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뒤흔든 여성 독립운동가 14인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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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1-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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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고재, 윤석남 개인전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개최

윤석남 화백. [사진=학고재 제공]

역사를 뒤흔든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삶이 미술과 문학을 통해 조명된다.

윤석남(82) 개인전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가 17일부터 오는 4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 학고재 본관에서 열린다.

윤석남은 아시아 여성주의 미술의 대모로 불린다. 가부장적인 동아시아 문화 속에서 반기를 든 여성주의의 움직임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작가로 손꼽힌다.

이번 전시에서는 역사 속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초상 연작과 대형 설치 작업을 함께 선보인다.

전시는 온·오프라인에서 동시 개막한다. 학고재 본관에서는 강주룡, 권기옥, 김마리아, 김명시, 김알렉산드라, 김옥련, 남자현, 박자혜, 박진홍, 박차정, 안경신, 이화림, 정정화, 정칠성 등 14인을 그린 채색화와 연필 드로잉을 선보인다. 남아 있는 사진을 바탕으로 윤 화백의 상상을 더했다. 

전시장 중앙 벽에는 김마리아(1892~1944)의 초상을 걸었다. 교육자이자 독립운동가로서 널리 존경을 받은 인물이다.

3·1운동을 일으키는 데 적극 가담했으며 체포 후 극심한 고문을 겪어 평생 후유증에 시달렸다. 1944년 투병 끝에 숨을 거둘 때까지 독립에 대한 열망과 민족의식을 잃지 않았다. 1962년 그의 업적을 기리는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다.

윤 화백은 “개인적으로 가장 와닿은 인물이다. 두려움 없는 당당한 삶을 사신 분이다. 진취적인 자세를 취하는 그림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김마리아 초상‘ [사진=학고재 제공]


본관 안쪽 방을 가득 채운 설치 작품 ‘붉은 방’(2021)도 만나볼 수 있다. 종이 콜라주 850여점과 거울 70점이 전시 공간의 세 개 벽을 가득 채웠다. 붉은색은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흘린 피와 열망을 상징한다.

윤 화백은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추모하는 의미를 담은 공간이다”고 설명했다.

윤석남은 2011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윤두서의 자화상을 본 후 채색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 정면을 응시하는 당당한 눈빛에 매료돼 여성의 시선을 드러내는 채색화를 그리겠다고 마음먹었다.

이번 전시에는 강렬한 채색화를 통해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정신을 전달한다. 윤 화백은 “채색화를 한지 10년이 됐는데 아직 첫 계단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공부를 끊임없이 해야 한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작품뿐만 아니라 문학을 통해서도 영웅들을 기억한다. 전시 개막에 맞추어 김이경 소설가가 동명의 책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 역사를 뒤흔든 여성 독립운동가 14인의 초상>을 출간했다. 전시 서문은 지난 20여 년간 윤석남 및 한국 여성주의 미술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지속해온 김현주 추계예술대 교수가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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