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정치할거냐' 질문에 답변 피한 尹…중수청 재차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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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입력 2021-03-0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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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고검·지검 3일 방문…5개월만 순회

  • 박범계 법무부 장관 회동여부엔 무응답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직원과의 간담회를 위해 대구고검과 지검을 방문한 자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4·7 재·보궐선거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대구검찰청을 찾은 윤석열 검찰총장은 '정치권에서 역할을 해달라는 요청이 있다면 정치를 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이 자리에서 드릴 말씀은 아닌 것 같다"며 답을 피했다.

윤 총장은 3일 오후 전국 검찰청 순회 일환으로 대구고등검찰청·지방검찰청을 방문하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여당이 추진 중인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에 대한 반대 입장도 재차 표명했다. 그는 "(중수청 설치는) 헌법정신에 크게 위배되는 것이고, 국가와 정부의 헌법상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치·경제·사회 분야에서 부정부패에 강력히 대응하는 게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고 헌법상 의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정부패 대응은 적법 절차와 방어권 보장, 공판중심주의라는 원칙에 따라 해야 한다"며 "재판 준비 과정인 수사와 법정에서의 재판 활동이 유기적으로 일치해야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윤 총장은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중수청 신설에 대해 "민주주의 퇴보이자 헌법정신 파괴"라며 "직(職)을 걸어 막을 수 있는 일이라면 100번이라도 걸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중수청 반대를 위해 총장직도 사퇴할 용의가 있느냐는 취재진 물음엔 "지금은 그런 말씀을 드리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윤 총장 발언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한달 앞둔 시점에 나와 '정치적'이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법조계 내부에서도 윤 총장이 정치적인 행보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날 중수청 설치와 관련해 국회가 아닌 '국민'에게 호소했고, 이와 관련해 청와대와 정세균 국무총리의 비판이 나오자 즉시 본인 입장을 언론에 밝혀서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행정과 정치는 문화가 다르고, 실행하는 방법이나 내용도 달라야 한다"면서 "평범한 행정가와 공직자의 발언이 아니라 마치 정치인 같다"며 윤 총장을 비판했다.

특히 중수청과 관련해 "국회가 혼자 결정하지 않으며, 의원입법을 할 때도 정부를 불러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준다"면서 "검찰총장이 검찰과 관련한 입법을 국회와 이야기하는 게 옳지 일간지에 말하는 게 행정가의 태도냐"며 윤 총장 행보가 적절치 않다고 일갈했다.

윤 총장은 이날 정 총리 발언에 대해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을 피했다. 아울러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아예 답변하지 않았다.

박 장관은 전날 "수사·기소 분리에 대한 검찰 구성원들의 걱정을 잘 알고 이해하고 있다"면서 "전 언제나 열려 있고 윤 총장과 만날 생각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수청 설치와 관련해 '검사장 회의 등을 통해 대응 방안을 생각 중이냐'는 질문에 윤 총장은 "검찰 내부 의견들이 올라오면 아마 검토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대검찰청은 법무부 요청에 따라 이날까지 중수청 신설에 대한 검찰 내부 의견을 조회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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