적 보수 정치인인데, 런던시장을 할 때 무지개 깃발을 휘날리면서 퀴어 퍼레이드에 참여했다. 이건 보수 진보의 문제가 아니라 보편적 인권의 문제니까 퀴어 퍼레이드에 참여하자고 한 거다. 지금 안 후보를 비롯한 사람들의 얘기는 광화문 광장에서 못하게 하고 외곽에서 하겠다는 거다. 그러면서 그게 차별은 아니라고 하는데, 혐오와 차별이며, 위헌이다. 무슨 권한으로 서울시장이 집회를 시 외곽에서 하라마라 하는 건가. 헌법에 무지한 정치인들의 모습이 정말 충격적이다.”

Q. ‘성 소수자 담론’은 표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다수다. 다양한 의제 중 이를 꺼내든 이유는 뭔가.

“저는 그게 얄팍한 표 계산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야권이 몰락한 이유 중 하나가 얄팍한 표 계산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소위 태극기 부대를 비롯해 극단주의자에 대해서 단호한 태도를 취하지 못하고 표 계산하다가 참패했다. 야권이 승리하기 위해선 어렵고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 얘기하고 ‘우리는 진영의 눈치를 보는 민주당과 다르다’ 이렇게 차별화 해야한다. 민주당이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끌려가고 눈치를 보는 것처럼, 우리가 우리 지지자들의 눈치를 보고 끌려가는 식으로 해서 어떻게 이기겠나. 저는 다르고 차이가 나는 모습 보여줘야만 야권이 이길 수 있다고 본다.”

Q. 첫 토론회에서 이 문제를 던진 이유는.

“첫번째, 소수자 문제가 논의되길 바랐다. 국회의원 때도 너무 논의하고 싶었지만 다들 외면하니까 이런 자리에서 논의해보고 싶었다. 두 번째, 지금 야권에 대해서 국민들이 갖고 있는 고정 관념, 야권의 정치가 낡았고, 구태의연하고 꼰대 같은 얘기만 한다는 생각을 바꾸고 싶었다. 이 이슈를 꺼내서 야권이 그렇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 야권에 대한 이미지가 바뀔 수 있다, 그런 기대를 갖고 내놓은 거다. 저는 사실 안철수 후보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 우리가 이 주제에 대해서도 얘기를 해야한다는 말을 하고 싶었는데, 제 예상을 뛰어넘어 집회를 서울 중심부에서 못하게 하고 외곽에서 하게 해야 한다는 얘기를 할 줄은 전혀 몰랐다. 그거는 정면으로 헌법에 위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주 충격적인 반응이다.”

Q. 범야권 단일화를 추진 중이다. 퀴어 축제를 대하는 태도에서 드러났듯이, 기존 정치인들과는 결이 많이 다르다.

“(보수 정치권도) 조금은 변했다고 생각한다. 나경원‧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같은 분들이 전통적인 보수 정치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과거와 달리 ‘동성애에 반대한다. 성 소수자에 반대한다’ 이런 퇴행적인 발언은 안 나오고 있다. 일단 원칙적으로 혐오와 차별에 반대한다고 하고 있다. 그 분들도 차별받아선 안 된다는 얘길 하고 있다. 저는 그게 확실한 변화라고 생각한다.”

Q. 범야권 단일화를 위해선 공통점이 있어야 하지 않나. 국민의힘과 공통점은.

“정치는 기본적으로 한 세력이 독주하면 안 된다. 다양한 견해를 수용해야 한다. 그리고 합리적으로 토론해야 한다. 이게 진보냐 보수냐의 문제가 아니다. 절차적 문제, 그리고 자유주의, 다원주의 이런 측면에서 동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민주당은 독선적이고 답이 정해져 있다. 그리고 이 답을 따르지 않는 사람은 적폐나 토착왜구로 몬다. 이런 식의 편 가르기를 하고 있다. 그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코로나 위기를 맞는 우리 사회가 통합의 정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동의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충분히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금태섭 무소속 서울시장 예비후보[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Q. 안철수 후보와의 토론회가 다른 경선에 비교해 상당히 흥행했다. 이유가 뭐라고 보나.

“사람들이 민주당도 못 믿고 국민의힘도 못 믿고 있다. 새로운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갈망이 있다. 저는 이 갈망, 그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선도적으로 설 전부터 붐을 일으켜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관심도 받고 지지도 받자고 했다. 그런데 안철수 후보 측에서 끝끝내 설 전에 토론회 하는 걸 거부했다. 저는 정말 아직도 이해하기 어렵다. 토론이 두려운 건지. 지금 유권자들이 안 후보나 제게 기대하는 게, 좀 더 자유롭고 좀 더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얘기해주는 거 아니겠나. 안타깝다.”

Q. 토론회 자유토론이 3분씩 주고 받는 식이다. 자유토론인데 자유토론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선거 토론은 양측이 합의한 형식으로 하게 되기 때문에 저희가 아무리 주장을 해도 저쪽에서 동의하지 않으면 못하는 거다. 옳고 그른 게 아니라 동의의 문제다. 저희는 안 후보와 저야말로 진짜 자유로운 토론을 선보여야 되는 거 아니냐고 했는데, 규격에 맞게, 서로 끼어들지 못하고 3분씩 얘기하는 형식을 하자고 하셔서 할 수 없기 그렇게 하기는 한다. 이게 과연 낡은 정치와 얼마나 차이가 나는 건지, 형식도 중요한데, 그런 생각도 한다.”

Q. 지난 토론회에서 안철수 후보에게 ‘10년간 뭘했느냐’고 지적했다. 제3지대에서 안철수가 갖는 상징성이 퇴보했다고 보나.

“퇴보했다기 보다는…. 처음에 양당 기득권을 깨고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기치를 갖고 나오신 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도 그때 직장을 때려 치우고 돕기까지 했다. 다만 그 이후 10년의 기회를 갖고 했는데 정말 어떤 정치적 사회적으로 성과나 변화를 이뤄내진 못한 거 같다. 그 이유가 어떤 개인이 해답을 낼 수는 없다는 거다. 생각들을 모아나가야 한다. 그러려면 소통을 잘해야 하는데, (안 후보는) 첫째 낡은 정치인과 다를 바 없는 소통이 안 되는 불통의 모습을 보였다. 다른 하나는 제3지대에서 해나가는 게 대단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원칙을 지키고 했던 말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데 그때그때 정치적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면서 어떻게 보면 종잡을 수 없는 모습도 많이 보였다. 결국은 사람들이 새로운 정치에 대한 희망을 많이 잃게 했다고 생각한다. 어떤 역사적 의의는 있지만 이젠 역할을 충분히 하지 않았나(란 생각이다.) 이제는 제가 나서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Q. 안 후보는 10년 전 같이 시작한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어쨌든 그때는 안철수 후보가 리더였고 저는 도왔던 거다. 안 후보가 들고 나왔던 그 가치, 새로운 정치, 정치가 변화해야 한다는데 많은 분들이 동의하는데, 그때(2011년) 안 후보를 도왔던 사람들 거의 대부분이, 제가 보기엔 80~90% 이상이 저한테 계속 이걸(정치) 하라고 하면서도 안철 후보를 도우라는 얘긴 안 한다. 리더로서는 역할을 못해 실망한 거다. 그때는 제가 안철수 후보를 도운 거지, 안철수 후보랑 같이 시작을 한 건 아니지 않나.”

Q. 안 후보의 소통 문제를 지적하셨는데 개인적으로 느낀 일화가 있나.

“안철수 후보랑 제가 마지막으로 일을 같이 한 게 6년쯤 전이다. 안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를 할 때다. 저는 대변인을 할 때였는데 민주당 의원들이 저한테 하소연을 했다. ‘원래 당 대표라는 건 만나고 싶으면 얼마든지 만나는 거다. 당 대표실 가면 노크하고 들어가서 얘기하고 그런 거다’고. 안 후보가 대표가 되니 민주당 의원들도 굉장히 기대가 많았다. 하고 싶은 말도 많았다. 그때 아주 스타였으니까. 찾아가서 문을 두드리면 비서가 나와서 ‘용건이 뭐냐’고 하는 거다. ‘아니 내가 민주당 국회의원인데, 당 대표 만나는데 무슨 용건을 비서한테 얘기해야 되냐’고 물으면 ‘미리 약속은 하셨냐’고 한다더라. ‘이게 말이 되냐’고 저한테 하소연하는데 제가 부인을 못 하는 거다. 그런 게 참 문제가 아닌가. 기득권은 잃을 게 많다. 움직임이 느리고 둔하다. 그런 기득권을 깨고 새로운 정치를 하려고 할 때는 아무하고나 얘기하고 틀린 얘기도 듣고 토론하고 내가 틀릴 때도 있고 이래야 되는데, 심지어 민주당 의원도 찾아가서 얘기를 못 하게 막은 거다. 민주당 의원들이 처음에 ‘안철수가 이렇게 인기 있는 걸로 봐서 정말 기존 정치가 잘못됐구나, 우리도 고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가니 ‘(안철수가) 더하지 않나 이게 무슨 소통이냐’ 그 얘길 많이 하셨다. 그러니까 정치하는 10년 내에 끊임없이 그런 얘기를 들은 것이다. 본인이 얘기하기보다 다른 사람이 얘기하고 언론과도 소통을 제대로 안 하고. 기자들에게서도 그런 얘기가 나오지 않나. 저는 처음에 안 후보가 들고 나온 방향성에 100% 공감하고 돕지만 리더로서 역할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한다.”

Q. 금태섭의 소통은.

“저는 민주당 국회의원으로서 4년을 있으면서 어떤 경우에도 해야 될 말을 했다. 특히 정치적으로 불리한 얘기나, 힘없는 분들이 목소리 못낼 때 저는 용기를 갖고 말을 했다. 사실은 조국 청문회 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대학원 지도교수니까 인간적으로 비판하기 어렵다고 한다거나, 혹은 미투 운동 때 김어준이 음모론을 제기했을 때 다른 민주당 의원처럼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었으면 지금쯤 재선해서 잘 먹고 잘 살았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얘기한 거다. 본선에서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만난다면 민주당 진영에서 성폭력 문제가 계속 터질 때 ‘박영선 후보는 뭔 얘길했나, 전 소리를 높여 끊어야 한다고 했다’고 할 거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사건이 나고 오거돈 전 부산시장,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이 났는데, 만약 안희정 전 지사 사건 때 민주당 정치인들이 정말 책임있는 자세 보였으면 그랬겠나. 말을 하지 않고 침묵해서 이런 일이 생긴 거다, 그럼 당신들도 책임이 있는 거다. 그때 나는 얘기했다’고 말할 수 있다. 저는 그런 게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해야 할 말을 하는 거다.”

Q. 다른 범야권 후보들에 비해 금태섭만의 강점은.

“민주당과 얼마나 다른가 보여주는 게 경쟁력이라고 본다. 개인적인 역량을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 후보를 폄훼하는 것도 아니다. 나경원‧오세훈 후보처럼 국민의힘에 계시는 분들은 대결 정치의 대표적 인물들이다. 저는 그 시절은 이제 지나갔다고 본다. 나경원 후보는 원내대표를 하면서 패스트트랙 국면을 이끌었고, 오세훈 후보는 서울시장 하면서 무상급식 문제로 싸우고 자리에서 내려왔는데, 대결정치를 상징하는 분들이다. 우리가 민주당에 대해 가장 비판할 게 소통, 말바꾸기 문제인데, 안철수 후보는 당장 서울시장 후보에 절대 안 나온다고 아주 확언을 하다가 한두 달 만에 말을 바꿨다. 우리가 민주당에 대해 ‘당신들은 왜 당헌당규 바꾸면서 후보 내냐, 적반하장 아니냐’ 그러면 민주당은 ‘당신(안 후보)도 말 바꾸지 않았나.오십보 백보 아니냐’ 이렇게 맞받을 수 있다. 저는 그런 지점을 아프고 파괴력 있게 지적할 수 있는 후보가 저라고 생각한다. 민주당 후보와 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다원주의적 가치나 소통, 이런 것을 상징할 수 있는 후보라고 생각한다.”

Q. 향후 야권 재편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야권 재편의 구상이 궁금하다.

“이번 선거에 따라 정치적 상황이 많이 바뀔 거라고 생각한다. 정치라는 것이 분화해 나갈 때도 있고 통합해 나갈 때가 있는데 지금은 통합을 필요로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진보 보수로 나눠질 때가 아니라. 진보에 있는 분들이건 보수에 있는 분들이건 합리적 생각을 하는 분들이 같이 모여 얘기를 할 때다. 저는 그 틀을 만들려고 한다. 이번 선거를 잘 치르면 민주당 내에서도 이탈이 있을 수 있고 또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에서도 대변화가 있을 수 있다. 그럼 그분들을 모아서 말하자면 경직된 세력 대 유연한 세력, 또 하나의 답이 있다고 주장하는 세력 대 다원주의 세력 이런 식으로 나눠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Q. 윤석열 검찰총장이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도 염두에 두고 있나.

“개개인에 대해 말씀드리기는 적절치는 않지만 저는 합리적인 분들하고 다 같이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분들에게 희망을 걸고 있는 분들하고 다 같이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Q. 야권 재편의 목적은 결국 정권교체 아닌가.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끝나면 대선이 1년도 채 남지 않게 된다. 야권 재편의 시간적 여유가 있을까.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만약에 야권이 이겨도 지금 기존 제1야당의 조직을 갖고 이긴 게 아니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야권 재편이 필요하다. 만약에 야권이 지면 정말 땅바닥에서부터 다시 만들어야 한다. 시간이 있고 없고 문제가 아니다. 지금 체제로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애를 먹고 있지 않나. 서울시장을 제1야당이 중심이 돼서 치르지 못한 게 2011년에 박원순 전 서울시장 때였다. 지금이 딱 10년 됐는데 그때 민주당이 재편을 했다. 2012년 선거에 비록 졌지만 박빙의 승부를 이뤘다. 그때 안철수 후보도 나왔다. 야권이 할 수 있는 몸부림을 다친 거다. 제가 볼 땐 충분히 변하지 않아서 박근혜 후보를 못 꺾은 거다. 지금 1년 정도 남았다고 국민의힘 체제를 유지하면서 사람이나 좀 끌어들이고 저도 들어가고 윤석열도 들어오고 한다고 해서 내년 대선에서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 안 한다.”

Q. 여론조사상 안 후보의 우위가 뚜렷하다. 제3지대 단일화 경선에서 져도 이 구상은 추진할 생각인가.

“당연하다. 저는 그 구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 야권 후보가 이기도록 최선을 다할 거다. 사회 전체를 위해서 지금처럼 민주당이 독주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정말 대한민국 사회가 피폐해지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이룰 수 있는 말하자면 최소한의 목표다. 야권의 승리가.”

Q. 지지율 열세를 극복하기 위한 복안이 있을까.

“저희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 제3지대 단일화, 토론회 등을 들고 나와서 여러 이슈를 던지는 것을 계속하고 있다. 다만 기존 정치의 벽이 그렇게 쉽게 깨지지는 않는다.”

Q. 금 후보가 던지는 이슈 가운데, 자치경찰제의 정착이 있다. 이 문제가 이슈화 되진 않고 있다. 설명을 해달라.

“정치권에서 검찰의 권한 남용을 많이 얘기하지만 검찰청의 검사가 2200명 정도 된다. 수사관, 행정요원 합쳐도 1만명인데, 경찰은 15만명이라고까지 하니 엄청난 조직이다. 지금까진 중앙집권적 경찰 조직이 있기 때문에 경찰청장이 전부 통제할 수 있었다. 자치경찰제가 되면 상당 부분이 자치단체장에 이관이 된다. 자치단체장이 이걸 제대로 컨트롤 안 하면 경찰이 통제를 벗어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시민의 삶과 관계가 있는 민생범죄에 대해 소홀히 하거나, 덮어둔다거나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 그러면서 자치단체와는 유착할 수 있다. 말하자면 서울시장이나 경기지사가 원하는 일을 해주면서 정작 해야할 일을 안 하는 거다. 그걸 방지하기 위해 시장과 별도로 시도자치경찰위원회가 있다. 경찰을 감독하고 자치단체와의 유착을 방지하는 거다. 저는 서울시정의 탈정치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런 문제를 놓고 볼 때는 결국 번지르르한 말보다 지금까지 어떻게 살았는지가 중요하다. 저는 이런 문제(권력기관 통제)에 대해 정말 객관적으로 해왔다고 생각한다. 경찰위원회 구성, 위원장의 임명, 이런 데서 시민들의 의견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겠다 서울시장, 경기지사 이런 분들이 대권 주자가 되기 때문에 공무원들을 정치적 행보에 이용하지 않느냐는 의구심이 있는데, 경찰까지 동원하면 정말 골치 아픈 거다. 예를 들어 신천지발 코로나19 확산 때 중앙정부하고 경기도하고 충돌했다. 중앙정부는 교인의 명단 받도록 타협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경기지사는 현장까지 갔다. 앞으로 경찰이 서울시장, 경기지사를 따르게 되면 굉장히 중요한 문제가 생기게 된다. 유착의 문제가 하나 있고 시민들이 정말 경찰을 필요로 할 때 제대로 돕지 못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경찰위원회 임명에서부터 시민들의 뜻이 철저히 반영되고 객관적인 인사들이 임명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자치경찰을 제어하는 매커니즘은 어떻게 가능한가.

“그거야말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왜냐면, 다른 나라는 자치경찰에서 시작해서 국가경찰이 됐다. FBI 전에 마을에 보안관이 있었다. 근데 우리나라는 5000년 역사에서 한 번도 자치경찰제를 해본 적이 없다. 법은 있지만 문화나 관행은 없다. 만들어 나가려면 현실적으로 자치단체장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

Q. 본인의 본선 경쟁력에 대해서 평가한다면.

“저는 민주당과 가장 차별화할 수 있는 후보고, 야권 후보 중에 가장 확장성이 높은 후보다. 제가 많은 분들의 예상을 뒤엎고 안철수 후보를 역전해서 꺾는다면 선거 과정 자체가 하나의 드라마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기세의 후보라고 말하고 싶다. 예상대로 가는 것보다 차별화가 되고 확장성 있고, 변화를 갈망하는 것에 부응해서 드라마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야권 후보 중에 본선 경쟁력은 매우 차이가 나게 가장 강력하다고 생각한다.”

Q.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국무회의에 참석하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마주했을 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편 가르는 정치를 하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취임사 때 문재인 대통령께서 저를 지지하지 않는 국민도 한 분 한 분도 제 국민이고 섬기겠다고 했는데, 그 말씀을 지켜달라. 저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사람이다. 저는 문재인 정부 비판도 많이 하고 정책 방향에 동의하지 않는 면이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같은 국민도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란다. 통합의 정치를 해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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