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유료방송 갈등] ① "재송신료 올린다" 엄포에 대책 없는 유료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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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 기자
입력 2021-02-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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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송신료 계약 3년 단위...매번 반복되는 갈등

  • 방통위 '재송신 협상 가이드라인'...유명무실

  • 정부 "사적 계약 영역"...개입도 오락가락

[사진=연합뉴스]

지상파와 유료방송 간 재송신료(CPS) 협상이 한창이다. 재송신료 계약은 통상 3년 단위로 이뤄지는 가운데 협상 때마다 재송신료를 올리려는 지상파와 재송신료를 낮추려는 유료방송은 갈등을 빚고 있다.

재송신료 협상은 통상 콘텐츠를 소유한 지상파가 협상력의 우위를 갖는다. 지상파는 언제든지 송출중단(블랙아웃) 카드를 꺼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유료방송 측은 ‘울며 겨자먹기'로 계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22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LG헬로비전·현대HCN은 최근에 지상파와 재송신료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재송신료는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IPTV)·케이블방송·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사업자가 방송 콘텐츠 재전송의 대가로 지상파에 지불하는 대가를 의미한다. 재송신료는 케이블방송 기준으로 2012년 280원, 2016년 360원, 2018년 400원으로 2020년 현재 500원대 초반으로 형성돼 있다.

재송신료 계약 때마다 지상파-유료방송 간 갈등을 빚자 지난 2016년 방송통신위원회는 ‘지상파방송 재송신 협상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가이드라인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불리한 대가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불리한 대가인지 여부는 △광고수익 △가시청범위 △시청률 △시청점유율 △투자보수율 △방송제작비 △영업비용 △유료방송사업자의 수신료 등을 판단 기준으로 삼도록 했다.

방통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상파의 광고수익, 가시청범위, 시청률 등을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기준들이 재송신료 협상과는 무관하게 작동되고 있다는 것이 유료방송 업계 주장이다.

우선 지상파의 재송신 매출액을 보면, 2012년 549억원에서 2018년 3184억원으로 7년 새 536% 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기준으로 KBS2 지상파 재송신 매출액은 1099억, MBC·지역MBC는 1045억원, SBS 104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지상파의 광고수익, 시청률, 직접 제작비는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KBS는 2014년 5060억원의 광고수익을 거뒀지만, 2017년에는 3497억원으로 줄었다. MBC도 같은 기간 4076억원에서 2587억원으로 감소했고, SBS는 4082억원에서 3330억원으로 하락했다.

시청률도 마찬가지다. KBS1는 2013년 6.7%의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2017년에는 5.3%로 감소했다. KBS2도 5.3% 시청률에서 4.1%로 1% 이상 시청률이 빠졌다. 동 기간 MBC는 5%에서 3.5%로 감소했고, SBS는 4.9%에서 3.9%로 하락했다.

지상파의 직접 제작비는 MBC만 2014년 2458억원에서 2017년 2715억원으로 늘어났을뿐, KBS는 2014년 3142억원에서 2017년 2614억원으로 줄었다. SBS는 2804억원에서 2545억원으로 줄었다.

유료방송업계는 지상파가 광고수익 감소, 시청률 감소, 자체제작 감소에도 불구하고 유료방송에 무리하게 재송신료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에선 지상파와 유료방송 간 재송신료 협상을 기본적으로 사적 계약으로 보고 직접 관여를 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만약에 지상파에서 콘텐츠를 끊겠다고 하면 방통위에서 개입할 것”이라며 “그 전까지는 사적 계약이란 이유로 개입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CJ ENM과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간 프로그램사용료 분쟁이 있었을 때는 방통위가 개입을 했다”면서 “명확한 기준이 없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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