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산·학 협력으로 ‘화훼 농가 수출 길'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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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남 기자
입력 2021-03-0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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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경일 원예생명과학과 교수, 농기평·농가기업 등 공동 사업 성과

박경일 영남대 원예생명과학과 교수가 자신이 배약 육종한 호접란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영남대학교]

영남대학교가 산·학 협력을 통해 화훼농가의 해외 수출길을 열었다.

4일 영남 대에 따르면 지난 2월 울산에 소재한 화훼농가 송정농원에서 재배한 호접란이 첫 미국 수출 길에 올랐다.

올해 이 농가에서 미국에 수출되는 호접란은 총 10만 본에 달한다. 호접란은 꽃 모양이 나비 모양을 닮아 이름 붙여진 것으로, 꽃이 화려해 관상 용으로 인기가 많다.

이번 수출은 영남 대 원예생명과학과 박경일(52) 교수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2017년 이전, 호인 접란은 화분 째 미국 수출이 불가능했으나, 2017년 이후 미국과의 검역 협상 타결로 수출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당시 국내에는 검역 기준을 충족하는 적격 재배 온실이 없었으며, 종묘 생산과 재배, 수송 전 처리, 수송, 수송 후 처리 등의 기술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박 교수 연구팀은 2017년부터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과 함께 과제를 수행해 2018년 태안(상미원영농조합)과 동두천(동천난원) 두 곳의 농가 기업에 대해 미국 농무성의 승인을 얻은 미국 수출 가능 온실을 구축하고 수출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해 수출 길을 확보했다.

이런 노력의 결실은 2019년에 최초로 호접란을 화분 째 수출로 다가왔다, 이에 고무된 연구진은 지난해 울산 송정농원에 세 번째 온실을 구축하고 올해 2월 첫 수출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현재 영남 대 연구팀은 건국대 및 4개의 기업 농가와 함께 산·학 협력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박 교수는 이 가운데 제1세부과제인 ‘미국 수출 용 호접란 국산 품종 선발 및 고품질 배양 묘 생산 기술 개발’ 사업을 수행함과 동시에 전체 5개 세부 과제의 총괄 책임을 맡고 있다.

국내 화훼 시장은 시장 규모가 작고 가격 변동성이 심하고, 수년 째 이어진 경기 악화와 함께 지난해부터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화훼농가는 고사 위기에 놓여있는 상황이다. 만약 화훼농가가 무너져 수입 화훼류에 의존하게 되면 결국 가격이 상승하고 이는 소비자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더구나 화훼 농가가 채소나 과수 등 타 작목 재배로 전환하게 되면 농산물 전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박 교수는 “화훼류 수출 시장은 국내보다 가격은 낮은 반면, 변동성이 작고 대규모로 꾸준히 물량을 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통한 안정적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며 “호접란 미국 수출은 국내 화훼 산업에 활력을 불어 넣고 화훼 농가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 모델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농산물 소비 시장을 안정 화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이번 산·학 협력의 성과를 설명했다.

박 교수의 주요 연구 분야는 조직 배양과 화색(꽃색) 분자 유전이다.

박 교수는 “호접란 수출은 경쟁국인 대만에 비해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수출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보완 연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 현지에서 재배하고 판매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면서 “이번 호접란 사례처럼 농가 산업의 해외 수출은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농촌진흥청, 농림축산식품부, 지방자치단체의 협조가 잘 어우러져야 가능한 사업이다. 지속적인 산·학·연·관 협력을 통해 산업을 정착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수출 농가 단체를 결성해 지속 가능한 수출 프로세스를 정립하는 노력도 필요 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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