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文에 공 넘기며 靑 복귀한 신현수···사태 일단락에도 파열음

김봉철 기자입력 : 2021-02-22 19:08
靑 “申, 文에 거취 일임”…“최선을 다해 직무 수행” 휴가 후 사퇴 강행 예상 뒤엎고 사실상 잔류 선언 朴, 중간간부 인사서 尹수사팀 유임…申체면 살려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보좌관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우여곡절 끝에 다시 업무에 복귀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검사장급 인사에 반발한 뒤 거취를 숙고하겠다며 휴가를 떠난 지 나흘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이자, 현 정부 최초의 검찰 출신 민정수석이 임명 후 두 달도 안 돼 사퇴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일단락된 것이다.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중대범죄수사청 등 검찰개혁 현안이 산적한 만큼 재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신 수석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자신의 거취를 일임하고 최선을 다해서 직무를 수행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신 수석은 오전에 열린 참모진 티타임과에 참석했고, 오후 수석비서관·보좌관(수보) 회의에서도 자리를 지켰다.

신 수석은 자신의 거취를, 수차례 사의를 반려했던 문 대통령에게 일임했다.

신 수석과 갈등을 빚었던 박 장관도 이날 오후에 발표된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등 주요 사건 수사팀을 유임시키며 윤석열 검찰총장의 건의를 받아들이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른바 ‘중재자’ 역할을 맡은 신 수석의 체면을 살려준 셈이다. 그는 지난주 휴가원을 제출할 때부터 정 수석의 백브리핑이 있기 직전까지만 해도 법무부의 일방적인 인사에 반발해 사퇴가 기정사실화됐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이 된다는 당·정·청 인사 등 주변의 만류에 뜻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신 수석의 거취 일임 표명에 대한 문 대통령의 결정’을 묻는 질문에 “일단 거취를 일임했다는 게 일단락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에 (신 수석의) 사의 표명이 있었고 (문 대통령이) 반려를 했고 그 뒤에 진행된 상황이 없는 상태에서 거취를 일임했으니까 이제 대통령이 결정하는 일이 남았다”면서도 “대통령이 (유임을) 결정하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신 수석에게 어떤 당부를 했는지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수보 회의에서도 4차 재난지원금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대해 언급했다.

청와대는 지난 주말에 이어 신 수석의 거취를 둘러싼 각종 보도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신 수석이 박 장관의 감찰을 요구했다는 보도에 대해 “신 수석의 입으로 감찰을 건의 드린 적이 없다고 확인했다"면서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신 수석은 휴가기간 중에도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 대해서도 협의를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조만간 검찰위원회가 있을 예정인데, 휴가 중에 협의도 했고 이 사안에 대한 검토를 함께 한 걸로 안다”면서 “조율 과정에 참여했고 협의를 한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박 장관도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검찰) 인사 과정 내용은 제가 말씀드리기 어렵다. 그동안의 청와대 발표 내용으로 갈음하겠다”면서도 “청와대든 대검이든 충분한 소통이 있었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개혁을 위해 인사를 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해야 한다”면서 “특별히 제가 장관으로서의 정도를 벗어난 행동을 한 바는 없다”고 항변했다.

박 장관은 ‘검찰 인사 시에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는다’고 명시돼 있는 검찰청법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검찰청법(제34조 1항)에 있는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대통령에게) 제청한다’는 조항이 강제 구속력이 있지 않다는 취지였다.

그는 “2004년 그 조항이 삽입되기 직전까지 청와대에서 근무했고 그 연혁을 (제가) 잘 알고 있고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문 대통령도 너무나 잘 아는 사실”이라며 “(조항은) 협의보다 낮은 단계의 표현으로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검찰총장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은 경우에 따라 달라졌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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