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2021 양회]'美 경제 추월' 마스터플랜 가동

베이징=이재호 특파원입력 : 2021-03-04 16:42
"2035년 GDP·소득 2배" 계획 승인 美 뛰어넘고 빈부격차도 사라질것 기술력 부족·가치사슬 불완전 우려 고령화도 문제, 믿을 건 내수 시장 "각종 난제에도 중국내 자신 넘쳐"

4일부터 일주일간 중국 양회가 열리는 베이징 인민대회당 전경. [사진=신화통신]


올해는 중국의 '미국 뛰어넘기' 플랜이 본격 가동되는 원년이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해당하는 14차 5개년 계획(14·5계획)과 2035년 장기 발전 전략이 4일 개막한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 중 확정된다. 올해 양회에 그 어느 때보다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15년 내에 국내총생산(GDP)과 1인당 국민소득을 2배로 늘리는 게 핵심인데, 현실화할 경우 중국의 경제 규모가 미국을 압도하게 된다. 목표 달성에 대한 자신감 역시 상당하다.

다만 미국의 대중 견제 심화 등 국제 환경의 불확실성 증대와 함께 핵심기술 부족, 불완전한 가치 사슬, 고령화 진전 등을 우려하며 대응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035년, 美 넘고 '공동 부유' 이룬다

이날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개막을 신호탄으로 일주일간의 양회 일정이 시작됐다.

보통 양회를 통해 그해 중국의 정치·경제·사회 로드맵이 드러나지만 올해는 5년 및 15년 동안 지속될 장기 계획이 수립된다는 점에서 더 주목을 받는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해 열린 중앙위원회 19기 5차 전체회의(5중전회)에서 2035년까지의 장기 발전 전략을 내놨다. 이번 양회를 거치며 최종 승인될 예정이다.

1인당 국민소득을 중급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게 골자로, 대략 2만 달러(약 2250만원) 정도다.

이를 위해서는 지난해 처음 100조 위안(약 1경7000조원)을 돌파한 GDP를 200조 위안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연평균 5% 안팎의 경제 성장률을 유지해야 달성 가능한 수치다.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경제가 크게 후퇴하면서 일각에서는 2027~2028년 중국의 GDP 규모가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하지만 중국은 이 같은 예측과 관계 없이 마스터플랜을 충실히 이행하면 2035년 전에는 무조건 미국을 뛰어넘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과의 경쟁과 더불어 빈부·도농 격차에 따른 내부 동요를 막는 것도 중요 과제다.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주간지 랴오왕(瞭望)은 양회 특집 기사에서 "2035년이 되면 과도한 소득 불균형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것"이라며 "중위 소득층이 60%를 넘어 '공동 부유'를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는 2019년 말 60.6% 수준이던 도시화율이 2035년에는 70%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같은 기간 전체 취업 인구 중 농민 비중은 20% 정도로 낮아질 전망이다.

신화통신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이라는 거대한 목표가 현실화하면 공산당 장기 집권에 대한 각계각층의 신뢰와 지지가 높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래픽=이재호 기자 ]


◆"난관 여전히 많아" 불안한 시선도

물론 긍정론만 난무하는 건 아니다. 여전히 난제가 산재한 만큼 대응 방안을 신속히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바오장(韓保江) 중앙당교 국가행정학원 주임은 "국내·국제적으로 향후 10년이 우리에게는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며 "목표를 이루려면 고생스러운 노력과 분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미국의 대중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반도체 등 핵심기술 부족이 가장 큰 걱정거리다.

쑤이지강(眭紀剛) 중국과학원 연구원은 "우리는 첨단기술과 기초과학 분야에서 아직 명백한 경쟁 우위를 갖추지 못했다"며 "글로벌 가치 사슬에서 중저급에 머물러 있고 고급 장비의 대외 의존도도 높다"고 자평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경제 발전의 공간이 제한되고 국가 안보에도 허점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주임은 "국제 정세가 갈수록 심각·복잡해지고 있다"며 "(미·중 갈등 등) 중장기적 리스크가 빈번히 발생할 수 있는 시기"라고 지적했다.

제조업 경쟁력 약화와 고령화 진전에 대한 경계론도 나온다.

장샤오쥐안(江小涓) 칭화대 공공관리학원 원장은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 비중이 15~20%에 달하는 것처럼 인구가 적은 국가는 몇몇 산업만으로 경제 규모를 키울 수 있다"며 "반면 14억 인구의 중국이 충분한 중산층을 형성하려면 다수의 산업을 선두권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9년 말 2억5400만명 수준이던 60세 이상 인구가 2025년 3억명, 2033년 4억명으로 불어나며 생산 가능 인구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것도 골치다.

그래도 역시 믿는 구석은 광활한 내수 시장이다. 내수에 의지해 성장을 지속하는 쌍순환(국내 중심의 국내·국제 이중 순환) 전략은 중국이 미국을 뛰어넘기 위해 선택한 최종 해법이다.

쌍순환 전략이 추진력을 얻으려면 소득 수준이 지속적으로 높아져야 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양회를 앞두고 탈빈곤 성과를 강조하는 배경이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농촌의 빈곤 인구가 사라지고 향촌 진흥이 본격 추진돼 중위 소득층이 많아지면 진정한 쌍순환이 시작된다는 게 공산당이 선전하는 내용"이라며 "추가적인 경제 도약에 대한 중국인들의 믿음은 상당한 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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